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 정부는 지역방송부터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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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대구MBC PDMBC노조 파견

|contsmark0|문화관광부가 21일 발표한 ‘방송영상산업 진흥대책’은 독립제작사 육성대책(사실은 이것도 아니지만)을 제목을 잘못 달았거나 아니면 ‘지역방송 고사시키기 대책’을 교묘하게 위장하기 위한 것이거나 분명 둘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방송영상산업을 진흥한다는 거창한 취지하에 마련한 이 대단한 정책에 독립제작사 육성책만 가득하고 빈사상태에 처한 지역방송에 대한 내용은 단 한줄도 없단 말인가.독립제작사 육성을 위해 정부가 풀어놓은 커다란 선물보따리 속엔 프로그램제작업을 서비스업종에서 제조업으로 바꾸어 각종 조세혜택을 준다거나 프로그램제작을 위해 연간 100억원을 장기저리 융자해준다는 재정적 지원방침외에도 편성적 측면에서 외주비율 30%확대, 주시청 시간대(19시-23시) 외주제작 프로그램 편성 의무화같은 파격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그런데 정말로 이상한 것은 이런 훌륭한 정책들이 선진외국에서는 지역방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벌써 수십년 전에 마련되거나 시행되고 있는 정책들인데 왜 이제 우리나라에 수입(?)되어서 독립제작사 지원에만 엉뚱하게 이용되고,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과 현업인들이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해 제안한 대안과 정책들은 모조리 어디로 사라졌는가 하는 점이다. 지역방송인들이 제 밥그릇이나 챙기겠다고 독립제작사 지원방침에 불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일의 선후를 제대로 가려 기초부터 시작하라는 것, 정부가 고사위기에 처한 지역방송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제도적 지원이나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영상산업발전이나 대외경쟁력 강화라는 논리나 명분을 내세울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할 따름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정부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외국프로그램의 유입피해를 막아주고 문화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 독립제작사의 시급한 육성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다. 정부가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문화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중앙의 획일화된 문화보다 소외되고 사라져가는 다양한 지역문화를 시급히 살려야한다. 그래서 지역문화의 보전과 전파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 방송도 함께 살려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중앙사의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만 양산할 것이 뻔한 독립제작사 육성에는 그렇게 발벗고 나서면서 정작 그 지역에 수십년간 뿌리를 내리고 그 지역의 문화에 대한 유무형의 자산을 가진, 그래서 가장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지역방송사의 지원은 외면하는가 말이다.지역방송은 힘없다고 버려두고 죽게할 만큼 가치없고 만만한 것이 결코 아니다. 미국, 영국, 일본같은 나라에서도 이미 독립제작사 지원정책을 펴기 전에 지역방송 활성화 대책을 완벽하게 마련해 놓았고 형식적이긴 하지만 우리 방송법에도 분명히 명시하고 있지 않는가. ‘방송은 지역 사회의 고른발전과 민족문화창달에 기여하여야 한다’ 라고. 이제 제발 법 좀 지키면서 살게 해줬으면 정말 좋겠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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