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권력 갈등 표출된 회동 무산...언론, 책임 소재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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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16일 회동 취소...'인사권' '사면권' 이견 원인
아침신문, '협치' 강조했지만... 중앙일보 "청와대에 우선 책임 있어"...한겨레 "윤 당선자가 풀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은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은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회동이 무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아침신문은 '신구 권력 갈등'을 비중 있게 다뤘는데, 책임 소재에 대해선 시각차를 드러냈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16일 아침 동시에 ‘의제 조율’이 필요하다며 회동 무산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윤 당선인 측이 요구한 ‘MB 사면’과 공공기관 인사권을 둘러싼 이견이 부딪힌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중앙일보>는 3면 <여권, MB 사면에도 부정적…오찬 4시간 앞두고 전격 연기>에서 “사면 문제가 회동 무산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며 회동 일정이 잡히기 전부터 ‘윤 당선인이 MB 사면을 건의하면 문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양측에서 함께 나왔다. 하지만 권성동 의원이 ‘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동시에 사면하기 위해 남겨 놓은 것’이라는 ‘MB-김경수 바터설’을 제기하면서 기류는 바뀌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3면 <靑, MB‧김경수 동반 사면설에 불쾌감…후임 한은총재 인선도>에서 “신구 권력 간 긴장 관계가 단시일 안에 해소될 것이란 보장도 없어 보인다”며 “’MB‧김경수 사면 바터설‘은 문 대통령에게 모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치권 관계자의 의견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4면 <文, 올들어 공기관장 잇따라 임명…靑 “정당한 인사권” 野 “알박기”>에서 문 대통령의 공공기관장 인사권 행사를 문제 삼았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주요 공공기관에 대한 마지막 ‘알박기 인사’ 논란이 거세다”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문 대통령 임기 막판까지 이어지면서 정권 교체기 신(新)여권과 현 정권간 인사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중앙일보 3월 17일자 3면 기사.
중앙일보 3월 17일자 3면 기사.

아침신문은 ‘협치’를 강조하면서 회동 무산을 비판했지만, 책임 소재에 대한 견해는 달랐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5월 9일까지 문 대통령에게 공기업 인사권이 있다는 입장을 두고 “법대로 하자면 청와대의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임기를 한 달여 앞둔 정권이 임명한 공기업과 공공기관 인사들이 대부분의 임기를 새 정권과 함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MB 사면’과 관련해선 “청와대 측은 국민 정서상 시기상조라는 명분을 들어 부정적이라지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당선인 쪽에서 사면을 기정사실화하며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압박하고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도 현명한 처사는 아니었다”고 <조선일보>는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가 회동 무산에 우선 책임이 있다. 정권 교체를 택한 대선 민심이 드러난 만큼 청와대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자세로 다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윤 당선인 측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햇다. 그러면서 “회동 무산 과정에서 이른바 ‘윤핵관’이 당선인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음도 드러났다”며 “이런 태도는 자칫 윤 당선인의 속내로 읽히거나 ‘벌써 점령군 행세를 하느냐’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청와대 회동을 놓고 정치적 계산을 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윤 당선인이 적극적으로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정권 교체기에 신-구 권력의 갈등은 언제 일어날 수 있지만, 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면 양쪽 모두 조심해야 한다. 특히 윤석열 당선자 쪽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 신-구 권력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건 대선 기간 증폭된 진영 간의 불신과 증오를 불필요하게 키울 뿐이란 점을 윤 당선자는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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