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BS <추적60분>‘과자의 공포’ KBS 이 후 락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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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첨가물 없는 과자는 만들 수 없을까
1편 방송이후 제보 쏟아져 … 후속편에서 미공개 실험 결과 방송 예정

kbs2 tv <추적60분>에서 지난 8일 방송한 ‘과자의 공포-우리 아이가 위험하다’ 편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 이후 제과업계와 식약청 홈페이지에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쇄도하고, 제과업계는 언론중재위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후락 kbs pd(위 사진)를 만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동기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후락 pd는 “언론은 과자가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1차적 원인이라고 말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과자가 1차적 원인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pd는 “이 프로그램은 제과업계를 망하게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첨가물이 없는 좋은 과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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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우선 식품 첨가물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지금부터 제가 말하는 ‘과자’는 꼭 스낵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과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스킷, 음료, 사탕, 젤리 등 가공식품을 말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동기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일반적으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둔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가공식품을 먹으면 몸이 가려워 진다는 것을 상식처럼 알고 있다. 그들은 여러 경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과자를 먹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저 또한 과자들을 좋아했는데,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고, 과자를 2달 정도 끊고나니까 몸 상태가 상당히 좋아진 일이 있었다.

세 번째는 안병수씨가 쓴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을 읽었다. 아토피 증상이 있는 아이의 어머니. 그리고 제 경험. 안병수씨의 주장. 이러한 세 가지를 토대로 실제로 과자와 아토피 증상이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증명해 보고 싶었다. 또 만일 실제 인과관계가 성립하면 정말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본격적으로 취재를 하게 됐다.

-프로그램 방송 전 제과업계의 압력은 없었나?

프로그램을 방영하기 전 <추적60분>에서 첨가물에 대해 실험한 내용이 제과업계에 알려졌고, 제과업계는 그 실험에 대해 항의를 했다. 1편에서 소개되지 않는 실험 외에 다른 실험이 있었다.

시중에 가장 잘 팔리는 과자 10가지를 가지고 그 과자 안에 있는 특정 성분에 대해서 실험을 했는데 실험결과 생각보다 과자에 첨가물의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 그래서 <추적60분>에서는 공식적으로 제과업계에 해명을 요구했는데, 제과업계에서는 그 실험에 대해 반박했고, 그 실험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과 업계는 <추적60분>에 방송금지가처분, 방송금지 요청 등 10여 통의 공문을 보내왔다.

-방영 여부에 대한 내부 고민은?

별 고민 없이 있는 사실 그대로를 내보냈다. 가감 없이 진실을 그대로 방영하자는 것이 <추적60분>의 입장이었다.

-과자로 임상실험을 한 프로그램은 처음인 것 같다.

첨가물이 아토피 환자와 사람에게 해롭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선 임상실험 밖에 없었다. 그동안 식품 첨과물이 건강에 안 좋다는 프로그램은 많이 있었다. 과거에 했던 프로그램과 다르게 접근하기 위해 확실한 실험이 필요했다. 실험은 직접 아이들을 대상으로 최대한 안전하게 하면서 부모님의 동의아래 이뤄졌다.

-아이들을 상대로 직접 실험했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시각은 아토피 치료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본다. 물론 당사자들에게 매우 미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아토피 치료는 흔히 음식을 직접 먹여보고 난 후 그 음식을 먹일 것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만일 치료에서 아이들이 먹은 음식 때문에 증상을 일으키면 그 음식은 먹게 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에서 아이에게 직접 과자를 먹인 것은 보통 소아과에서 쓰는 방법이다.

-식품 첨가물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진 가공식품에 대해선 설명이 없었다.

첨가물이 들어간 2차 가공식품이 피부에 어떻게 반응을 일으키고 그것이 아토피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학계와 과학계가 직접 나서야할 문제라고 본다. 우리 프로그램은 가공식품에 들어간 첨가물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후속편에는 어떤 내용을 다루나.

자세히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1편이 끝나고 나서 아토피와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많은 사람들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 2편에선 이러한 제보를 바탕으로 방송이 나갈 것이다. 또 이전에 진행했던 실험이 있다. 그 실험의 결과를 방영할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한 파장이 크다.

파장이 이렇게까지 클 줄 몰랐다. 그런데 이러한 파장은 한번쯤 거쳐야 될 과정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고도성장을 위해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장도 함께 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기존의 모든 시스템이나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것을 보면 아직 중진국 수준의 것들이 많다. 식품 첨가물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번 파장은 언젠가 거쳐야될 과정이라고 본다.

-아이들이 과자 먹는걸 막을 수도 없다. 대안은?

식품업자들은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과자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라고 말한다.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으면 유통기한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다고도 말한다. 대량생산을 해서 그렇게 값싼 가격에 공급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제과업계의 논리다.

먹어서 나쁜 게 분명한데 왜 꼭 넣어서 만들어야 하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먹는 과자에 들어가는 식용색소에는 적색2호 적색3호, 황색 4호 등 어른들이 먹는 식품에는 금지돼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단무지에 노란색 색소를 넣으면 구속감이다. 김치를 먹음직스럽게 하기 위해서 붉은 색소를 넣으면 그 역시 마찬가지로 구속이다. 참기름을 더 고소하게 하기 위해 인공향을 첨가하면 역시 잡혀간다. 그런데 아이들의 먹는 과자에는 색소와 인공향 등이 들어가지만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는다.

또 우리 사회는 아이들 식품 뿐 아니라 가공식품에 대해 너무나 관대하다. 이는 무지했기 때문에 관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언젠가 식약청에 “왜 이중적으로 규제를 하느냐” 물어봤다. 그랬더니 식약청에서는 “참기름에 향을 넣으면 진짜 참기름인줄 알고 오해하지만, 아이들의 과자와 가공음료수는 오해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어차피 소비자들은 가공식품을 살 때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을 알고 선택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소비자가 과연 식품 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해 모두 알고 구입하는지는 의문이다. 대안은 먹는 음식만큼은 엄격한 잣대가 있어야 한다. 참기름은 첨가물이 들어가면 안 되고 오렌지주스는 괜찮은 이러한 규제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이번 프로그램은 제과업계를 망하게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첨과물이 없는 좋은 과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제과업계도 언제까지 첨가물을 넣으면서 과자를 만들 수 없다고 본다. 이 프로그램이 하나의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과업계도 첨가물 없는 과자를 만들면 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물론 아이들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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