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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외에 더 좋은 직업 있으면 나와라”
유수열
MBC프로덕션 사장

|contsmark0|pd만큼 더 멋있는 직업이 있으면 나와라. 명사인터뷰에 흔히 대답하는 말이지만 나도 한번 쓰련다. “다시 태어나도 귀하께서는 pd를 다시 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pd 외에 다른 직업은 돌아보지도 않겠다”라고 자신있게 말하련다.방송생활 30년, 청운의 뜻을 품고 서울 올라와 공부하면서 출세해서 고향에 금의환향하겠다고 다짐하던 시절, 지금도 생각하면 아련히 떠오르는 꿈이련만, 지나간 세월을 어찌하랴 금의환향하려던 꿈은 어디가고 아직도 헤매고 있으니. 그러나 확실히 후회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열번을 생각해도 잘한 일, 내가 pd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부러운 것도 많으련만 pd라는 사실 하나로 부러운 것이 없으니 굉장하지 않은가.그 어려운 대학시절 지금은 여러 가지 취미가 많이 있지만 그때는 학교에서 신상카드에 취미를 쓰라면 고작 영화감상·독서 등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영화는 우리에게 꿈을 심어주었다. 그래서 나도 영화의 꿈을 버릴 수가 없었다. 대학시절 충무로의 영화사를 찾아다녔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감독님들을 만나면서 분주히 돌아다녔지만 생활을 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러다가 그 당시로는 신세대 직업인 방송pd 시험을 보게 되어 이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pd가 영화감독처럼 방송의 감독이라 하기에.현역pd 시절에는 느끼지 못했으나 이제 관리자 생활을 하면서 pd만큼 사회에 영향을 주는 직업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여러 번 하게 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pd가 만들어내는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이 사회를 흔들고 있지 않은가. mbc 주말연속극 <보고 또 보고>의 겹사돈 이야기는 사무실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한동안 이야기되고 있었다. 요사이는 구성애의 아우성이 새로운 성문화의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성교육강사로 활동하던 구성애를 최 pd는 발견하여 tv화면에 출연시켜 금기시되어 있던 성을 tv화하여 재정립시킨 것이다. tv를 통하지 않고는 인물이 탄생되지를 않는다. pd들이 만들어낸 스타들이 주는 영향을 어찌 이 글로 다 쓸 수가 있겠는가.작년에 치렀던 대선을 생각해보자. 무엇이 대선의 방향을 결정했는가. 과거에는 거리유세나 전단을 통해서 후보자를 알 수 있었는데 프로그램화된 대선방송·대선토론회 등을 통해서 우리의 대표를 결정하지 않았는가.이 시대를 일컬어 영상시대라고 한다. 컴퓨터시대,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시대 이런 호칭들이 영상시대와 같은 의미이다. 이제는 컴퓨터화면과 tv화면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다. 즉 영상을 피해 살 수가 없다. 그러기에 pd는 이 시대의 최상의 직업이 아닌가.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창작작업만큼 보람있는 직업이 어디 있겠는가. 더구나 tv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 마치 취미생활이 직업이니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pd들이여 재미있고 유익하고 시청률이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누군가가 말하기를 pd는 방송사 재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재산이라고 했다. 너무너무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 재산이 아니라 세계의 재산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프로감독이 되어야 한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직업이 아니라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프로pd, 프로감독이 되어야 한다. 프로그램을 승부를 거는 인생을 살자. 수많은 pd가 있지만 프로pd가 되는 것은 또다른 길이 아닌가.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연출의 길을 열망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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