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끝낸 언론...尹 대통령 부부 '비선 보좌' 비판 논조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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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민간인 동행 첫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3일 동안 8건 보도
지지율 급락에 보수언론도 "대통령의 공사 구분이 이래서야" 경고 메시지

첫 해외 순방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민간인 신 모씨도 공군 1호기에 탑승해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PD저널=엄재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길에 이원모 인사비서관 부인인 신 모 씨가 동행한 사실이 알려져 ‘사적 보좌’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공군 1호기 민간인 탑승'을 처음으로 보도한 MBC는 사흘 동안 8건의 리포트를 내보내며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고, 보수언론도 사설 등을 통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MBC와 <동아일보>의 단독보도로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에 민간인이 동행한 게 알려진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메인뉴스를 살펴보면, MBC가 8건으로 관련 보도가 가장 많았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5일 '공군 1호기 민간인 탑승'을 단독보도한 데 이어 7일에는 대통령실 내부에서 신 모씨의 동행에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묵살됐다는 후속 보도를 내놨다. 

다음으로 KBS·JTBC이 각 5건으로 뒤를 이었다. KBS <뉴스9>는 지난 6일 <또 ‘비선 수행’ 논란…법적 문제 없으니 괜찮다?>에서 "기타수행원 자격을 얻어서 간 거니까 문제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두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도 신 씨 같은 사례는 없었다는 게 전직 관계자의 설명"이라고 반박성 보도를 했다. KBS는 이날 <‘尹 친척 동생’ 대통령실 근무…“사실상 부속2팀 역할”>을 통해 윤 대통령의 외가 6촌이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TV조선은  3건의 보도를 내놨는데, 지난 6일 <'기타 수행원' 해명했지만…법령에는 없어 논란 불가피>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에 "'기타 수행원'은 편의상 구분을 위한 개념이지, 법조문이나 규정에 있는 용어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보도한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리포트 갈무리.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가 단독 보도한 '1호기 속 수상한 민간인' 리포트 갈무리.

종합일간지는 '비선 보좌' 논란에 대한 관심도에는 편차가 있지만, 논조는 대체적으로 비판적이다.  

6일부터 8일까지 종합일간지 5개사(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경향신문) 중 '민간인 순방 동행' '6촌 행정관 채용' 문제를 다룬 보도는 <경향신문>(8건)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겨레> 5건, <동아일보>·<중앙일보> 각 4건, <조선일보> 1건순이었다. 

신문들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실의 해명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6일 사설 <또 불거진 김건희 여사 ‘사적 수행, 비선 국정농단 잊었나>에서 “대통령실 업무체계와 기강이 뿌리째 흔들렸다”며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 당시 비선으로 국정을 농단해 대통령 탄핵까지 부른 ‘최순실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지 못하는 게 권력 주변 비선의 폐해”라고 비판했다.

'민간인 동행'을 단독 보도한 <동아일보>도 지난 7일 사설 <인사비서관 부인 1호기 동승, 공사 구분이 이리 흐릿해서야>에서 “고위 공직자 발탁을 담당하는 인사비서관은 공정의 상징 같은 자리다. 이런 참모의 부인이 대통령 지인이라면 더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의 공사(公私) 구분이 이래서야 되겠나”고 질타했다.

<중앙일보>는 별도의 사설을 내지는 않았으나, 안혜리 논설위원이 쓴 7일 <김건희 5만원 치마 32만원 발찌 비밀…출처는 친오빠였다> 칼럼에서 김건희 여사의 옷 관련 논란을 짚으며 “지난 스페인 순방 때는 김 여사와 평소 친분이 두터운 민간인 신모씨가 동행하고, 돌아올 때는 심지어 대통령 전용기로 함께 귀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더불어민주당이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건 국민을 대놓고 우습게 봤기 때문이다. 지금 딱 그때 생각이 난다”고 지적했다. 

보수언론까지 비판에 가세한 배경에는 취임 두 달여 만에 30%대까지 주저앉은 지지율 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보수언론이 ('민간인 순방 동행' 등 윤 대통령 보좌 논란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에 경고의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계속 추락하는 지지율로 인해 국정동력이 떨어져 보수정부가 여론으로부터 외면받고 어려움에 처한 것을 막아보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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