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엄재희 장세인 기자]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간담회 형식으로 KBS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를 불러들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KBS와 방문진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를 통해 간담회 참석을 제안받고 내부 검토 중이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KBS와 방문진 대상으로 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KBS나 MBC를 담당하고 있는 방문진은 정부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보고를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운영상태, 경영상태에 대해서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KBS는 수신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형식을 어떻게 하든지 상황을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방법에 대해서는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 결정이 되면 안내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지상파 소관 부처인 방통위를 통해 최근 KBS와 방문진에 의견 청취를 위한 간담회 참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관계자는 “인수위가 KBS 현안과 요청 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열고 싶어한다는 제안을 방통위를 통해 전달받았다”며 “내부에서 참석 여부와 내용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KBS 측은 간담회 거부 가능성에 대해선 “거부할 가능성도 있지만,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방문진 관계자도 “방통위 쪽으로부터 인수위 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누가 참석하는지 어떤 내용인지 몰라 파악하고 있다”며 “보도에 나온 업무보고 형식은 명확히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수위 업무보고나 간담회 모두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간담회가 열리면 다음주 초로 일정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방문진은 간담회에 응할 경우 사무처장이 참석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
인수위는 당초 업무보고 대상에 넣었다가 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도 간담회 대상에 포함했다.
‘언론 길들이기’ '독립성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자 간담회로 형식을 바꾼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위와 공영방송사 간의 간담회도 전례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 모두 공공연하게 ‘공영방송사는 불공정하다’는 태도를 보여 '기선 잡기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영방송 장악 의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방송 장악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수위는 공영방송을 권력의 힘으로 길들이기 내지 정치권 줄세우기를 위해 기선 제압용으로 이런 발상을 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라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사는 스스로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인수위의 안하무인격의 간담회 요청을 거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