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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스페셜], [대한민국], [그것이…], [정범구…] 등
소재주의 극복하고 소외계층에 지속적인 눈돌려야

|contsmark0|최근 방송3사의 교양 프로그램들이 양심수 문제, 군 의문사 등 그간 우리 방송에서 금기시되어왔던 소재를 잇달아 다뤄 주목받고 있다.지난 9월 3일 방송된 mbc [다큐스페셜 - 석방, 그후]는 올 8·15 대사면으로 준법서약서를 쓰고 나온 시국사범, 공안사범, 양심수들의 문제를 다뤘다. 사노맹 총책이었던 백태웅 씨를 비롯해, 고정간첩 혐의를 받은 함주명, 강희철 씨의 석방 후 생활과 그들의 억울한 사연을 조명했다.연출자 이종현 pd는 “70·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지금은 사회의 중추를 이룬 30·40대 지식인층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9월 10일 방송된 kbs-1tv [다큐멘터리 대한민국 - 인권보고2. 잊혀진 죽음이 말한다](연출 황범하)는 75년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인혁당 사건’ 관련자들과 그 사건의 실체와 남아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또 80년대 폭압적인 독재정권에 맞서 이땅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는 가운데 의문의 죽음을 당했던 사람들과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유가족들의 노력도 보여주었다.9월 1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김훈 중위 의문의 죽음’(연출 박정훈) 편은 지난 2월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서 일어난 김훈 중위의 권총 자살사건을 둘러싼 논쟁을 짚었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군헌병단이 현장조사와 재조사 끝에 자살로 결론낸 것.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재미 법의학자의 분석을 통해 김훈 중위의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방송 전 육군의 방영연기 압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방영되었다.연출자 박정훈 pd는 “지난 4월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나 정보접근이 차단되어 매우 어려웠다”며 “재수사과정 및 수사결과에 대한 후속취재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kbs-2tv [정범구의 세상읽기](연출 예미란)는 8·15 특사로 출소한 노동자시인이자 사노맹 핵심간부였던 박노해 씨와의 대담을 마련하는 등 진보적 인사의 목소리를 방송해 격세지감까지 느끼게도 했다.이처럼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성역과 금기로 여겨져왔던 소재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pc통신 등에는 시청자들의 격려성 편지가 잇따르고 있고, 프로그램 시청률도 평소보다 웃도는 수준이었다.kncc언론모니터 임순혜 팀장은 “최근 방송에서 양심수 등 인권문제를 다루는 것은 그동안 표현의 제약을 받아왔던 방송인들이 스스로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보여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으며,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정보자료실담당 엄주현 씨도 “운동단체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인권문제를 설득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반면, 방송의 경우 일반인들에게 인권문제를 환기시킬 수 있고 여론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pd나 기자들이 새 정부 들어서 의욕을 갖고 그간 하지 못했던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그러나 이러한 경향들이 단순히 ‘소재주의’나 ‘일회성’으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당부도 많았다.임순혜 팀장은 “이러한 소재들을 흥미본위로 다루기보다는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숨겨진 이면의 진실을 끈질기게 추적,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인권운동사랑방 엄주현 씨 역시 “한번 터뜨리면 그만인 것이 방송의 속성이라 시청자들이 인권 문제는 과거의 일로 여기고 현 정부에서는 없는 일로 여길까 우려되는 면이 있다”면서 “과거의 금기시된 소재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반인권적인 행태를 지속적으로 다뤄 책임지는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표현의 자유 확대와 이에 따른 소재 및 방송영역의 확장이 단순히 새정부 출범이라는 달라진 정치 환경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방송이 주도적으로 사회의 소외된 곳을 비추는 빛이 되어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바람은 이뤄질 것인가. 이제 그 열쇠는 방송인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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