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감소한 넷플릭스, 광고 도입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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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식의 OTT 세상 12] 넷플릭스 올 1분기 가입자 줄어...유럽지역 등 감소 '치명적'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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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 넷플릭스가 올 1분기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겪으며 충격에 빠졌다. 엔데믹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OTT 서비스는 성장세 둔화를 더욱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

넷플릭스가 지난 19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글로벌 가입자는 2021년 말 2억 2184만 명에서 2022년 3월 말 2억 2164만 명으로 감소했다. 미국에서 64만 명, 유럽/중동/아프리카에서 30만 명, 남미에서 35만 명이 각각 줄었다. 아시아에서만 유일하게 109만 명이 증가하였을 뿐이다.

총 20만 명이 감소했는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해 70만 명의 가입자가 빠진 것이 절대적이다. 이런 실적에 영향을 받아 주가는 35.1%나 폭락했다.

반면, 재무제표를 보면 고무적이다. 2021년 1분기에 비해 매출은 7억 달러 증가한 197억 달러이고, 영업이익도 1177만 달러 증가한 42.8억 달러를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만 1억 달러 감소해 1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전 분기의 마이너스를 보였던 현금흐름도 80만 달러 플러스로 전환했다.

넷플릭스의 구독이 감소한 이유는 첫째 가처분소득의 감소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증가 규모가 컸던 유럽/중동/아프리카의 감소가 치명적으로 보인다. CNN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 지난 3월 인플레이션이 30년 만에 최고치인 7%를 기록하여 1956년 이후 가장 큰 가처분소득의 감소를 경험하면서 넷플릭스나 디즈니+ 구독을 취소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컨설팅 회사인 칸타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OTT 150만 개의 구독을 취소했으며,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보다 더 빠른 속도로 구독 취소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분기별 가입자 증가 및 대륙별 가입자 현황.
넷플릭스 분기별 가입자 증가 및 대륙별 가입자 현황.

둘째, OTT 서비스의 증가로 인한 부담이다. 모닝 컨설트가 지난 3월 3일부터 8일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가별로 OTT에 국민의 50% 내외가 30달러 이내를 지출하고 있고, 구독 서비스 개수는 1~2개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넷플릭스가 인도에서 가격을 낮추며 공을 들이고 있으나 1~2개 구독 비율이 34%로 가장 높아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 1~2개 구독 비율이 55%로 조사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셋째, 넷플릭스의 구독료가 수용할 수 있는 금액을 초과한다. 모닝 컨설트의 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인의 개별 OTT 구독비용 한계는 16달러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올해 1월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을 19.99달러로 인상해, 구독비용 한계에 4달러나 초과한다. 다른 OTT와 비교해도 가장 요금이 비싸다.

넷플릭스의 특징은 하나의 시즌을 한 번에 공개해 몰아보기를 유도하는 것이다. 금액이 부담된다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일정 기간을 정해 몰아보고 구독을 취소했다가 다음에 다시 구독할 수 있다.

넷째, 2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서서히 엔데믹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국가가 여럿이다. 그동안 집콕으로 인해 영상시청이 증가했으나 이제는 감소 추세로 전환하는 시점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가입자 증가 추세의 완화에 따라 대응을 하고 있었다. 게임 서비스 출시와 쇼핑(netflix.shop) 진출, 계정 공유시 추가 비용 부담 등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9월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 올해 3월 핀란드의 ‘넥스트 게임즈’를 인수한 데 이어 ‘보스 파이트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16종의 모바일 게임을 보유하게 된다. 넷플릭스는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지 3개국에서 2~3달러가 추가되는 계정공유 추가 요금제도 테스트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광고 모델 도입도 전망된다. 그동안 광고 모델을 도입을 반대하던 리드 헤이스팅스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원하는 이용자가 많으므로 더 저렴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광고 모델을 제안했다. 구독료가 비싸기 때문에 디즈니+나 HBO 맥스, 피콕처럼 구독료를 낮추는 대신 광고를 제공하는 상품도 곧 나올 것 같다.

1997년 설립 이래 고성장을 해 온 넷플릭스이지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영원한 강자는 없다. 넷플릭스의 행보에 국내 OTT의 고민도 더 깊어질 것이다. 2021년에 웨이브 558억 원, 티빙 762억 원, 왓챠 248억의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 각 OTT 기업들의 효과적인 전략과 대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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