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거두고 공감 입힌 '돌싱'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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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거두고 공감 입힌 '돌싱' 예능
MBN '돌싱글즈2'·JTBC '내가 키운다' 돌싱 주인공으로 내세워 꾸준한 인기
'재혼' '육아' 등 현실적 고민 담아내...'차별성 유지' 과제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1.12.17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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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최종회를 앞둔 MBN '돌싱글즈'.
오는 19일 최종회를 앞둔 MBN '돌싱글즈'.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연애·가족 예능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돌싱’, ‘싱글맘’, ‘싱글대디’ 등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 ‘이혼’을 주홍글씨로 여기거나 암묵적으로 금기시했던 데 반해 다양한 삶의 형태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예능의 주류 장르로 자리 잡은 분위기다.

논란만큼 화제를 모았던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이후로 최근에는 MBN <돌싱글즈2>, JTBC <용감한 솔로 육아 - 내가 키운다> 등이 순항하고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이혼한 ‘돌싱’ 일반 출연자들의 연애 리얼리티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싱글대디’의 육아 고충을 나누는 모습은 새로운 예능의 탄생을 알렸다. 

오는 19일 최종회를 앞둔 <돌싱글즈 2>에서는 이혼을 경험한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온다. 이들은 회차를 거듭하면서 나이, 직업 외에도 이혼 사유와 결혼 유지 기간, 마지막으로 자녀 유무 등을 공개한다. ‘돌싱 빌리지’에서 출연자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각자 데이트를 하면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선택해 동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 연애 버라이어티처럼 얽히고설킨 ‘썸’에 초점을 두기보다 한 시즌에서 최종 선택과 동거까지 진행되는 ‘초스피드’한 전개가 특징이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시청률 2%~4.9%를 기록했다. 일반 출연자 섭외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혼과 재혼, 돌싱과 육아 등 현실적 고민을 다루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 결과 시즌3도 일찌감치 확정해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포스터.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포스터.

<내가 키운다>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의 육아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배우 조윤희, 김현숙, 방송인 김나영은 육아하는 일상과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시청자의 공감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쥬얼리 출신 이지현, 배우 정찬, 가수 박선주까지 합류해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키운다>는 기존 육아 관찰 예능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겪는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싱글맘을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과 아빠나 엄마의 부재 등에 대한 고민이 뒤따른다. 혼자서 일·가사·육아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족, 지인의 울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짚는다. 더불어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사유리가 이례적으로 출연하면서 아내 대신 엄마의 삶을 선택한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돌싱 예능’은 변화하고 있는 사회상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결과다. 기존 연애·육아 예능에서는 일종의 ‘정상가족’이라는 인식을 공고히 했다면, ‘돌싱 예능’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주면서 ‘정상가족’의 통념을 뒤집는다. '정상가족'을 규정하는 축인 혼인과 혈연에 대한 신념에 기대기보다 각자의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청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건 스튜디오 진행자 역할이 한몫한다. <돌싱글즈>와 <내가 키운다> 모두 ‘싱글맘’, ‘싱글대디’의 출연자뿐 아니라 이혼을 경험한 이들이 진행을 맡고 있다. 혼자 아이를 키운 배우 채림과 김구라(<내가 키운다>), 아이가 있는 남편과 재혼한 이혜영(<돌싱글즈>)은 홀로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와 아이와 새롭게 인연을 맺을 때의 조심스러움 등에 관한 소회를 덧붙이는 등 지원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처럼 ‘돌싱 예능’은 ‘진짜 이야기’를 풀어내며 예능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애와 결혼이 품은 판타지를 극대화하기보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짚고, 서로 다른 세계관을 지닌 이들의 완벽할 수 없는 결합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경계할 지점도 있다. 관찰 예능의 특성상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일반 출연자든 연예인이든 사생활을 드러내야 하는 만큼 예상치 못한 비판과 비난에 휩싸일 수 있다. 제작진의 사전 기획과 편집 과정이 중요한 이유다. 더불어 프로그램이 안착하며 화제성이 주춤할수록 솔루션·여행 등 각종 예능적 장치를 끌어오기 쉬운데 자칫 ‘돌싱’을 앞세운 예능의 차별성이 퇴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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