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대선후보의 잇따른 실언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국민의힘이 선대위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충격요법을 내놨다. 설 연휴까지 지지율 반등을 꾀해보겠다는 셈법이지만, 4일 다수 조간은 선대위 개편 효과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지난 3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 지도부 총사퇴 발표가 나오기까지 국민의힘은 혼돈 그 자체였다.
신지예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이 영입 2주 만에 사퇴를 선언한 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김도읍 정책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사퇴” 보도가 나왔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이 아니라고 번복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선대위 개편을 선언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서실장 역할을 할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고 한 발언을 두고는 ‘대선 후보가 아바타냐’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선대위 개편 소식을 전해 듣고 공식 일정을 취소한 윤석열 후보는 “선거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오로지 후보인 제 탓”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여론이 윤석열 후보에게 등을 돌리자 뒤늦게 쇄신에 나선 모양새지만, <조선일보>는 “윤석열 후보가 쇄신발표에 화를 냈다”며 윤 후보의 심기를 읽는 데 주력했다.
3면 <전면 쇄신안 일방 발표에 한때 화내…“국민에 사과, 심기일전할 것”>에서 “윤 후보는 이날 낮에만 해도 김 위원장이 자신과 상의 없이 선대위 개편 방침을 전격적으로 밝히고 나오자 한때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날 국민의힘에선 한때 윤 후보가 김 위원장과 결별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까지 돌았다. 하지만 윤 후보가 밤늦게 대국민 사과 뜻과 함께 선대위 개편에 나설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새해 들어 그가 밝힌 ‘변화’ 기조와 관련 있어 보인다”며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이 태도에 있음을 이해하는 것 같다’고 했다. 후보를 향한 변화 요구를 스스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 같다는 얘기”라고 윤 후보를 두둔했다.
다수 아침신문은 선대위 전면해체는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선대위 개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1면 <윤석열발 위기에…선대위 뒤엎은 야당>에서 “배우자 김건희씨의 경력 위조 문제에 대한 내로남불식 태도 등으로 리더십과 자질 논란을 촉발한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주도한 선대위 쇄신 드라이브를 수동적으로 수용한데다, 이준석 대표의 대표직 사퇴 등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어 선대위 개편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갖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 후보는 철학과 정책적 식견을 보여주지 않는 한 시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 쇄신의 성패는 선대위 개편이 아니라 윤 후보의 수권능력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윤 후보는 정권교체론을 등에 업고 야권 대선후보에 올랐으나 지금껏 보여준 것은 반문 깃발 외에는 말실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정권심판을 부각시킨들 뚜렷한 국정 청사진이나 정책 노선이 없다면 공허한 증오감에 불과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윤 후보가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스스로 대안적 수권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