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조동연 보도 무리한 ‘사생활 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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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6년 전 채동욱 보도에서 한발도 나아가지 못해”

지난 1일 방송된 TV조선 '뉴스9' 화면 갈무리.
지난 1일 방송된 TV조선 '뉴스9' 화면 갈무리.

[PD저널=손지인 기자]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의 사생활을 보도한 TV조선에 대해 "지나친 ‘사생활 캐기’ 보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2일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10년 전 이혼 관련한 사생활 논란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동연 위원장이 임명된 이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의 신상을 공개하며 이혼 과정의 의혹을 제기했다. 

1일 TV조선도 <‘영입 1호’ 사생활 논란…민주당 “법적대응”>에서 조 전 위원장이 전 남편 사이에서 언제 자녀를 낳았는지, 두 사람이 언제 이혼했는지, 유전자 확인 검사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앵커는 “자칫하면 성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고 자녀들의 인권문제도 걸려 있기 때문에 보도 여부를 고민했다”면서도 “하지만 조 씨가 집권 여당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검증과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보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년 전 이혼을 둘러싼 논란이 상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의 능력을 검증하는데 왜 필요한지, 중요한 검증 잣대로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TV조선은 다음 날인 2일에도 <“송구하다” 사실상 인정… 이 “국민 판단 보자”> 보도를 통해 조 전 위원장의 전 남편이 공개했던 문서를 입수했다며 해당 자료의 주요 내용들을 공개하며 조 전 위원장의 사생활 논란을 한 번 더 강조했다.

겉으로는 민주당을 비판하는 모습을 취하며 정치 기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기사 내용에는 조 전 위원장의 사생활이 자세히 설명된 <조선일보>의 보도도 이어졌다. <안민석, 조동연 사생활 의혹 ‘가짜뉴스’랬는데… 법원 기록은 달랐다>(조선일보, 12월 2일), <[사설] “가짜 뉴스” “법적 조치”라더니 하루 만에 확인된 ‘영입 인재’ 추문>(조선일보, 12월 3일)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3일 신문방송 모니터를 내고 “유력 대선후보의 인재 영입은 그 후보가 지향하는 가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련 내용은 유권자에게 중요한 정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도 무한정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언련은 “정당하지 않은 대중의 관심이라면, 그 관심을 배척하는 것 또한 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예외적으로 누군가의 사생활을 침해해서라도 꼭 알아야 할 높은 수준의 공적 가치를 지닌 정보라면, 그 침해 정도는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며 “‘불가피했다’며 내놓은 이번 TV조선의 보도행태는 과도한 ‘사생활 캐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민언련은 지난 2014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생활 논란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번 조동연 전 위원장의 사생활 논란을 보면 언론은 6년 전 잘못된 보도행태에서 한발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일부 언론은 조 전 위원장의 사생활 보도가 공인이니 정당한 보도였다고 해명하고 있다. 아무리 공인이라도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사생활에 대한 집착적이며 무분별한 언론의 보도로 남는 것은 검증이 아닌 상처뿐이라는 것을 새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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