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오차범위 밖 우세" 여론조사 보니 '단일화 질문'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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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오차범위 밖 우세" 여론조사 보니 '단일화 질문' 최다
서울경제-칸타코리아 "尹 10%포인트 우세"...민주당 "튀는 여론조사"
질문 16개 중 5개 단일화 할애...비슷한 시기 여론조사업체는 '단일화 질문 0~4개'
  • 엄재희 기자
  • 승인 2022.03.03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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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3월 2일자 1면 기사.
서울경제 3월 2일자 1면 기사.

[PD저널=엄재희 기자] 여론조사 공표금지를 하루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차 범위 내 각축을 벌인다는 대다수 여론조사 결과와 다르게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고 나온 칸타코리아의 여론조사가 논란이 됐다. 

칸타코리아가 <서울경제> 의뢰로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8명으로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윤 후보는 44.1%, 이 후보는 34.1%를 얻었다. 대다수의 여론조사가 양 후보의 박빙을 예측했으나,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89.1%), 유선(10.9%)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2.7%였다.

<서울경제>는 윤 후보가 10%포인트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2일자 1면에 <李 34.1%·尹 44.1%...부동층이 움직였다>는 제목으로 전했다.  

보수 성향의 매체도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결렬 후 보수세력이 결집했다는 해석을 내놨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단일화 결렬 뒤 李 34.1%·尹 44.1%…‘단일화 필요 없다’ 51.2%>에서 “정치권에선 최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결렬 수순을 밟으면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야권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전했다. 채널A <돌직구쇼>도 칸타코리아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고, 패널로 출연한 배종찬 인사이트K 연구소장은 “단일화 결렬 이후에 정권교체 지지층들이 더 뭉쳤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측은 이번 칸타코리아 여론조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조사라고 비판했다. 

조응천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경의 뉴스쇼에 출연해 해당 조사에 대해 “소위 튀는 여론조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어 “단일화 관련 질문 문항이 5개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응답을 하다 끊었을 가능성, 바이어스(bias, 편향)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칸타코리아의 설문은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여론조사 중에 단일화 질문이 가장 많다.  설문지를 보면 총 16개 질문 중 5개를 '야권 단일화'에 할애했다. 

칸타코리아는 이번 대통령 선거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물은 뒤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단일화를 한다면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 “만약 윤석열(또는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시 누굴 선택할 것이냐” “단일화 결렬 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등 단일화 관련 질문을 연속으로 열거했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다른 여론조사업체의 조사에선 단일화 문항이 없거나 최대 4개였다. 

칸타코리아와 같은 기간에 실시된 리얼미터(뉴시스 의뢰) 여론조사에선 단일화 관련 질문이 4개로, ' 단일화 시 가상대결', '단일화 결렬 책임', '단일화 가능성' 등을 물었다.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 26~27일)와 미디어리얼리서치(경인매일, 25~28일)는 단일화 문항이 각 1개였고, 데일리안(뉴스공정, 25~27일), 리얼미터(오마이뉴스, 24~27일), KSOI(TBS, 25~26일), 서던포스트(CBS, 26일), 리얼미터(더팩트 26~27일)는 단일화 관련 문항을 넣지 않았다. 24~26일 이뤄진 조사에서 한국리서처(KBS)는 단일화 관련 질문을 2번했고, 25~26일 실시된 한국갤럽(서울신문)은 단일화 질문이 3개였다.

여론조사는 질문 문항 설계와 표본추출 방법, 조사 기간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상이한 결과의 원인이 무엇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조사업체에 따라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공표된 여론조사 모두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2월 9일 조사에선 '이재명 31.3%, 윤석열41.2%'(95% 신뢰수준에 ±3.1%, 응답률 10.3%), 지난 19일 조사에선 '이재명 32.2%, 윤석열 41.3%'(95% 신뢰수준에 ±3.1%, 응답률 12.9%)의 격차를 보였다. 

채영길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여론조사는 문항내용이나 질의하는 방식 등 다른 요인들에 따라서 동일한 질문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통상) 설문문항을 짤 때부터 (의뢰 언론사와 업체의) 조사 목적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칸타코리아의 단일화 질문과 관련해 “단일화에 많은 관심이 있고 입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답을 할 수 있겠지만, 답변자들이 모두 알고 답을 했는지 해석의 여지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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