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의도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
상태바
편성의도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
KBS 일요스페셜 「솔런 호아스 기자의 평양일기」
  • 승인 1998.08.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지난 8월 9일 kbs-1tv에서는 「솔런 호아스 기자의 평양일기(pyungyang diaries)」가 일요스페셜로 방영됐다. 이 프로그램은 96년 9월에 북한을 두 번째 방북한 다큐멘터리스트 솔런 호아스가 촬영한 다큐멘터리물이다. 보이기 위한 도시 ‘평양’. 김일성주의라는 도그마에 빠져있는 ‘북한 주민’. 평양의 9·9절 축제의 모습. 그리고 북한쪽 판문각을 통해 바라본 남쪽 판문점의 모습 등을 내보내면서 솔런 호아스의 시각이 우리 시청자에게 전달되었다.이 프로그램은 kbs에 의해서 지금까지 제작된 북한관련 프로그램 중 가장 돋보이는 다큐멘터리 작품의 하나라고 포장하여 선전되었다. 남북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침 없는 제3자의 시점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남한의 보수세력들의 적대적 대북 관계를 보여주는 듯한 내용의 연속으로 객관적인 3자적 시점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게 했다.북한 관련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은 그것이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에 일조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촬영하고 싶었지만 카메라를 빼앗겨 버릴 것 같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날인가 누가 내 냉장고에 반쯤 담긴 음료수 한 병을 넣어 두었는데 나는 그것이 안전한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라는 솔란 호어스의 말들을 방영하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천지를 헤엄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사람은 없느냐’라는 질문을 프로그램 도중에 넣고, 프로그램 말미에 ‘아마 천지를 건너는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나레이션을 내보내 북한의 붕괴를 바라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평양일기」를 제작한 솔런 호아스는 남과 북의 분단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국외자이다. 그러한 솔런 호아스의 입장이 과연 객관적이고 제3자적인 입장의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되는가? 오히려 단순 접근을 통해 남북한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잘못 오도되어 방영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분단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의 현상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 과연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2년이 지난 필름을 구입하여 굳이 이 즈음하여 방영한 것, 북의 붕괴를 점치는 듯한 태도, 그리고 프로그램 전편에 흐르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듯한 나레이션을 내보낸 kbs의 편성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 과연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방송의 역할을 kbs는 다하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새 정부의 ‘햇볕정책’ 기조와 맞물린 분단극복을 위한 kbs의 정부수립 50주년 특별프로그램 제작 방향과 이 프로그램의 방영의도가 일치하는지 묻고 싶다. 얼마전 8·15특집물로 kbs가 방영한 「특별 생방송, 나라사랑 나부터 시작합시다」라는 말처럼 나라사랑을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은 kbs 자신이 아닐까?
|contsmark1|※ 우리는 지난 8월 15일 임진각에서 솔런 호아스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임진각에서 열린 통일축전 행사에 참석한 솔런 호아스는 노르웨이 태생의 56세의 여류 다큐멘터리스트다. 그는 ‘기자’로 불려진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자신은 다큐멘터리 감독임을 강조했다. 또한 “평양일기를 하나의 영화로서 봐 주길 바란다”고 말하면서 평양일기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려는 취지와는 거리가 있지 않느냐는 우리의 질문을 피해갔다. 직접 만나본 결과 그는 정치적 관점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으며, 이 필름은 폐쇄적인 북한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둔 다큐멘터리 작품 그 자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바깥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제작 의도였기 때문에 그런부분에서 평가해 주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그가 “백두산 천지를 헤엄쳐 건너 중국으로 넘어가는 사람은 없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기는 했으나 그것이 북한 붕괴를 점치거나 하는 따위의 의도를 가지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는 점이다.|contsmark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