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TBS 감사 착수 전부터 '김어준 감사' 몰아붙이는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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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출연료' 쟁점으로 띄운 보도 줄이어..."언론이 감사 가이드라인 제시하듯 보도"
출연료 적정성 감사 범위에 벗어나...2019년 감사에서도 '김어준 출연료' 지적받은 바 없어

tbs 사옥 ⓒ김성헌
TBS 사옥 ⓒ김성헌

[PD저널=장세인 기자] 서울시가 이달 중순께 TBS 종합감사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언론의 관심은 <김어준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씨의 출연료에 꽂혔다. 

지난 2일 연합뉴스의 <서울시, 이달 중순 TBS 감사 착수…김어준 출연료도 보나>를 시작으로 김어준 출연료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줄을 이었다. 

연합뉴스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높은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어왔다”고 언급하면서 “김어준씨의 출연료도 감사 대상이 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3일자 지면에 실린 <고액 계약 의혹 김어준 ‘TBS 뉴스공장 출연료’ 베일 벗나>에서 “서울시가 정치 편향 논란을 빚은 김어준씨의 출연료 적정성 여부를 감사할 예정”이라며 ‘출연료 적정성 여부’를 감사 쟁점으로 부각했다. 뉴스1은 <김어준 출연료 다룬다...서울시 ‘TBS 기관운영 감사’>(2월 2일) 기사에서 “서울시가 간판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해 TBS(교통방송) 대한 기관운영감사를 진행한다”며 특정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듯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술 더 떠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 2016년 첫 방송 이후 정치 편향 논란 등으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총 7차례 법정제재를 받았다. 시는 방통위 지적 사항이 이후 프로그램 기획과 편성 과정에 적절히 반영됐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서울시 관계자를 인용해 “출연료 지급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적발될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되는지 따진 뒤 츨연료를 공개할 수 있다”고도 했다. 

조선일보와 뉴스1의 2월 2일자 기사.
조선일보와 뉴스1의 2월 2일자 기사.

언론이 '김어준 출연료'를 감사 쟁점으로 띄운 이유는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더욱 거세진 <뉴스공장> 정치 편향성 논란 때문이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한 출연료 문제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야권에서 다시 끄집어내면서 고액 출연료가 정치 편향성 논란과 함께 부상했다.
 
TBS의 재정 의존도에 대해 공공연하게 문제의식을 드러낸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TBS 출연금 대폭 삭감을 추진했고, 결국 올해 TBS 출연금은 전년도보다 55억원 줄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언론은 이번 TBS 종합감사가 '김어준 감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서울시의 감사 범위와 선례를 보면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이번 감사는 TBS가 2020년 서울시 미디어재단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받는 감사다. 서울시가 출연기관을 상대로 3년마다 예산과 인사, 채용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살피는 행정감사로, 프로그램 기획과 편성 등에는 개입할 수 없다. <조선일보> 보도대로 서울시가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편성 과정까지 살핀다면 방송 편성 개입을 금지하는 방송법에 위배된다.  

진행자의 출연료 적정성을 따진다는 것도 감사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다. TBS는 지난 2019년 서울시 종합감사에서 출연료 과지급 문제를 지적받았는데, 내부 지급 규정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019년 감사에서 김어준씨의 출연료와 관련한 지적사항도 전혀 없었다고 한다. 

강진수 TBS PD협회장은 “이전 종합감사에서 <뉴스공장> 관련 출연료 지급에 대해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며 "보통 사회료라고 하는 MC 출연료의 경우 제작진에서 상의하고 편성위원회를 거쳐 승인을 받아 진행된다. 출연료는 출연자의 기여도 등 다양한 방면을 고려하는 것이지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내부 규정에 위반된 사항도 없었다”고 말했다.

강진수 협회장은 “2019년 종합감사에서 <뉴스공장> 출연료 고액 지급 등의 논란은 없었던 부분인데 그 이후에 김어준씨 출연료가 부각이 됐다. 언론이 '제목장사'로 의도적으로 논란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감사 착수 전부터 앞서 나가는 보도가 나오자 서울시도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출연료 관련한 보도가 자꾸 나오는데, 출연료가 계약의 일부분이라면 그 규정이나 절차에 위반되는 것이 있는지 감사 대상에 포함되고, 관련한 법령을 전반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며 "감사를 시작하지도 않았고 감사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인데 언론이 이상하게 제목을 뽑아 마치 감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TBS 관계자도 “출연료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출연기관으로서 당연히 받는 일상적인 정기 감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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