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나비효과, IP 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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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영우’ 나비효과, IP 힘 커진다
안방극장 사로잡은 '우영우' 시즌2 기대감도
콘텐츠의 파워 입증...유통 기회 확대 예고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07.29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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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우영우 신드롬’이 심상찮다. ‘우영우’의 나비효과는 어디까지 뻗어갈까. ENA<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이래 빠른 속도로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첫 방송 시청률은 0.9%로 시작했으나 지난 9회 시청률이 15.8%(닐슨코리아, 전국)를 돌파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TV 화제성도 59.16%의 점유율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강자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통상 케이블 프로그램은 시청률 1%만 넘겨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우영우>는 신생 채널에서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린 것이다. 대중의 반응도 뜨겁다. 실제 촬영지인 ‘소덕동 팽나무’를 두고 천연기념물 지정에 불을 지폈고, 드라마 속 우영우가 착용한 가방, 시계는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해외에서도 인기다.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비영어 TV부문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외신에서는 “‘우영우’가 ‘오징어게임’과 같은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우영우>의 시작을 되짚어보면 오히려 장애물이 많았다. 제작진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신입변호사 우영우 역에 배우 박은빈을 고려해 작품을 구상했다. 박은빈이 부담감으로 작품을 여러 차례 고사하며 난항을 겪었지만, 제작진의 기다림 끝에 출연이 성사됐다. 채널 인지도도 턱없이 낮았다. <우영우>가 방영되고 있는 케이블 채널 ENA는 KT그룹 계열사인 스카이TV의 주요 채널로 2004년에 개국했다. 지난 4월 기존 ‘스카이’에서 리브랜딩했지만, 다매체 다채널 판도에서 입지가 좁은 상황이었다. 

<우영우>는 이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흥행공식을 살짝 비틀어 이야기의 힘을 보여줬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 치정 및 살인, 권력형 비리가 아닌 따뜻한 감성을 다룬 법정물, 자폐인, 성소수자, 탈북민, 영세업자, 노인 등 사회적 약자가 등장하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붙잡았다. 주춤하는 방송사, OTT의 급성장이라는 환경 속에서 <우영우>는 채널 영향력과 황금 시간대 편성보다 이야기의 힘으로 대중의 정서를 건드릴 때 나비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네이버 웹툰에서 선보인 웹툰 이미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인기에 힘입어 네이버 웹툰에서 선보인 웹툰 이미지.

콘텐츠업계에서 <우영우> 열풍은 지식재산권(IP)에 관한 관심을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제작사 에이스토리는 <우영우>를 ENA에 국내 방영권을, 넷플릭스에 해외 방영권을 판매했다. 기대 이상의 호응을 맛본 에이스토리는 <우영우>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만큼 상황이 뒷받침된다면 <우영우> 시즌2 제작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이후 국내외 방영권 판매는 지금보다 주도적으로 협상력을 갖고 임할 가능성이 높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PD도 제작발표회에서 “공들여 만들어 놓은 ‘우영우 월드’가 계속 뻗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시즌제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제2의 우영우’, 즉 ‘IP 확보’를 위해 제작사 설립‧인수와 OTT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지난 3월 SLL로 사명을 변경한 JTBC스튜디오는 드라마‧영화 제작사 필름몬스터, 미국 제작사 윕(wiip)을 인수한 데 이어 현재 15개 제작 레이블과 협업 중이다. CJ ENM은 이달 티빙과 KT의 OTT 시즌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지난 2016년 스튜디오드래곤 설립에 이어 올해 CJ ENM 스튜디오스를 설립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힘쓰고 있다.

그간 방송사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던 방식이 제작사 혹은 스튜디오 중심으로 바뀌고, 조건에 걸맞은 채널과 플랫폼에 유통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생 채널에서 <우영우>가 거둔 성공은 채널을 넘어 콘텐츠의 자율성과 유통 기회의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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