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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욱
EBS 다큐제작팀 차장

|contsmark0|시작된 지 8년여, 환경다큐멘터리로 정규 편성된 <하나뿐인 지구>는 98년 11월말을 기점으로 5백회를 맞게 된다.지난 몇해동안 방송된 <하나뿐인 지구>의 내용을 보면 생태계 보존문제를 비롯해 대기, 수질, 토양, 에너지, 환경정책 등 다양한 각 분야를 다루어 왔다. 방송초기에는 5∼10분물의 교과서적 이론에 근거한 계도성 시리즈에서부터 시작했는데 1993년 이후부터 본격적인 다큐멘터리로 출발을 했고 체계적인 환경문제로의 접근을 거쳐 근래에는 종합적인 형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하나뿐인 지구>라는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방송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pd들의 노력에 앞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학계 전문가들과 환경단체 많은 분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수와는 관계없이 우리사회가 처한 환경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일념으로 자료수집 및 현장취재에 많은 도움을 줬다.얼마전 몽고의 녹색당 당수가 몽고에도 우리와 같은 환경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싶다는 취지로 <하나뿐인 지구>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제작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한국방문과정에서 가장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웃는 그의 얼굴에서 수년간 힘들게 제작해온 제작진은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국내문제를 떠나 나라 밖 초원과 사막의 나라 몽고에 환경프로그램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그간 우리가 경험했던 노하우를 통해 자문을 해 줄 수 있었던 것은 환경문제는 범 지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주로 현장촬영에 의해서 제작되는 <하나뿐인 지구>는 환경문제를 다뤄야하는 입장에서 다른 프로그램보다도 촬영이 어렵고, 현장에서는 ‘환경문제’라 하면 일단 기피하기 때문에 협조를 받아서 촬영한다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더욱이 웬만한 개발현장은 입구에 초소를 만들고 경비를 세워 출입통제를 하기 때문에 안에서 이뤄지는 개발문제를 취재하기는 더욱 어렵게 되어있다.<하나뿐인 지구>의 촬영 중 가장 머리에 남는 장소가 몇 군데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몇년 전 복개천 문제를 다루면서 들어갔던 복개된 청계천 밑. 외국인들이 가스 폭발위험이 있다고 잘 지나가지도 않는다는 청계천은 이미 서울시에서도 하천 분류에서 빠져있고 다만 도로로서만 표시되어 있는 곳이다. 콘크리트로 덮힌지 수십 년 된 하천은 죽음 그 자체였다. 약 10년전의 학술조사에서는 약간의 생명체가 나왔었는데 10년 후의 청계천 밑바닥은 생명체의 흔적이 없었다. 죽음 그 자체였다. 자연 그대로의 하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곳이었다.또하나 인상적인 곳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재앙지역임을 알렸던 시화호. 시화호 촬영 중 가장 안타까웠던 것 중의 하나는 가족이 시화호 안에서 망둥어 낚시를 해서 회를 쳐서 가족이 둘러앉아 먹는 모습,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중금속 오염 가능성 때문에 먹으면 안 된다고 제작진이 말하자 상당히 기분 나빠하던 아빠, 이유도 잘 모른 채 눈을 깜박이며 바라보던 어린이. 이 문제의 답은 어디서 얻어야 할 것인가? 정부? 시화호를 책임지고 있는 수자원공사? 환경단체?물과 공기의 오염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고 이런 위협은 죽고 사는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다. 이것이 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갑자기 상황이 나빠진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일이후 독일은 주택난 속에서도 베를린장벽을 철거한 자리에 택지보다 자연공원을 먼저 조성하고 베를린시 전체를 거대한 생태도시로 만들고 있다. 방조제의 나라 네덜란드가 천년역사의 둑을 허물어 농지를 바다로 되돌리고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은 지금도 갯벌을 막아 세계최대의 방조제 공사를 자랑하는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많은 사람들은 매일 쏟아지는 다양한 환경문제에 당황할 수밖에 없고 전지구적인 환경문제를 이해하기에는 힘든 게 사실이다. <하나뿐인 지구> 제작진의 궁극적 목적은 적어도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시청자들에게 숲과 나무를 같이 볼 수 있는 안목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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