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금 삭감’에 뒤숭숭한 TBS…프로그램 축소 등 비용 감축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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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TBS 출연금 55억원 삭감..."제작비 24% 줄어든 셈"
이강택 TBS 대표 "공영미디어 역할 중요한 시기에 신규 기획 등 제한..재발방지 대책 마련할 것"

TBS 사옥. ⓒ김성헌
TBS 사옥. ⓒ김성헌

[PD저널=장세인 기자] 서울시가 밀어붙인 예산 삭감으로 전년도 대비 55억원의 출연금이 줄어든 TBS 내부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인건비 고정비를 제외하면 삭감 규모가 20%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추진하던 특집이나 대기획은 없던 일이 됐고, 프로그램 축소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2021년 마지막날에 TBS 출연금을 320억원으로 축소하는 시 예산안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TBS 재정자립도를 이유로 32%의 예산 삭감을 밀어붙였는데,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한 오세훈 시장의 ‘언론탄압’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서울시의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삭감 폭이 줄긴 했지만, 방송 제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출연금 감액이 확정된 이후 곧바로 TBS는 대책 논의에 들어간 상태다.  

이강택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비용 절감, 새로운 수익원 발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강택 대표는 통화에서 “공익적인 미디어 역할을 해야하는 시기에 특집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기획 추진에 많은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포맷이 오래된 라디오 프로그램을 바꾸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려고 했는데, 이 또한 불가능해졌다”며 “3월까지는 큰 변동 없이 현행 체제를 유지하고, 이후 공적 기능과 경쟁력 유무를 기준으로 조정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조정 등을 2분기 이후로 미뤄 프로그램 폐지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프리랜서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진수 TBS PD협회장은 “고정비용을 빼면 제작비만 24% 정도 줄어든 셈인데, 현재 프로그램의 10분의 8밖에 제작을 못 하는 예산”이라며 “제작비를 가지고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할지 일선 PD들도 논의 중인데, 개편이 앞당겨지고 폐지 프로그램이 나올 것 같다. 프로그램 제작비는 인건비가 대부분이라서 제작 인력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했다. 

이번 TBS 예산 삭감 논란은 독립법인으로 서울시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출연금 의존 문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TBS는 전체 세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허용하지 않아 상업광고를 못하고 있는 TBS는 방송발전기금 지원 대상에서도 빠져있다.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서울시는 방통위를 설득하면 상업광고 유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방송사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의원들의 지적을 받았다.   

TBS는 출연금이 대폭 삭감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정 독립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강택 대표는 "TBS 재정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토론회 등 시민사회와 논의하는 테이블을 만들어 이달 중으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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