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득점 순서 조작' SBS '골때녀'에 행정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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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위원들 "예능 프로그램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리얼리티'로 인식한 예능에서 조작방송" 중징계 의견도

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SBS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 ⓒSBS

[PD저널=엄재희 기자] 지난해 ‘득점 순서 조작’ 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에 행정지도가 결정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는 3일 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연예인 여자 축구팀 간 경기를 방송하면서 득점 순서를 편집해 논란을 일으킨 <골때녀>가 심의 규정을 위반했는지 심사한 결과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행정지도는 법정제재 보다 낮은 제재로, 법정제재와 달리 방송사 재허가 심사 때 반영되지 않는다.

회의에서 '득점 순서 조작' 논란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놓고 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윤성옥 위원은 “예능이냐 보도냐 장르를 떠나 시청자들이 리얼리티로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이 프로그램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은 실제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는 조작방송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관계자를 출석시켜 의견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광복 위원장도 “(이번 사안은) 스포츠에서 승부조작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앞뒤를 바꾸고 조작을 하는 것을 보고 농락당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캐스터나 해설자들의 책임은 없는지 진상을 살펴봐야하지 않겠나”면서 '의견진술' 의견을 냈다.

다수의 심의위원은 ‘득점 순서 조작’을 예능에서 허용할 수 있는 범위라고 봤다. 

김우석 위원은 “(이 프로그램은) 스포츠가 아니라 예능이다"면서 "예능에서 스포츠의 기준을 댄다면, 런닝맨에서 장난치고 게임하는 것도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담당PD를 교체하는 등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했다”면서 행정지도 의견을 냈다.

정민영 위원도 “실제 경기 상황하고 중계된 순서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면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종의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고, 방송사가 해결의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권고 의견을 밝혔다.

다수 위원의 의견에 따라 '행정지도'로 결정이 되자 윤성옥 위원은 "방송이 조작된 것인데 어떻게 행정지도가 나오느냐"고 재논의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급감 현상을 진단키트 문제로 연결 지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의견진술을 거쳐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진행자 김어준 씨는 지난해 11월 26일자 방송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으로 확산세와 다르게 확진자가 급감하는 일본의 상황을 전하며 일본이 우리나라 진단키트를 수입하지 않고, 델타변이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회의에서 일부 위원은 일본 민간에서는 우리나라 진단키트를 수입한다며 팩트가 틀린 점을 지적했고,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는 방송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일부 오류가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진실하다면 공론장에서 자유롭게 의견 개진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행정지도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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