훨훨 난 OTT 오리지널...홍역 치른 역사왜곡 논란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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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드라마 결산] 화제몰이 '펜트하우스' 시즌3로 마감...'빈센조' '모범택시' 등 사적 복수 드라마 인기
톱 배우들 복귀 '절반의 성공'...역사왜곡 논란 휘말린 '조선구마사', 초유의 제작 중단 사태
전 세계 돌풍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술꾼도시여자들' 등 선전

 

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전 세계적인 흥행 기록을 쓰고 있는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올해 많은 드라마가 시청자 곁을 찾았다.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선보이며 치열한 콘텐츠 경쟁을 치렀다. 화제성과 작품성을 따져보면 희비는 엇갈렸다. 특히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통해 해외로 뻗어나간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선전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드라마 시청률 ‘부익부 빈익빈’ 여전= 올해도 역시 시청률 명암이 뚜렷했다. 시즌제로 두 차례에 걸쳐 방영된 SBS<펜트하우스>가 독보적인 성과를 거뒀다. 빠르고 파격적인 전개로 화제를 모은 <펜트하우스2>는 최고 시청률 29.2%까지 기록했다. 시즌3는 지나친 폭력성과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주춤했지만, 최고 시청률 19.5%로 흥행을 거뒀다. 

‘사이다 전개’를 앞세운 복수극과 다크 히어로물에 시청자의 관심이 쏟아졌다. 배우 송중기가 악당보다 더 악당같은 빈센조로 분한 tvN <빈센조>는 시청률 10%대를 유지했다. 법만으로 인과응보를 실현할 수 없는 현실을 빗대 ‘사적 복수 대행’을 다룬 SBS<모범택시>도 인기를 모았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정의를 실현한다는 콘셉트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했고, 최종회 시청률 15.3%를 기록했다. SBS<원 더 우먼>은 뻔하지만 코믹한 복수극으로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배우 이하늬가 쌍둥이처럼 외모가 똑같은 비리검사와 재벌가 며느리로 1인 2역을 맡았다. 우연히 이들의 위치가 뒤바뀌면서 재벌가를 ‘참교육’하며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고, 순간 최고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MBC<검은 태양>은 남궁민에게 연기대상을 안겼지만,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다. 150억 원을 투자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로 남궁민의 열연이 돋보였지만, 시청률은 8%대에 머물렀다. 이밖에 시청률 낙제점에 가까운 드라마도 쏟아졌다. MBC<오! 주인님>은 2%로 시작해 내내 1%대를 기록했고, 청춘물인 KBS<멀리서 보면 푸른 봄>도 1~2%대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tvN<홈타운> 역시 2%대로 시작해 1%대에서 정체했고, JTBC <IDOL [아이돌 : The Coup]>은 힘을 쓰지 못하고 0%대 굴욕을 맛봤다.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톱 여배우들의 복귀…절반의 성공 거둬= 올해 드라마의 또 다른 키워드는 여배우의 활약이다. 드라마의 작품성과 매력적인 캐릭터는 다작을 꺼리는 여배우의 복귀를 앞당겼다. 여배우가 원톱으로 나서 극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어가거나, 독특한 캐릭터로 분해 연기 변신을 시도할수록 시청자에게 새로움을 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배우의 복귀가 ‘흥행보증수표’는 아니었다. 드라마의 시작점에서 대중적 관심을 반짝 모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드라마의 희비는 엇갈렸다. 

배우 송혜교는 현재 방영 중인 SBS<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통해 자신만의 강점이자, 최적화된 멜로 연기에 도전 중이다. 하지만 드라마 안팎의 온도가 다르다. 송혜교가 매회 착용하는 의상, 가방, 액세사리는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청률은 하향세다. 다소 늘어지는 전개와 연출은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 임수정은 tvN<멜랑꼴리아>에서 수학교사로 나서 교육 기득권과 학교 비리에 맞서 복수에 나서고 있지만, 캐릭터의 힘이 다소 떨어진다. 

