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체 기고 칼럼 "외신 둔갑" 깎아내린 조선일보…필자 “이중잣대” 공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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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일리노이대 최승환 교수가 미국 매체 칼럼 인용 보도에 "외신 둔갑"
최 교수 "기고문 한국에서 인용할 경우 '외신' 보도 일반적"

 

7월 31일 조선일보 "'오마이 시민기자'의 尹비판 블로그글, 국내서 '외신'으로 둔갑한 사연" 기사 ⓒ조선일보
7월 31일 조선일보 "'오마이 시민기자'의 尹비판 블로그글, 국내서 '외신'으로 둔갑한 사연" 기사 ⓒ조선일보

[PD저널=엄재희 기자] <조선일보>가 '외신 둔갑'이라는 표현을 쓴 칼럼의 필자가 "이중잣대, 어불성설"이라고 <조선일보>의 기사를 공개 반박했다.  

<조선일보>가 지난 1일 <‘오마이 시민기자’의 윤 비판 블로그글, 국내서 외신으로 둔갑한 사연> 기사를 통해 최승환 일리노이대 교수의 칼럼을 '외신'으로 인용한 보도에 문제를 제기하자, 최 교수가 <오마이뉴스>에 직접 반박글을 올렸다.  

<조선일보>가 주목한 최 교수의 칼럼은 지난달 24일(미국 시간) 미국 안보 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부터 그 자신을 구할 수 있을까?(Can Biden Save South Korea’s Unpopular President From Himself?)>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을 분석한 글로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너무 빠르게 미국의 부담(골칫거리)가 되었다”고 짚으며, “미국은 잠재적으로 불리한 외교 정책 때문에 한국의 대통령이 인기가 없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내 매체는 <“윤석열, 미국의 짐이 됐다”...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분석한 美전문가들>(서울신문), <美전문가, “윤, 두달만에 지지율 급락...美에 골칫거리> (뉴시스) 등의 제목으로 인용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고글이 <내셔널인터레스트> '블로그' 탭에 게재됐으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교수가 작성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조선일보>는 외신으로 보도한 기사들을 언급하며 “해당 언론에 실린 것은 기사가 아닌 외부 기고문이었다. 기고자는 어느 한국계 미국인 교수였는데, 그는 올해만 5차례 <오마이뉴스>에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른바 ‘시민 기자’였다”고 썼다. 이어 “이 글은 내셔널인터레스트 홈페이지에서 ‘잡지‘, ‘군사’, ‘경제’, ‘기술’ 등 정식 기사 코너가 아닌 ‘블로그’ 코너의 하위 게시판 ‘코리아 워치‘에 24일 올라왔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대선 토론 당시 이재명 후보가 최 교수가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글을 인용하자, 윤석열 후보가 “그 저자는 국제정치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엉뚱한 얘기하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라고 평한 점도 거론했다.

최 교수는 1일 <윤 대통령 비판 국내글이 '외신'둔갑? 당사자가 ‘조선’에게 묻는다>는 반박글에서 <조선일보>가 과거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문을 외신으로 보도한 사례를 꼽으며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 <美서 또 나온 한국 핵무장론… “국제사회도 용인할 것”> 기사에서 "미 케이토(CATO) 연구소의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교·안보 전문 잡지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이라며 해당 매체를 인용했다. 지난해 8월 <美 전술핵, 한반도 배치 필요하다>에서도 "로버트 매닝 연구원은 외교전문저널인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이라며 인용했다.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도 <내셔널인터레스트> '블로그' 탭 하위 게시판인 '코리아 워치'에 기고 중이다.

'조선일보'가 외신으로 인용한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이 '내셔널인터레스트' 블로그 탭 코리아 워치에 기고한 글
'조선일보'가 인용한 더그 밴도 선임연구원 기고 글도 '내셔널인터레스트' 블로그 탭 코리아 워치에 게재되고 있다.

최 교수는 "연구의 한 부분을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기고문 형식으로 투고해 출판하게 됐다. 이런 기고문을 한국에서 소개하거나 인용할 경우 '외신'으로 보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선일보>가 <내셔널인터레스트>에 쓴 기고문을 외신으로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다른 언론매체들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보도하는 것은 외신이 될 수가 없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문제삼은 것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들이 기자라는 특권의식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의견들을 표출하고 조정하는 곳이 <오마이뉴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선 후보 토론에서 나왔던 <더힐> 칼럼에 대해서는 "미국의 국익 보호라는 관점에서 두 명의 후보자를 비교하였을 때 이재명 후보가 미국 입장에서 더 적합하다는 의견에 도달한 것이지, 처음부터 이 후보를 올리거나 윤 후보를 깎아내리려고 쓴 글이 아니"라며 "윤 대통령이 '미국의 시각이 아닌 한국의 시각에서' 제가 쓴 기고문을 읽어보고 올바른 선택을 하여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하기를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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