전문가 등판한 '예능 리뷰' 인기 본방 못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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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등판한 '예능 리뷰' 인기 본방 못지않네
'스우파' '쇼미더머니' '파이트클럽' 등 전문가 리뷰어 호응 뜨거워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1.12.03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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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원썬의 '쇼미더머니' 심사평 영상 화면 갈무리.
래퍼 원썬의 '쇼미더머니' 심사평 영상 화면 갈무리.

[PD저널=김승혁 기자] 최근 유튜브 예능 리뷰 콘텐츠가 '본방'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이 끝난 뒤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전문가 리뷰어들의 해설과 비평이 인기 예능의 파생 콘텐츠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와 <쇼미더머니>, 유튜브 <파이트 클럽>이 리뷰어를 양산한 대표적인 콘텐츠다. 각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전문가들이 리뷰어로 등판해 깊이 있는 설명과 신랄한 비평을 내놓는데, 시청자들의 호응이 뜨겁다. 

댄서 제이블랙의 <스우파> 로잘린과 립제이의 1:1 배틀 리뷰 영상은 3일 기준 조회 수 210만 회를 넘어섰다. 엠넷 공식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동일한 영상의 조회 수(250만 회)와 견주어도 될 정도다. 특히 “팔만 빠르게 휘젓는다고 해서 제대로 된 왁킹이 아니다. 스트릿 댄스 문화가 잘못 전달되면 안 된다”, “허니제이가 스트릿 신에서 성행하는 걸스힙합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제이블랙의 발언은 온라인·SNS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우파 영상을 리뷰해달라는 시청자분들의 요청이 쇄도했다"는 안무가 배윤정도 댄서와 아이돌의 차이점을 짚어주는 등 전문성을 담긴 리뷰로 주목을 받았다. 

'스우파' 무대를 평가하는 댄서 제이블랙(왼쪽)과 안무가 배윤정(오른쪽)의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스우파' 무대를 평가하는 댄서 제이블랙(왼쪽)과 안무가 배윤정(오른쪽)의 유튜브 영상 화면 갈무리.

힙합 예능 <쇼미더머니> 방송을 리뷰하는 래퍼 원썬의 유튜브 채널은 평소 영상 조회수가 2천회 정도였으나 <쇼미더머니> 영상 게재 이후 평균 조회 수 5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1세대 래퍼’ 원썬은 리뷰에서 후배 래퍼들이 꾸민 무대와 음악에 대한 솔직한 평가와 함께 힙합의 대중화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파이트클럽>을 기획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참가자들의 대결을 평가하는 스페셜 코멘터리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리뷰 콘텐츠의 인기는 시청자 니즈를 적중했기 때문이다.   

<스우파>를 연출한 최정남 PD는 “<스우파>는 아무래도 춤을 다루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보니,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보단 생소한 부분이 있어 춤의 어떤 포인트를 즐겨야하는지 모르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런 시청자 니즈를 리뷰 콘텐츠가 충족시켜주고 있는 모양”이라며 “특히 시청자들은 방송 이후의 방송을 알고 싶어 하는데, 그런 대중들의 수요가 전문가들이 속 시원하게 짚어주는 유튜브 쪽에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배 세종사이버대 유튜버학과 교수는 "기존에 포털에서 텍스트와 사진으로 제공되던 정보가 유튜브에선 보다 자세하고 생동감 있게 설명하는 영상으로 제공돼 시청자들이 정보를 얻고자 하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유튜브로 옮겨졌기 때문”이라며 “리뷰 콘텐츠의 강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솔져스'에 출연한 미국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의 앨런 교관의 리뷰 영상 갈무리.
'더 솔져스'에 출연한 미국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 앨런 교관의 리뷰 영상 갈무리.

리뷰 콘텐츠가 인기를 얻다보니 방송사들도 리뷰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SBS <더 솔져스>는 지난달 29일부터 미국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의 앨런 교관이 <더 솔져스> 촬영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바를 전하는 리뷰 영상을 매주 월요일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더솔져스> 제작사인 뉴버튼의 송재오 이사는 “리뷰어와 시청자가 함께 건강한 유튜브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리뷰어는 채널과 구독자 수를 확장할 수 있고, 시청자들은 자신이 궁금해했던 걸 양질의 정보로 채우게 되는 셈"이라며 "영어 자막을 달고 나가는 <더 솔져스> 리뷰 영상의 경우 미군 쪽 채널에서 소개된 적이 있을 만큼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상호소통이 가능하다는 유튜브의 특장점이 비평의 영역을 확대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의 리뷰 콘텐츠는 방송에 자주 노출되는 평론가·교수·변호사 등 제한적인 인력풀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다양한 전문가의 입에서 방송에서 들을 수 없는 진담들이 나오고,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은 능동적인 시청자 또한 많아졌다"며 "리뷰 콘텐츠가 방송 비평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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