배우 전지현과 김은희 작가의 tvN<지리산>도 호평을 얻지 못했다. 전지현은 자연재해 속에서 조난자를 구하는 레인저로 연기 변신을 꾀했지만, 어색한 CG와 간접광고(PPL)는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했다. ‘산신’이라는 소재로 스릴러 요소를 가미했으나 김은희 작가의 전작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구성이었다.

배우 전도연이 출연해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 JTBC<인간실격>, 배우 고현정과 신현빈이 두 여자의 질긴 운명의 싸움을 표현한 tvN<너를 닮은 사람>은 인물 심리에 천착하다보니 다소 시청자의 진입장벽이 높았다. 배우 이영애는 SBS<구경이>에서 게임과 술에 빠진 은둔형 외톨이로 과감한 연기를 선보여 ‘구경이’라는 캐릭터를 얻었지만, 일부 마니아층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배우 신민아가 출연한 tvN <갯마을 차차차>는 밋밋한 소재와 장르였음에도 흥행을 거뒀다. 바닷가 마을 공진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로맨스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의 정감 있는 캐릭터 간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잔잔한 재미를 안겼기 때문이다. 배우 이보영, 김서형은 tvN <마인>에서 세상의 편견에 맞선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등장해 극을 긴장감 있게 이끌었다.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정통·퓨전 사극 쏠림…역사 왜곡 논란 도마에= 한동안 제작이 주춤했던 사극이 기지개를 펴고 시청자 곁을 찾았다. 올해 방영됐거나 방영 중인 정통·퓨전 사극이 무려 8개 작품이다. KBS<달이 뜨는 강>·<태종 이방원>·<꽃 피면 달 생각하고>·<연모>, SBS<홍천기>, MBC<옷소매 붉은 끝동>, MBN<보쌈-운명을 훔치다>, tvN<어사와 조이> 등이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방영된 tvN<철인왕후>는 17.4%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해 연초부터 사극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앞서 언급한 퓨전 사극들은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시도했다. 사극과 로맨스, 타임슬립, 코미디, 판타지, 엑소시즘까지 결합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MBC의 시청률 가뭄 속 단비 같은 작품이다. 의빈 성씨 덕임의 인생과 임금인 정조와의 사랑을 다룬 궁중 로맨스물이다. 특히 궁녀 덕임을 왕의 총애를 받는 궁녀로만 묘사하지 않고,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냈다. KBS는 5년 만에 정통 사극 <태종 이방원>으로 사극 마니아층의 기대감을 채워주고 있다. 과거 여말선초 시기 태종을 다룬 사극이 많았던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이성계의 조선 건국 과정 속 전주 이씨 가문에 초점을 맞춰 서사를 풀어가고 있다. 

SBS가 선보인 <조선구마사>는 방송 2회 만에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리며 종영하는 수순을 밟았다. 사극과 엑소시즘, 봉인된 악마를 둘러싼 판타지적 세계관을 구축하려 했지만, 대중의 거센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철인왕후>도 ‘조선왕조실록’에 대해 “한낱 지라시네”라고 언급한 장면으로 누리꾼의 뭇매를 맞았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JTBC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하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설강화>는 800건을 웃도는 방송 심의 민원이 제기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OTT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몰이’ 본격화= 마지막으로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한 해였다. 화룡점정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공개된 지 나흘 만에 국내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넷플릭스 사상 최장 기간 1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히트작이 됐다. 더불어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여겨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드라마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의기투합한 <지옥>도 공개된 다음날 글로벌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콘텐츠의 인기를 견인했다. <디피(D.P.)>는 탈영병을 잡는 이탈 체포조를 다룬 차별화된 이야기로 작품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토종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선전했다. 지난 10월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은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담았다. 젊은층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시즌2 제작까지 이끌어냈고, 스핀오프 예능 <산꾼도시 여자들> 제작까지 앞두고 있다. <술꾼도시여자들>은 티빙 유료가입 기여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등 톡톡히 역할을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의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도 시리즈 공개한 날 신규 시청자 유입 1위를 기록했다. ‘정치’와 ‘블랙코미디’를 재기발랄하게 버무려냈고, 정치인과 정치판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을 유쾌하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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