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2 - MBC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규 프로그램 편성 등 ‘활용’ 극대화로 활로 모색해야
없애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려워… PD특파원제 폐지는 또다른 기회손실

MBC가 PD특파원을 파견한 것은 지난 96년 3월. KBS에 이어 두 번째로 LA특파원에 최영근 PD, 파리특파원에 최진용 PD를 파견했었다. 그러나 PD특파원 3년 임기중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IMF한파로 인해 MBC PD특파원의 후임조차 거론되지 않는 등 MBC PD특파원은 존폐기로에 있다. 과연 MBC에서 PD특파원제도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1기 특파원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MBC PD특파원의 성과와 과제를 점검했다. <편집자>PD특파원의 업무MBC PD특파원은 교양제작국 교양제작운용부 소속으로 업무지시는 최종적으로 교양제작국장의 결제로 이루어진다.PD특파원의 주업무는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 그 첫째는 프로그램 제작이다. , , <화제집중 생방송 6시> 등 정규 프로그램에 제작참여를 하고 있으며, 각종 계기특집과 창사특집 이산가족찾기특별생방송 등에 참여했다. 또 50분물 완성본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파리 최진영 특파원이 제작한 <프랑스를 움직이는 학교 ‘그랑제꼴’ 1·2부>는 방송위원회에서 주는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LA 최진용 특파원도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등을 제작하는 등 지금까지 두 특파원이 6편의 완성된 50분물 프로그램과 150여편의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했다.그 둘째는 해외동향보고 등 자료조사다. 월 1회 정도 선진각국의 프로그램 동향 등을 본사에 알려주고 있으며, 본사 요청이 있을 경우 각종 자료와 프로그램 복사 및 구입 등도 담당한다.또 본사 취재진의 해외출장에 필요한 사전조사와 사전답사, 각종 섭외 및 코디 등의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파리 최진용 PD의 경우 카메라와 카메라맨, 조명장비, 취재차량 없이 외부프로덕션을 임차해 사용하다가 97년 3월 이후 6mm 디지털 카메라로 전 프로그램을 취재 제작하는 원맨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일하고 있으며, LA 최영근 PD 역시 카메라와 카메라맨, 조명장비, 취재차량 없이 외부프로덕션을 임차해 사용하다 98년부터 대부분 6mm 디지털 카메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업무량이 매우 많다. <이서영>PD특파원 활동의 성과 이처럼 MBC PD특파원의 활동은 KBS와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KBS가 <세계는 지금>이라는 프로그램에서 PD특파원이 취재에서 편집, 더빙까지 한 완제품을 고정적으로 만들 수 있었던 데 비해 MBC의 경우 특파원 고정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이다. 각종 정규 프로그램에 꼭지로 참여한다고 해도 이는 해당 프로그램에 묻혀 버리기 일쑤다. 따라서 PD특파원은 ‘하는 일은 무척이나 많다고 들었고’, ‘실제로 일을 많이 하는데’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빛이 나지 않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외에도 PD특파원의 역할은 나름대로 있다.교양제작국 팀의 김영호 PD는 “프로그램의 시야를 넓히는 교량 역할을 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며, 프로그램의 내용을 풍부하게 한다”고 평가한다. 김 PD는 “의 경우 국내의 문제를 짚고 그 대안으로 선진국의 제도 및 시스템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취재 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때 PD특파원은 이러한 취재를 잘 수행한다”고 전한다.해외취재 경험이 있는 또다른 PD는 “해외취재시 사전준비를 많이 해도 현지에 가면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데 PD특파원이 사전준비 및 코디, 현지답사를 해주는 경우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시간과 돈을 절약한다”고 평가했다.박신서 교양4CP도 “PD특파원이 있는 지역은 해외출장을 가지 않다. 10분짜리 코너 참여에도 섭외부터 촬영·편집까지 혼자 담당하며, 해외취재를 가는 PD를 위해 사전 어레인지, 헌팅을 비롯한 많은 일을 담당한다”고 평가했다.<이서영>PD특파원 활용의 문제 현재 MBC PD특파원의 가장 큰 문제는 PD특파원의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이다. LA 최영근 특파원은 “서울을 떠나올 때 PD특파원이 만드는 단위 프로그램을 갖는 줄 알았다. PD와 프로그램은 불가분의 관계인 만큼 자신의 프로그램이 없으니 특파원 본인도 주변인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PD특파원이 하는 일 없이 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이러한 생각은 파리 최진용 특파원도 마찬가지다. 최진용 PD는 “PD특파원 재임 기간 내내 개편 때마다 독립프로그램을 기대했지만 한번도 성사되지 않았는데 이 점은 대단한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전하고 있다.이에 대해 박신서 팀장은 “교양제작국은 PD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PD특파원 정규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LA와 파리 두 곳의 특파원으로는 정규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없고, 본사 인력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70명이 못되는 교양제작국 PD들이 9개의 정규 프로그램과 각종 특집성 생방송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구조속에서는 무리”라고 진단했다.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모 PD는 “어차피 교제국에서 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새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기존의 프로그램을 하나 내리면 된다. 