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노래였지'...깊은 울림 선사한 ‘뜨거운 씽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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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노래에 담은 합창단 JTBC '뜨거운 씽어즈‘에 호평 쏟아지는 이유
"경쟁에서 벗어나 노래 '본질', 화합 과정 보여줘 차별화"

JTBC '뜨거운 씽어즈' 영상 갈무리.
JTBC '뜨거운 씽어즈' 방송영상 갈무리.

[PD저널=장세인 기자] 도합 990년의 인생을 녹여내는 이 합창단에는 1등도, 탈락자도 없다. 뛰어난 가창력에 열광하는 방송가에 등장한 시니어 합창단이 시청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14일 방송을 시작한 JTBC <뜨거운 씽어즈>는 김영옥, 나문희, 윤유선, 김광규, 이종혁, 장현성, 최대철, 이병준, 우현, 이서환, 우미화, 서이숙, 박준면, 권인하, 전현무 등 배우·가수·방송인 출연자들이 합창단으로 성장해가는 합창 ‘Sing트콤’이다. 음악감독 김문정과 그룹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이 합창단의 감독을 맡았다.

'뜨거운 씽어즈' 합창단은 자기소개부터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놨다. '행복해지고 싶어 노래를 한다'며 합창단에 도전한 나문희 배우의 자기소개 시간은 <뜨거운 씽어즈>의 방향성이 가장 드러난 무대였다. 70대의 배우가 인생 첫 무대에서 선택한 '나의 옛날이야기'는 진심을 담아 덤덤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실려 감동이 배가됐다.

나문희 배우의 인생 이야기처럼 들린 '나의 옛날이야기'는 무대를 지켜본 동료 단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울렸다. 온라인에는 “노래라는 게 음정, 박자가 꼭 중요하지만은 않다는 걸 느끼게 한 무대”,  “가족과 함께 보다가 소리 없이 울었다”, “노래로 사람을 울린다” 등의 감상평이 올라왔다. <JTBC Music> 등 JTBC 유튜브 채널에 올린 '나의 옛날이야기' 무대는 100만 조회수를 훌쩍 넘겼다.  

배우의 남다른 전달력과 표현력으로 노래를 들려준 다른 합창단원들도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쳤다.   

배우 김광규는 진지한 모습으로 '사랑했지만'을, 장현성은 기타를 치며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열창했고, 우현은 '날 떠나지마'를 부르며 흥이 넘치는 댄스까지 선보였다.

최연장자인 김영옥 배우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 무대를 본 김문정 음악감독은 “음악성과 이야기가 공존할 때 어떤 감동을 주는지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뜨거운 씽어즈' 합창단의 출사표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1회 시청률 4.8%(닐슨코리아 집계)로 시작한 <뜨거운 씽어즈>은 지난 21일 2회 방송도 4%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JTBC '뜨거운 씽어즈' 방송영상 갈무리.
JTBC '뜨거운 씽어즈' 방송영상 갈무리.

방송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경쟁 구도와 가창력 대신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시니어 합창단' 콘셉트가 인기 요인이다. 

오공훈 대중문화평론가는 “<뜨거운 씽어즈>의 출연진은 거의 모두 연령대가 높고 특히 베테랑 배우가 많아 이른바 ‘표현력’이 좋다. 음정과 박자는 조금 맞지 않더라도 연륜과 연기 내공이 조화돼 자연스럽게 감동을 일으키는 것이 사실 오랜 시간 축적된 ‘기술’인 셈”이라면서 “‘시니어 예능’이 경연이나 경쟁보다는 화합을 향해 가는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부담이 덜 하고, 합창이라는 것 자체도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기 쉬운 음악 양식”이라고 말했다.

<히든싱어> <싱어게인> 등 음악 프로그램 강자의 면모를 보였던 JTBC의 기획력도 돋보인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씽어즈>가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나와야 할 음악 예능이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싱어게인>도 무명 가수에게 기회를 준다고 했지만 결국 몇 명을 가려내 우승 상금을 주는 개인 플레이였다”며 “하지만 집단적인 음악 활동 중 합창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수준의 차이가 나더라도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을 넘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각자의 역할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헌식 평론가는 “<뜨거운 씽어즈>는 중년층부터 노년층까지 아우르며 인생의 경험이나 회한, 삶의 이야기들의 가치를 전해 노래의 본질에 더 가깝다"며 “우리가 알던 배우들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재미를 주겠지만, 합창단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기준으로 역할을 배분할 것인지, 또 어떤 식으로 공연을 펼칠지 조율 과정도 관심을 모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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