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하는' 언론사 뉴스레터, 해답은 결국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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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는' 언론사 뉴스레터, 해답은 결국 '독자'
MBC ‘14F‘, JTBC도 최근 뉴스레터 서비스 시작
포털 SNS 벗어난 직접 소통 필요성 커져
유료 모델 성공 가능성은? “독자 분석 밑바탕 돼야”
  • 손지인 기자
  • 승인 2022.03.1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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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4F 뉴스레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MBC '14F 뉴스레터'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PD저널=손지인 기자] 이미 포화상태인 뉴스레터 시장에서 언론사 뉴스레터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뉴스레터 서비스에 손을 댄 언론사는 늘고 있지만, 치밀한 독자 파악과 차별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구독자들의 관심사나 취향을 고려한 뉴스를 개개인의 메일함에 발송함으로써 독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은 물론, 유료 구독 모델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은 언론사 입장에서도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언론사의 영향력과 인지도는 뉴스레터 진입장벽을 낮추는 이점으로 작용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선보였던 MBC의 ‘14F’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한 지 8일 만에 구독자 5000명을 넘겼다. 

MBC 14층 사무실의 먼지들이 잡학을 탈탈 털어준다는 콘셉트로, 먼지 모양의 캐릭터인 ‘알지’와 ‘그런지’가 매주 월, 수, 금요일 새벽에 메일로 찾아와 뉴스를 전달해준다. ‘14F’의 주된 시청자인 2030 세대를 타깃으로 경제, 재테크, 트렌드 등과 관련한 이슈 세 건과 14F 영상 콘텐츠 한 개를 소개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11일 뉴스레터에서는 K팝 팬들을 위해 기획사들이 마련한 한국어 교육 콘텐츠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14F 뉴스레터’를 담당하고 있는 손재일 MBC 디지털콘텐츠제작2부장은 “처음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던 때보다 빠르게 구독자가 늘고 있다”며 “아직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진 않았지만, 기존에 저희 ‘14F’ 콘텐츠를 많이 보신 분들이 한 번 사용해보시는 것 같다. 계속 믿음을 드려야지 구독자들이 빠져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TBC도 ‘뉴스레터 600’ 서비스를 지난 7일부터 시작했다. 퇴근 시간대에 맞춘 ‘뉴스레터 600’은 오늘 꼭 봐야 할 뉴스와 꼭 알아야 할 이슈, <뉴스룸> 예고 등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JTBC 관계자는 “이미 뉴스는 디지털로 옮겨갔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 해오던 것 그대로 해서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뉴스레터는 JTBC가 디지털로 나아가는 첫 시작”이라며 “JTBC 메인뉴스인 <뉴스룸>의 주요 보도내용을 소개함으로써 뉴스 시청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도 물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JTBC 뉴스 브랜드를 더 확실하고 넓게 알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14F'와 JTBC의 뉴스레터 진출은 다른 언론사와 비교하면 늦은 편이다. 현재 43만 7천명이 넘는 구독자를 지니고 있는 ‘뉴닉’을 비롯한 몇몇 뉴스레터 스타트업이 성공을 거두면서부터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SBS 등 ‘레거시 미디어'도 몇 년 전부터 뉴스레터를 내놓고 있다. 

뉴스레터 서비스 운영 경험이 쌓이면서 독자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골라 읽는' 뉴스레터도 만나 볼 수 있다.   

<중앙일보>는 요리를 주제로 한 ‘COOKING’과 혁신 기업의 트렌드 및 이슈를 다루는 ‘팩플’ 등을, <매일경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소식을 담는 ‘디스트리트’와 해외 주식 정보를 알려주는 ‘자이앤트레터’ 등을 내놓고 있다. 또 <한국일보>는 한 주 동안 여성이 주인공인 기사를 발굴해 젠더 관점으로 풀어내는 ‘허스토리’, 신선한 문학을 소개하는 ‘무낙: Munhak’ 등을 선보이고 있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뉴스 독자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바라볼 수 없다. 사람마다 취향이나 원하는 바들이 다 다르지 않느냐”며 “뉴스레터는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접하는 데 최적화된 서비스인 것은 물론, 점점 개인화되고 있는 사람들의 뉴스 소비 행태를 반영할 수도 있어 각광받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일보' 등 여러 언론사들의 뉴스레터 서비스.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일보' 등 여러 언론사들의 뉴스레터 서비스.

'언론사 뉴스레터'는 언론계의 지상과제인 '탈포털' 고민과도 맞닿아 있다. 포털 사이트나 SNS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의미가 크다는 이야기다.   

김혜영 <한국일보> 커넥트팀장은 지난해 <한국일보, 요새 웬 요란이야?> 칼럼을 통해 “좋은 독자와 좋은 기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포털 뉴스 화면에서는 모든 게 ‘한 줄 제목’으로 치환된다. 엉뚱한 해법을 찾는 이들 탓에 일각에선 ‘디지털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취재는 멀리하고 어뷰징, 트래픽 사냥까지 한창”이라며 뉴스레터 등을 통해 독자들과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형성해 좋은 기사를 직접 전달하고자 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손재일 부장은 “페이스북 SNS 채널은 알고리즘이 가끔씩 바뀐다. '14F'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직접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얻고자 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 특히 타깃으로 하는 2030 세대들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것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확실한 구독자 층이 생기면 유료 구독 서비스로 확장해 언론사의 수입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일례로 <조선일보>는 동물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수요 동물원’, 음식 및 식재료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공복 김선생’ 등 무료 뉴스레터를 제공하면서도 현직 기자들이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포함해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들의 생태계를 담은 뉴스레터 ‘스타트업’을 월 6900원에 내놓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10월 20대부터 40대까지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뉴스레터 유료 구독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35%(525명)에 달했다. 특히 디지털 구독에 익숙한 20대 집단에서 유료 구독 의향(37.4%)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언론사 유료 뉴스레터 중에서는 이렇다할 성공 모델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뉴스레터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독자들이 자사에 바라는 정보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진민정 책임연구위원은 "독자들과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언론사들이 뉴스레터를 내놓고 있는데, 유료 서비스 가능성도 고려되는 듯하다”며 “‘다른 데서 하니까 우리도 한 번 해볼까’하며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다양한 독자들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질문하고 분석해야 뉴스레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언론사 내부에서도 충분히 고민할 시간과 투자를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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