그리고 그 인력을 새 프로그램에 배치하면 가능한 일”이라고 꼬집는다. “현재 범람하는 재연프로그램 대신 PD특파원 프로그램을 심는다면 회사에서 얘기하는 공영성 강화와 교제국 정체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편성실의 김환균 PD도 “우리의 시각에서 세계의 문제를 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제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에서 외국의 실생활과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것도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PD특파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고정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한편, PD특파원 선정방식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교제국의 모 PD는 “PD특파원을 선망의 대상으로 인식해 PD특파원 선정시 교양제작국 1인, TV제작국 1인으로 기계적으로 배분했는데 이러한 나눠먹기는 옳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다시 원점으로 - MBC PD특파원 과연 필요한가IMF 이후 감량경영과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아직 2기 PD특파원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MBC PD특파원제도는 1기로 막을 내려야 하나?김영호 PD는 “IMF 이후 해외취재의 엄격한 제한을 받는 형편에 PD특파원까지 없앤다면 취재영역 자체를 매우 축소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PD특파원이 본사에 돌아왔을 때 그들이 보고 느낀 것이 모두 프로그램에 녹아날 것이며, 인접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마디로 돈 줘서 유학도 보내는데 PD특파원은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라는 것이다.또 한 PD는 “당장 지난 3년의 결과를 놓고 보면 PD특파원의 존재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처음 아닌가.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고 다음 3년을 더 낫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없애기는 쉬워도 후에 필요에 의해서 다시 만들려고 할 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제도 자체는 존속하되 그 운영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정길화 MBC PD협회장은 “단순대차대조표의 평가에 얽매이면 PD특파원은 장래가 없다. 총체적인 투자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물론 모든 것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지 공짜로 주는 것은 아니라는 측면에서 PD특파원 개개인이나 특정 부서를 나무랄 수도 있으나 왜 이렇게 됐는지 생각해보면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주거나 밀어주지도 않은 채 먼저 흔들려고 하는 MBC 조직문화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정 회장은 또 “기회의 포기는 기회의 손실을 가져온다. IMF 이후 연구개발비부터 줄이는 기업에게 미래를 기대할 수 없듯이 PD특파원을 없앤다면 이것이 바로 하루살이 방송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서영>MBC PD특파원 제작 실적<프랑스를 움직이는 학교 ‘그랑제꼴’ 1·2부> <코리안특급 박찬호> 등 50분물 6편 제작<생방송 두여자> 20편 참여(96.10∼97.2)<생방송 아침이 좋다> 41편 참여(97.3∼97.12)<화제집중 생방송 6시> 10편 참여(98.1∼98.4) 17편 참여(96.11∼98.9)이외 <사랑의 스튜디오> <일요일일요일밤에> <장학퀴즈> <경찰청사람들> <어린이에게 새생명을> ‘연말특집’ ‘신년특집’ ‘특집기획’ 등 정규 및 특집 프로그램에 50여회 제작참여 및 자료·정보 수집PD특파원에 대한 몇가지 의견▷ PD특파원 문제는 활용의 문제다. 윗사람들이 특파원을 활용할 의지를 가지고 지원해주고 방송시간도 내면 된다. PD특파원이 하고 싶지 않아서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막말로 회사에서 정규 프로그램 주고 하라고 하면 설마 펑크를 내겠는가.▷ 물론 투자에 비해 산출이 빈약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PD가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선진국에 머물면서 보고 배운 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회사에, 나아가서는 우리 방송문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리라고 감히 장담한다.▷ 현재 PD들 사이에서는 PD특파원 유지 열망이 매우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PD특파원을 사장시킨다는 것은 또다른 사기저하를 가져올 것이다.▷ PD특파원의 가장 큰 문제는 MBC내에서 PD특파원이 기자특파원과 왜 다른지에 대한 개념정립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KBS의 경우 호황시절에 영역을 개척해 이미 자리를 잡았으나 MBC는 미처 자리를 잡기도 전에 IMF 한파로 흔들리고 있으니 매우 곤혹스럽다.▷ 현재 PD특파원이 교양제작국 소속이고, 예산 관리 또한 교양제작국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취재가 어렵다. 오히려 예산을 지사에 맡겨 독자적인 취재활동을 보장해주는 것이 좋지 않은가.▷ PD특파원은 지금보다 늘어야 한다. 동경이나 베이징도 매우 필요한 거점이다. 방송은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물론 PD특파원 스스로도 프로그램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사로 들이미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MBC 다이어리나 사원수첩 맨 뒤의 해외지사 인원에 PD특파원은 이름조차 올라있지 않다. 이는 MBC 내에서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쩌면 MBC PD들의 책임이 아닐까?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