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개표방송, 수어통역 확대에 신박한 CG 향연
상태바
지상파 개표방송, 수어통역 확대에 신박한 CG 향연
시청률 1위는 정확한 당선자 예측 보여준 KBS, MBC는 우리 멋과 맛 알리기
SBS, 화려한 3D 그래픽으로 ‘패러디 강자’ 자리 유지
  • 장세인 손지인 엄재희 기자
  • 승인 2022.03.10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2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방송화면 갈무리.
KBS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2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방송화면 갈무리.

[PD저널=장세인 손지인 엄재희 기자] 20대 대선이 0.7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리면서 많은 유권자들은 10일 새벽까지 개표방송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방송사들은 AI· XR등 미래기술을 동원한 다양한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볼거리 제공에 나섰고, 지상파 3사는 대선에서 처음으로 수어통역을 실시해 장애인의 방송 접근성을 높였다. 

KBS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예측 시스템 ‘디시전K+’의 높은 정확성이 돋보였다. 

KBS는 10일 오전 2시 10분 넘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유력을 예측했고, 오전 3시 22분에 윤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디시전K+‘가 ’유력‘ 판정을 내리면서 예측한 득표율 48.6%도 실제 득표율(48.56%)과 거의 일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 후보의 당선 '유력'이 뜬 뒤에 성남 자택을 나섰고, 윤 후보는 당선 ‘확실’ 판정이 나온 이후에 개표상황실로 향했다. 

KBS는 여의도 메인 스튜디오를 비롯해 ‘5원 생중계’를 시도한 만큼 더 다양해진 현장의 랜드마크를 활용해 각 지역구별 실시간 개표 현황을 전달했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롯데월드 타워를 막대그래프로 활용해 각 정당을 상징하는 색으로 채워 득표율을 표현하고 코엑스 광장의 대형 전광판에서는 후보들이 3D로 튀어나와 국민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하트를 날리기도 했다.

<정치합시다> 패널들의 토크가 진행되는 'K-큐브‘ 스튜디오에서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전원책 변호사 등이 출연해 개표 상황을 살피며 표심을 분석했다.

출구조사 결과에서 20대 남녀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린 후 유시민 이사장은 “사실 예측됐던 것이다. 지난 몇 차례 전국 선거를 보면 20대 남성보다 20대 여성들이 투표를 더 많이 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쪽에서는 20대 남성만 겨냥한 캠페인을 하니 20대 여성들은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원책 변호사 역시 “이대남, 이대녀 이런 식의 젠더 문제를 이슈로 만든 건 솔직히 국민의힘이다. 처음부터 왜 선거운동을 젠더 문제로 끌고 갈까 하는 그런 불만과 걱정이 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선택 2022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방송화면 갈무리.

‘함께 만드는 내일’을 슬로건으로 내건 MBC 개표방송은 신기술과 전통을 모두 잡았다.

‘전통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는 서울의 매듭장 등 각 지역의 국가무형문화재를 소개했다. ‘붓끝에서 피어나는 민심’이라는 제목으로는 이정화 서예가의 붓글씨로 재탄생한 서울의 광화문, 울산의 조선소, 경남의 거북선 등 전국 17개 시도의 상징물이 등장해 각 지역의 득표율을 전했다.

메인 앵커부터 미리 촬영한 대선 후보들까지 전통자수 문양의 정장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후보들은 ‘새로움을 입다’라는 제목으로 김리을 디자이너가 한복 원단을 활용해 제작한 정장을 입는 모습을 선보였지만, 촬영에 응하지 않은 윤석열 후보의 모습은 캠프에서 제공한 사진이 사용됐다. 

지난 2020년 총선 개표방송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 영상으로 호평을 받은 MBC는 이번에 유권자 마음을 담은 이용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였다. 영상에는 도배사, 댄스 강사, 목수, 임상 병리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시민들이 나와 “재활용을 통한 깨끗한 세상”, “자기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 “갈라치지 않고 화합을 바라는 마음” 등 각자의 염원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2022 국민의 선택' 방송화면 갈무리.

선거방송의 새 지평을 연 SBS 개표방송은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SBS는 주요 후보자를 3D 스캔으로 촬영해 한 단계 진화한 그래픽을 선보였으며 패러디를 넘어 자체 3D 애니메이션과 같은 연출을 보여줬다. 개표 현황을 전하며 1, 2위를 달리는 두 후보의 3D 그래픽이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넥스트레벨’에 맞춰 춤을 추는가 하면, ‘디스코 팡팡’을 타거나 인형 뽑기 게임의 인형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SBS의 새로운 투개표 시스템인 ‘디지털 트윈’은 대형 화면으로 현실 투·개표소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을 선보였고, 물밀 듯 쏟아지는 실시간 데이터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지상파 3사는 20대 대선 개표방송에서 모두 수어통역을 제공했는데, SBS의 수어통역이 가장 돋보였다. SBS는 개표상황을 전하면서 후보들이 '감사해요' '괜찮아요' 등의 감정을 수어로 표현하는 연출을 선보였다.

선거방송 수어통역은 장애인 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넣은 뒤에 나타난 변화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 방송에선 KBS를 제외한 MBC와 SBS는 수어통역을 실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개표방송도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방송의 일부이므로 청각장애인 유권자도 수어로 볼 권리가 있다"며 지상파에 차별 시정을 권고했다.

개표방송 시청률은 KBS가 가장 높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KBS 1TV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2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2부 시청률이 11.1%, 뒤에 이어진 <KBS 9시 뉴스>는 12.8%를 기록했다.  MBC와 SBS의 개표방송 최고 시청률은 각각 6.9%, 5.6%였다. 종편 중에서는 TV조선 <결정 2022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이 4.6%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유튜브 개표방송 조회수가 가장 높은 방송사는 MBC였다. 각 방송사에서 올린 개표방송 유튜브 풀영상의 조회수는 10일 오후(6시 기준)에 각각 MBC 836만, KBS 610만, SBS 500만회를 기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