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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특파원의 원활한 활용을 위한 제언
최창섭
서강대 언론대학원장

|contsmark0|지난 89년 pd특파원제도의 도입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었다. 새로운 비용 부담과 정보량, 그리고 기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같은 문제들이 있기는 했지만, pd특파원제도가 도입되었을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유용했기 때문에 pd특파원제는 결국 도입되었다. 그후 pd특파원제는 그 나름대로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가경제 위기에 따라 방송사의 구조조정 가운데서 (mbc의 경우) pd특파원제의 존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pd특파원은 프로그램 직접 제작뿐 아니라 현지의 방송동향, 편성의 흐름과 같은 방송관련 정보는 물론이고 해당 지역의 각종 정보를 기동성있게 취합해 알려옴으로써 본사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좋은 참고가 된다. 더욱이 imf 이후 해외취재를 제한하는 형편에 pd특파원까지 없앤다면 취재 영역 자체를 축소하는 것이다.원론적으로 pd특파원제도의 의의는 첫째 정치·경제적 사안이라도 해당 국가의 문화적 배경을 동시에 고려하는 심층적인 보도가 가능하다는 점, 둘째 뉴스 기사 이외의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 셋째 본국 문화의 시각에서 심층적으로 해외프로그램을 제작함으로써 문화의 동질성을 유지·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정보만이 살 길’이라는 imf 시대에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imf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중장기적인 계획은 조정되거나 폐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pd특파원의 철수는 단기적으로 봐서는 방송사의 이익이 될 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결국 커다란 손실인 것이다.여러가지 면들을 고려하여 pd특파원제를 도입한지가 엊그제인데, 지금 당장 방송사가 어렵다고 해서 이 제도를 폐지시킨다면, 과연 무엇이 남겠는가. 오히려 그 제도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되지 않을까 싶다.따라서 미약하나마 pd특파원제도의 원활한 활용을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첫째, 기자특파원과 pd특파원의 차이를 인식시켜야 한다. 특파원이라고 하면 흔히 기자를 떠올리지만 특파원이란 본국의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본사의 취재 목적으로 외국에 파견된 기자, 카메라맨, pd 모두를 통칭하는 말이다. 일본 nhk의 경우 프로그램이 양산되는 지역인 뉴욕, 파리, 런던, 방콕,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pd특파원을 파견하며, 뉴욕과 파리에는 기자보다 오히려 pd를 더 많이 보내고 있다. 후지 tv의 경우 런던, 모스크바에 기자를 보내지 않고 pd특파원만을 보내고 있다.둘째, pd특파원의 선출 문제이다. pd특파원의 선출과정, 임기, 일 자체가 모두 투명해야 한다. pd특파원을 특혜라고 생각하는 접근방식은 잘못된 것이며, 중장기적인 계획없이 일부 국가, 즉 la·도쿄·파리와 같은 주요국가의 대도시에만 편중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셋째, 방송사 예산 구성에서 pd특파원 예산을 특정 부서에 편중해서는 안된다.특파원은 회사를 대변하는 것이고 또한 더 나아가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pd특파원 예산을 특정 부서에 편중시키지 말고 독립적으로 할당해야 한다. 또 지금 당장 두드러지는 효과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서 특파원과 관련한 예산을 감축하거나 폐지한다는 것은 방송의 미래에 있어서 큰 손실임을 인식해야 한다.넷째, pd특파원에게 고정적인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우리의 시각에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pd특파원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고정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 pd특파원들에게 고정 프로그램이 주어진다면 pd특파원의 개념도 다시 한번 정립될 것이고, 또한 pd특파원들이 일시적인 특집방송을 제작할 때보다 더욱 책임을 다해 일할 것이다.다섯째, pd특파원의 업무와 귀국 후 활동이 연관되어져야 할 것이다. pd특파원의 3년 임기가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 회사 내에서 파견되었던 국가의 문제들을 주로 다루며, 특히 해당국가에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담당하는 업무와 연계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오늘날과 같이 복잡하고 다원화된 세계 정세 하에서의 방송은 단순하게 정보를 유통시킨다는 차원에서만 머물러서는 안되며, 적극적으로 자국의 국가 이익을 관철하고 타국의 문화적 침투로부터 자국 문화의 동질성을 유지, 보존하는 방향으로 해외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imf 이후 한국 방송은 세계에서 프로그램으로 경쟁해야 한다. 보도가 아닌 프로그램으로 경쟁하는 것이다.방송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많은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있다. 외화 낭비라는 이유로 해외취재도 엄격히 제한되고 있으며 돈이 많이 드는 프로그램은 그것이 어떤 내용을 담든지 상관없이 취소되고 있다. 그렇다면, 10년 후 우리 방송은 과연 무엇을 담고 있을까. 그리고 이런 방송을 보고 자란 우리의 아이들이 이 지구촌 시대에 어떠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pd특파원의 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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