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맞은 <똠방각하> 박 복 만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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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맞은 <똠방각하> 박 복 만 PD
  • 관리자
  • 승인 2006.04.0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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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사고치는 pd, 용감한 pd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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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열흘 남았다. 지난 토요일 신춘 특집극 <우리 다시 사랑할까요?> 완제테이프를 넘길 때까지만 해도 바빠서 생각할 틈도 없었다. 방송이 끝나니 정신이 든다. 30년 동안 일했던 회사를 이달 말 떠난다. “마지막까지 정말 드라마pd처럼 살고 있죠?” mbc 박복만 드라마 pd의 요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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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mbc 방송센터에서 만난 박pd의 얼굴은 매우 밝았다. 퇴임 전까지 연출을 할 수 있어 행복한 pd라고 자신했다. “제가 요즘 유행하는 동안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다들 제 큰 형님으로 보여요(웃음). 그게 다 항상 신나게 살아서 그래요. 드라마 제작 현장은 힘들지만 묘한 에너지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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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 직접 연출했던 드라마들이 더 좋다. <똠방각하> 는 잊을 수 없다. 당시에 그 드라마가 인기를 모으면서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 규제정책까지 발표했단다. 80년대에 는 ‘한국의 어머니 시리즈’도 만들었다. 김혜자, 정혜선, 김용림, 나문희, 고두심이 차례로 어머니 역할을 맡았던 드라마다. 그는 이제는 할머니 역이 더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 됐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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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채>는 가장 아쉬웠던 드라마다. “사실 <마지막 승부>가 인기를 끌기 전에 시도했던 스포츠드라마입니다. 화면을 다양하게 만들자고 근대5종 경기를 소재로 잡았어요. 주인공 유인촌이 고생 많이 했습니다. 더구나 일일극이었으니…. 지금이라면 절대 못 만들 것 같아요.” 4개월 만에 막을 내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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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pd는 그렇게 ‘실험’이 가능했던 시절이 그립다. “요즘 pd들 불쌍하죠. 방송사가 시청률 때문에 실패를 허용하지 않아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왔습니다. 그렇다고 체제에 순응하려들지 마세요. 사고를 치는 pd, 용감한 pd가 돼야합니다. 드라마pd는 자신의 작품들로 시청자들에게 문화적 자극을 줘야합니다. 그게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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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제작환경도 걱정이다. “드라마는 pd, 작가, 연기자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어느 한쪽만 성장하면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없습니다. 현재의 스타시스템이 스타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장동건 등의 스타도 공채탤런트로 선발돼 오랫동안 훈련을 받았습니다. 제작현장도 변해야합니다. 지금처럼 매주 70분짜리 드라마를 2개씩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지속할 수 없습니다. 영화만 해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드라마도 곧 도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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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년퇴임 이후에도 단막극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유가 있다. “드라마에도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멜로는 드라마의 기본 반찬이죠. 다른 맛도 있어야 해요.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드라마 pd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도 배려해야합니다. 아이들을 다 길러 놓고 이 나이가 되면 괜히 가슴이 막 아픈 시기가 있어요. 그런 감수성은 젊은 pd들이 읽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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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재직기간에도 <전원일기>를 만드는 등 청춘멜로와는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런 면에서 노희경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박pd는 “노희경 작가는 베스트극장 작품 공모에 지원했을 때부터 가장 눈에 들어왔다. 서민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작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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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자신만의 시간도 기대된다. 일단은 아내와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아빠로의 삶에도 전환점을 맞을 모양이다. “그동안 가족들에게 미안한 일이 많았어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면 된다는 생각 정도만 하고 살았죠. 딸에게 얼마 전에 긴 편지를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내가 퇴직 후에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를 담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작품 만드느라 일부러 읽어보지 않고 덮어뒀습니다. 오늘은 일찍 퇴근해서 그 편지를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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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있다. 스스로를 위해 시를 읽고 써보고 싶다. 드라마 아이템을 찾기 위해 독서를 많이 했지만 일의 일부라 재미가 부족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시 한편을 소개했다. 겸손함을 잊지 않는 pd가 되라는 당부다. ‘홍시여, 이 사실을 잊지 마라, 그대도 한때는 떫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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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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