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베이징올림픽 '평등한 중계' 합격점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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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베이징올림픽 '평등한 중계' 합격점 받을 수 있을까
지상파 3사 30~60여명 규모로 방송단 구성...빙상 3종목 현지 중계
KBS '성평등한 올림픽 중계' 교육...정지원·엄지인 여성 캐스터 발굴
도쿄올림픽 중계사고로 홍역 치른 MBC, 5~6일 구성원 인식 제고 교육 실시
  • 김승혁 기자
  • 승인 2022.01.05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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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 있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수촌에서 마스크를 쓴 근무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수촌에서 마스크를 쓴 근무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PD저널=김승혁 기자]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본격적인 중계 채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중계에서 참가국 비하·성차별적 표현으로 비판을 받았던 방송사들은 '평등한 중계'에 더욱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지상파 3사의 베이징올림픽 중계 방송단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도쿄올림픽 수준으로 꾸려졌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에 100여명을 현지에 파견했던 KBS는 62명을 베이징에 보낸다. MBC와 SBS도 현지 방역 지침과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각각 30여 명 규모로 방송단을 구성했다. 

3사는 모두 ‘빙상 3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피겨스케이팅은 현지에서 생중계하고, 나머지 종목들은 서울 스튜디오에서 중계하기로 했다.

대신 각 종목별 전 국가대표 선수들을 해설위원으로 앞세워 생생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KBS 해설위원으로는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전 선수를 포함해 진선유‧이정수(쇼트트랙)‧곽민정(피겨스케이팅) 전 선수가 낙점됐다. KBS는 스트리밍 서비스 ‘myK’ 등을 가동해 빙상 3종목뿐만 아니라, 한국 주요경기와 다양한 관심 종목을 중계할 예정이다.

김기현 KBS 스포츠국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KBS 방송단은 중계방송과 보도를 통해 자국 중심주의와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땀의 가치와 한계에 도전하는 스포츠 정신을 담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정책에 따라 지정된 장소 이외의 취재나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최대한 현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MBC는 모태범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안상미 전 쇼트트랙 선수, 김해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MBC 관계자는 “대표 해설자인 모태범 해설위원을 필두로 시청자들에게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감동을 생생히 전달할 수 있도록 중계와 방송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SBS는 오는 20일 베이징올림픽 현지 방송단 발대식을 열고 해설위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4일 KBS는 방송단 전원을 대상으로 방송언어 교육을 실시했다. ⓒKBS
지난 4일 KBS는 방송단 전원을 대상으로 방송언어 교육을 실시했다. ⓒKBS

인권 감수성이 높아진 시청자 눈높이에 맞추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MBC는 지난해 도쿄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 참가국을 비하·조롱하는 사진과 자막을 썼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지상파 3사 모두 자국 중심주의, 성차별적인 중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성평등 올림픽 중계의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KBS는 지난 4일 해설위원, PD, 작가 등 방송단 전원을 대상으로 ‘성평등한 올림픽 중계’를 주제로 한 방송언어 교육을 실시했다. 강사로 나선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 소장은 올림픽 이념과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성평등 정책, 최근 문제가 된 사례 등을 설명하고, KBS가 성평등 올림픽 중계방송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에 참가한 남현종 캐스터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표현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특히나 외적인 모습들이 드러나는 피겨 종목에서도 한 마디 한 마디 모두를 포용하고 아무도 차별하지 않는 표현을 쓰도록 굉장히 고민하고 노력해야겠다”고 말했다고 KBS는 전했다.

KBS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지원·엄지인 아나운서를 새로운 캐스터로 발굴해  스포츠 중계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도쿄올림픽 중계 사고 이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까지 진행한 MBC는  5~6일 스포츠국 PD, 아나운서 등 제작진을 대상으로 구성원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MBC는 지난해 9월부터 스포츠국장을 비롯해 각 부서장, 자회사인 MBC플러스 선임 PD 등으로 구성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특별 TF'를 가동 중이다. MBC는 국장 직속으로 '콘텐츠 다양성 데스크' 담당자를 두고 스포츠 프로그램 전반에 관한 모니터링과 피드백 등도 PD들과 공유해오고 있다.

SBS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라 중계에 사용하는 영상과 지막 등은 더블 체크, 검수 과정을 거치고 구성원 교육도 수시로 하고 있다”며 “스포츠 중계를 차별화하는 게 쉽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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