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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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화
외주비율 논란에 부쳐
  • 승인 1998.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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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달 pd연합회가 문화관광부의 외주비율 의무확대 방침과 관련하여 “문화관광부는 ‘어설픈 옹기장수’를 포기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후 여러 곳으로부터 피드백이 있었다. pd회원들로부터는 필요한 얘기를 제때 잘해주었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제작사협회를 필두로 시청자 단체나 학계 등으로부터는 한마디로 좀 썰렁한 분위기였다. 말씀인즉슨 “그렇다면 pd들은 현재의 구조 속에서 안주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의였다.과연 그랬던 것일까. 다시금 성명서를 꺼내 본다. 연합회는 먼저 영상산업 진흥의 당위성 측면에서 현업 pd들의 미래상일 수도 있는 독립제작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는 실질적인 영상산업의 진흥이 담보되기 위해서 제작단지 등 영상 인프라의 구축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지적하였다. 또한 연출뿐 아니라 기술, 촬영, 조명, 미술, 특수효과 등 제작의 전반에서 고품질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의 운용이 지향돼야 한다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요컨대 외주비율을 확대하되 기반을 먼저 조성하라는 얘기였고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강행은 외주시장의 왜곡만 가져올 뿐이니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였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금과옥조처럼 영상산업 진흥을 내세우는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위하여 기존의 방송산업이라는 ‘옹기’를 깨뜨리지 말라는 것이 연합회 성명의 골자였던 것이다.제작단지가 구축이 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고 제작 전반에서 고품질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는 어찌 보면 발목잡기작전(?) 같아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 어찌 됐던 시간을 벌고 외주비율 확대방침의 적용을 최대한 늦추면서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것 아니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연합회의 입장에서는 pd회원의 정서를 고려하면서 현실적인 방송문화 창달의 방법론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만약 당국의 방침대로 외주비율이 시행된다면 어떤 현상들이 나타날까. 당장은 방송사에서는 편법적으로 수자맞추기를 하면서 내부에 미칠 영향을 극소화하려 할 것이다. 일각에는 그동안 제작현장에는 만성적인 인력부족이 있었으므로 차제에 연출진을 복수로 하고 사전 전작제를 도입하는 등 인적 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는 모양이다. 순진한 생각이다. 늘어난 외주 물량을 기존의 업체에서 제대로 소화할 것인지의 여부도 불확실하거니와 그 비율만큼의 제작 인력에 대한 고정비용 부담을 작금의 imf 상황에서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지는 능히 짐작이 가는 일이다.결국 해답은 뭐가 있겠는가. 자진신고하겠다. 그것은 능력있고 진취적인 pd들이 대거 방송사의 ‘우산’을 벗어나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 pd들은 프로그램만 잘 만들 수 있다면 그곳이 방송사 안이든 밖이든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프로그램은 pd들의 숭고한 숙명이기 때문이다. pd들의 경우 이 한몸 바쳐 독립제작사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독립’해서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문화관광부가 그리도 타령하는 영상산업 진흥이 가능할까. 스필버그만 있다고 <쥬라기 공원>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환경조성이나 사전 투자도 없이 마구 밀어내기를 한다고 안 될 일이 되지는 않는다.방송계 외부에서 pd들이 변화를 꺼리고 안주하려 한다는 식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한다. pd에게 방송사란 틀은 전문인력으로서 그를 선발하여 키우고 그가 만드는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송출하는 하나의 체계다. 그러한 체계내에서 그 장점을 잘 활용해 효율적으로 과업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보는 프로그램이라는 성과물이다. 중요한 점은 어떤 것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인가 하는 것이다.요약해서 말하겠다. 우리 pd는 오래 전부터 이런 날이 올 것에 대비해 ‘독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다면 한다. 결코 제도권 내에서 버티려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오해가 없기 바란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칠 뿐이란 것을 말하고 싶다. (이 논의마저 배타적인 직종 이기주인지의 여부는 강호제현의 평가에 맡기겠다.) <본보 발행인>|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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