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래 PD의 코미디 연출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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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래 PD의 코미디 연출론 3
단순한 구성에 보석 같은 대사를! 시트콤(Sit-Com) 연출
  • 승인 1998.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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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김웅래 kbs tv2국 제작위원
|contsmark1|시트콤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1) 세 가지 이상의 에피소드를 피하라. 2) 세 가지 이상의 부속세트를 피하라. 3) 세 마디 대사 안에 웃음이 나오도록 하라.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아주 “단순한 구성”에 “보석 같은 대사”여야 한다는 말이다.시트콤은 시츄에이션 코미디(situation comedy)의 준말이다. 즉 ‘상황’코미디인 것이다. 정해진 상황 안에서 변화무쌍하게 이루어지는 코미디라고 이해하면 쉽다.주인공이 정해져 있고, 그와 고정 출연자들 간의 인간관계 상황이 이미 설정되어 있다. 주인공의 생활환경에 따른 세트의 상황이 이미 설정되어 있다.문제는 이미 설정된 상황 안에 어떤 주제가 던져지느냐 하는 것이다.얼핏 봐서 변화가 없는 늘 그 얘기가 그 얘기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정해진 상황에 어떤 하나의 주제가 던져질 때, 출연자들의 성격에 따라 어떻게 반응시켜 새로운 재미를 창출해내냐 하는 것이 시트콤 연출의 포인트인 것이다.과거 우리 방송에서는 ‘코미디’ 아니면 ‘드라마’였다. 둘의 영역은 너무나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었다.우선 연기자가 그랬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는 연기자가 없었다. 작가도 그랬다.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며 집필을 한 작가가 없었다. 프로듀서도 그랬다. 코미디와 드라마의 연출자 교류가 전무했다.그러나 시트콤의 장르는 ‘코믹드라마’다. 위의 두 장르를 교묘히 조화시켜 이루어내는 작품인 것이다.시트콤의 태생이 상업적 필요에 의해서라면 틀린 말일까?시트콤의 종주국인 미국을 보면 이 말에 대해 이해가 간다. 스폰서를 유치하는데 적절한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찾아낸 포맷인 것이다.첫째, 보통 방송시간이 30분 이내여서 토막광고를 내는데 무리가 없다. 둘째, 연기자들이 많지 않아서 저렴한 제작비가 든다. 셋째, 주로 가정이 무대가 되므로 촬영이 용이하다. 넷째, 재방송을 하기에 알맞는 포맷이다. 다섯째, 지방방송이나 케이블에 되팔기 좋다.이상과 같은 흐름으로 본다면 우리나라도 상업방송인 mbc-tv의 <부부만세>가 그 시초였다고 할 수 있다. 그후 tbc-tv의 <가는정 오는정>, <내일도 푸른하늘>, <둥글벙글> 등이 있었다.그 후 5공화국 들어서 방송의 공영성(?)을 내세웠던 그 때 시트콤은 전멸했었다. 그러나 다시 민간 상업방송인 sbs-tv가 개국하면서부터 광고를 유치하기에 좋은 프로그램인 시트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드디어 <오박사네 사람들> 과 이 성공하자 시트콤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편성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3개 방송사에서 모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중의 하나가 되어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mbc-tv는 요즘 <남자셋 여자셋>이라는 청춘(?)시트콤을 방송하며 높은 시청률과 더불어 광고수입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타도 키워내고 많은 화제도 만들어 과거 콩트 코미디프로 전성시대의 영화(榮華)를 요즘은 시트콤에서 보는 느낌이다.시트콤을 연출하기 위해서는 첫째 주인공을 비롯한 조연급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출연자의 성격에 대해 시시콜콜 알고 있어야 한다.그래야 주인공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책임있는 행동을 하도록 연출을 할 수가 있다. 던져진 주제나 사건에 대해 주인공의 신경계통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정확히 판단해 연기지도를 해야 한다. 그 주인공은 적어도 시트콤에서만은 새로운 인물로 태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식구나 친구가 되어버린 주인공이 던져진 사건에 대해 자연스런 연기를 하기를 바라고 있다. 정해진 주인공의 라이프 스타일을 부정하거나 잊어버리고 즉흥적인 연출 플랜을 짜버린다면 그건 부자연스런 연기를 강요하게 된다. 부자연스런 흐름에서 웃음이 나올 리가 없다.다음으로 미술(셋트)에 대한 연출 관점이다. 분장, 소품, 의상, 셋트 전반에 관한 관심인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내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의상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지 연구한다. 사건은 어떤 특정한 소품이 빌미가 되어서 벌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꼭 필요한 소품이 뭔지 체크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대사의 절반은 표정으로 의사를 전달하기 때문에 표정의 관리를 위해 분장은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필자는 시트콤을 연출할 때나 콩트 코미디를 연출할 때 언제나 세워놓은 셋트에 가서 실제로 주인공이 드나드는 동작선을 따라 걸어본다. 연기자로서 불편함이 없는지, 이쪽 창문에서 넥타이를 매다가 부엌에서 끓어 넘치고 있는 찌개냄비 쪽으로 시간내에 뛰어갈 수 있는지 한번 시간도 체크해 본다. 그리고 창은 잘 열리는지, 계단은 소리가 나지 않는지, 현관에 있는 스위치를 켜면 응접실에 불은 잘 들어오는지, 연기자의 입장이 되어서 연기를 해보면 보다 자연스런 연출 플랜을 완성시킬 수 있다.미술뿐만이 아니라 오늘날의 연출자는 기술적인 메카니즘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시트콤은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 부인이 집안에 들어섰을 때 함께 남편과 앉아 있던 예쁜 아가씨가 안개처럼 사라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번개가 치는 날 거울 속에서 돌아가셨던 어머니가 나타나 2층 옛날의 어머니 방으로 걸어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연출자는 메카니즘을 사용해서 영상표현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명에 대한 일가견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음영으로 표현되는 빛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낮과 밤은 시트콤 시간의 흐름을 이어가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다. 낮과 밤의 연출을 잘 이끌어 간다면 메카니즘의 기초를 마스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상의 지식을 기본으로 해서 연출의 총체적인 산물인 콘티대본을 짜게 되는 것이다.우선 새로 나오게 되는 부속 셋트를 포함한 디자인을 앞에 놓고 한마디 한마디 대사를 음미하며 카메라 샷을 짜게 된다.(카메라 샷과 콘티의 기본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연출자에게 있어 콘티뉴이티를 작성하는 시간이야말로 누구로부터도 방해 받기 싫어하는 시간인 것이다.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시간이다. 정해진 셋트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사를 실어 주제를 전달하게 하는 것이다.“지금 이 장면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출연자의 연기를 통해 어떤 크기의 장면으로 표현되어야 하는가?” 하는 결정을 하는 것이 연출 콘티의 핵심인 것이다.시트콤이야말로 연기자의 개성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장르이다. 시트콤이야말로 작가의 대사가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장르이다. 시트콤이야말로 연출자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장르이다.e-mail : kimpd@comedybank.com유니텔id : 스마일pd천리안id : smail0하이텔id : ipcol1|contsmar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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