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드라마 극본의 20가지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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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경 작가가 말하는 드라마 작법

드라마에서 극본은 기초공사다. 재미없는 드라마는 극본부터 실패를 예고한다. 인기 작가 이환경씨가 드라마 작가가 범하기 쉬운 20가지 실수를 소개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는데 ‘알고 보니’ 남매거나, 첫사랑을 잊지 못하면 식상하다. KBS <봄의 왈츠>가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유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거나 지나치게 난해해 다수의 공감을 얻기 힘들면 곤란하다. △주제가 모호해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거나 △처음 작가가 의도했던 주제가 극의 후반부에서 사라져도 실패한다. MBC <변호사들>, <비밀남녀>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미지만 떠오를 뿐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어려워도 당연히 실패다. KBS <이 죽일 놈의 사랑>의 정지훈을 떠올리면 된다. 주인공의 표정연기는 좋았지만 도대체 속을 알 수 없었다.△뚜렷한 목적 없이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하거나 주인공을 받쳐 줄 보조인물이 부족하다. 여기에 보조 인물들의 캐릭터가 뻔한 것도 문제다. 권해효나 김나운은 주인공 친구역할만 맡는다. △인물의 감정이나 심리가 시청자의 이해와 동떨어져있다. △난폭한 동작이나 극단적인 말로 대립과 갈등을 표현한다. SBS <하늘이시여>가 대표적이다. 시청률 높지만 가족관계가 언제나 ‘핏줄’을 기준으로 대립하고 대사도 극단적이라 논란을 낳고 있다. △의미 없이 지나치게 긴 대사, 혹은 대사만으로 인물의 행동과 사건, 주제까지 설명하려고 드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드라마들이 반복하는 실수다. 이런 드라마는 대사와 내레이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많다. △시대·장소, 인물의 직업세계와 같은 전문 분야에 관한 취재와 연구가 부족하다. MBC <영재의 전성시대>, SBS <파리의 연인>은 조명회사와 자동차 회사를 배경으로 했지만 일반 멜로드라마와 차별성이 없었다. 해당 회사에 대한 과도한 간접광고(PPL)로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만 받았다. △돌발사고, 우연의 남용으로 극의 전개에 설득력이 없다. SBS <천국의 계단>은 반복되는 사고와 우연으로 막판에 시청자를 지치게 만들었다. 이밖에 △구슬을 꿰어 놓은 듯 비슷한 에피소드의 나열이 극의 대부분을 차지하거나, △지문에 문학적 심리적인 표현을 과다하게 사용해 영상적인 이미지를 빈곤하게 만들면 재미가 사라진다. △지문을 통해 인물의 외양이나 장소의 설명을 필요이상 구체적으로 해 놓을 필요는 없다. △대사에 차별이 없어 등장인물의 성격과 감정이 비슷해 보이거나 △등장인물의 비중을 잘 못 두어 누가 주인공인지 알 수 없다. △주인공이 지나치게 수동적이거나 인물의 행동에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 △인물의 과거로 자주 되돌아가 회상에 치우친 이야기가 됐다.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수정이나 삭제를 하려 들지 않는다. 이 같은 지적은 이환경 작가가 최근 내놓은 책 ‘이환경이 말하는 TV 드라마 작법’ 중 ‘초보작가들의 공통적인 실수’편에서 나왔다. 해당 드라마의 사례는 이 찾아 접목시켰다. 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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