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4개 정당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마지막 법정토론은 ‘페미니즘’과 ‘대장동’ 이슈로 마침표를 찍었다. 3일자 아침신문에선 정책 대결보다 네거티브를 앞세운 후보들에 대한 비판과 함께 TV토론 제도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으로 열린 3차 토론회는 복지공약 재원 조달 방안과 인구정책 등이 쟁점으로 올랐는데, 토론 말미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또다시 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치고받았다.
먼저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다 승인을 했음에도 검찰이 수사를 덮었다는 증가가 드러나고 있다”며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 등을 끄집어내며 '대장동' 맹공을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몇 번째 우려먹는지 모르겠다. 특검을 해서 대통령에 당선되어서도 책임지자. 특검에 동의하냐”고 되물었고, 윤석열 후보는 “이거 보세요”라며 거친 언성으로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해선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만 답했다.
윤석열 후보는 페미니즘과 성인지 예산을 놓고 낮은 이해도를 보여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공격을 받았다.
윤석열 후보는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안 된다고 했는데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무엇이냐”는 이 후보의 질문에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 존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시정해 나가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의 일부라는 놀라운 말씀을 했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성인지 예산 일부만 떼어내도 핵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 의도를 묻는 질문에 “(성인지 예산은)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든 예산”이라며 “지출 구조조정을 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 곁에 여성정책을 코멘트 해주는 사람이 이준석 대표 말고 없느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후보들은 공약 재원조달 방안과 관련해 지출 구조조정, 조세감면 탈루세원 양성화 등을 제시했지만, 구체성은 떨어졌다.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수백조원이 필요한 공약에 들어가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증세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출 구조조정과 세수 자연 증가만으로 가능하다며 “증세할 계획은 없다”고 했고, 윤 후보도 ‘증세는 경제에 큰 타격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간 사설란을 보면 마지막 토론에 대한 관전평은 그다지 후하지 않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대규모 공약 추진에는 증세가 필수적이지만, 증세를 하면 경제성장이 힘들어진다. 후보들은 ‘세금을 줄이면서 복지는 늘린다’는 식의 달콤한 거짓말로 국민을 현혹하려 해선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옥석 가리기를 통해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후보들의 할 일”이라고 했다.
<서울신문>은 ‘’복지‧인구정책과 재원조달 방안‘ 등의 주제를 놓고 맞붙은 유력 후보들은 4~5일로 예정된 사전투표를 앞두고 중도층과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퍼주기 약속이 주를 이뤘다”고 평가한 뒤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고성으로 맞서는 장면까지 나와 유권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TV토론과 같은 후보들의 한심한 공방이 선거일까지 지속된다면 유권자의 혼란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만 거칠어지는 후보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한다. 승리에 눈이 먼 정치공학은 유권자의 정치 혐오증만 키울 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며 “이번 대선 총 5차례 TV토론에서 봤듯, 후보들의 진정한 검증을 위해서는 현행 토론 방식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말싸움 와중에 윤 후보가 ‘대선이 반장 선거냐’며 버럭 화를 냈으나, 이는 국민들이 두 후보에게 할 소리”라며 “후보의 정책과 자질을 보겠다는 유권자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으나 결국 네거티브 싸움으로 진영 간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진 모습이다. 유권자들이 냉정하게 각 후보의 잘잘못을 따져서 표로써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후보자 간 기회의 공정과 형평성에 방점이 찍히다 보니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심층적인 토론이 마련되지 못한 점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오미크론 대유행 국면에서 대규모 장외 유세전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음을 고려하면, 후보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티브이 토론에 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