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임 받은 청주방송 대표, 사실상 사퇴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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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 신규식 대표 불신임안 가결
신 대표 "전체 구성원 의견 받겠다"...소수노조 "불신임 반대"

2021년 3월 신규식 대표 임명에 반대하며 출근저지 기자회견을 진행중인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
2021년 3월 신규식 대표 임명에 반대하며 출근저지 기자회견을 진행중인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전국언론노동조합

[PD저널=엄재희 기자] 교섭대표노조가 실시한 '신임 투표'에서 불신임을 받은 신규식 청주방송 대표가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신규식 대표는 '전체 구성원 의견을 받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소수노조가 '불신임 반대' 입장을 밝혀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청주방송지부(이하 청주방송지부)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신규식 대표와 황현구 이사에 대한 신임평가 투표에서 조합원 37명 중 34명이 참여해 그중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노사간 합의한 ‘상생합의안'에 따르면 신 대표와 황 이사는 1년 경과 시점에서 노조의 신임평가를 받고, 그 절차 및 내용은 '불신임할 경우 해임을 요구하며 회사는 새로운 집행간부를 임명한다'는 단체협약을 따르기로 했다. 

청주방송지부가 신 대표 임명 당시 '소유경영 분리'에 우려를 나타내며 강하게 반발하자 신 대표는 '1년 뒤 신임 평가를 받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청주방송지부는 신 대표는 청주방송 대주주인 두진건설이 신축한 ‘방서지구 도시개발사업’의 한 지역주택조합장을 맡으면서 보도경영관리본부장도 겸임하는 등,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출근저지 투쟁을 벌였다. 

'불신임' 투표 결과에 신 대표는 ‘주주총회 결정’과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받겠다’고 맞섰다.

신 대표는 청주방송 구성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세지에서 “CEO 리스크를 초래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1노조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사실을 이사회에 전달하고, 주주총회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다. 이어 “이와 별개로 2노조원들과 비노조원들에게도 평가를 받겠다. 이분들도 같은 판단을 할 경우 주주총회 결정과 무관하게 저 스스로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팀장급이 주도해 만든 우리노조(2노조)와 비조합원까지 자신을 '불신임'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우리노조는 청주방송지부의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상우 청주방송 우리노조 지부장은 "단체협악은 국장단 신임평가를 의미하는 것이지 임원은 해당되지 않는다. 억지해석"이라며 “신임대표가 특별한 과오도 없고, 물러날 이유가 없다. 회사도 안정을 되찾고 발전할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시점인데 느닷없이 투표를 해 갈등만 심해졌다”고 말했다. 우리노조는 '임원 인사에 대한 무리한 요구 중단' 내용 등이 적힌 서명서를 구성원들에게 받기도 했다. 

이상대 청주방송지부장은 "팀장급으로 구성된 2노조의 요구를 누가 거절할 수 있을지"의문이라며 "강요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자진사퇴를 거부함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지만, 해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차기 주주총회는 3월 28일로 예정되어 있으나, 아직 해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부장은 "이사회가 대표 해임안을 상정하고 임시주총을 개최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팀장급으로 구성된 2노조가 진행중인 서명서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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