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겹쳐보기] 완벽한 부모는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BS ‘다큐 여자’ vs 영화 ‘아이 엠 샘’

국가공인 부모자격증이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합격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미 엄마나 아빠가 되기 위해 세상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ebs <다큐 여자> ‘130cm 유미 씨, 엄마 되다’편과 영화 ‘아이 엠 샘’은 장애인도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권리에 대해 말하는 작품들이다.
|contsmark1|
|contsmark2|
ebs <다큐 여자> ‘130cm 유미 씨, 엄마 되다’(4월 20일,21일 밤9시30분)는 여성장애인 유미 씨의 육아일기다. 엄마가 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더구나 지체장애인 유미 씨는 엄마로 살면서 더 많은 난관에 부딪쳐야 했다. 출발부터 달랐다. 임신소식을 알렸을 때도 축하보다 걱정의 목소리가 더 많았다. 그러니 오기가 생겼다. 임신 기간 동안 숨쉬기조차 힘들었지만 악착같이 10개월을 견뎌 유빈이를 낳았다.
|contsmark3|
|contsmark4|
다음 과제는 육아다. 유미 씨가 ‘할 수 없는 일’에 주목하면 그는 빵점 엄마다. 손이 불편해 남편이 쥐어주는 우유병을 잡아서 먹이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남편 몫이다. 그러나 유미 씨가 ‘할 수 있는 일’에 주목하면 그는 100점 엄마다. 그는 누구보다 유빈이를 사랑하고 세 식구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 출산은 유미 씨의 삶을 변화시켰다. 짧고 못생긴 손을 당당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립센터에 나가 일을 돕고 대입검정 고시도 준비 중이다. 몸이 불편해 아이에게 미안할 때는 있지만 절대 부끄럽지는 않은 엄마가 되려고 애쓴다.
|contsmark5|
|contsmark6|
영화 <아이 엠 샘>(2001년)은 혼자 딸을 키우는 정신지체인 아빠의 이야기다.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는 샘(숀 팬 분)은 루시(다코타 패닝 분)와 살고 있다. 부녀는 매일 같이 데이트를 즐긴다. 수요일은 레스토랑, 목요일은 비디오 나이트, 금요일은 노래방에 가는 게 이들의 낙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정상적인 가족이지만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왔다.
|contsmark7|
|contsmark8|
사건은 루시가 일곱 살이 되면서 발생했다. 루시는 “아빠가 못하는 것은 나도 하기 싫어요”라고 말하며 일부러 학교수업을 게을리 한다. 이에 사회복지기관은 루시의 집을 방문했고 판정결과 샘은 아빠로서 양육능력이 없다고 선고한다. 샘은 루시를 되찾을 결심을 하고 리타 해리슨 변호사(미셸 파이퍼 분)를 만나게 되는데….
|contsmark9|
|contsmark10|
‘130cm 유미 씨, 엄마 되다’는 장애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두 가지 시선을 보여준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여성장애인들에게는 아이를 낳으라고 권유 하지 않았다. 겉으로는 “엄마도 아이도 힘들지 않겠냐”는 조언했지만, 속내는 “육아에 대한 책임을 나누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면서 여성장애인의 모성애에는 눈물을 흘린다. 더 강한 감동을 원하는 비장애인들의 이기적인 심리다. 여성장애인 출산과 육아에 대한 문제를 부부간의 가사공동 분담으로 해결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contsmark11|
|contsmark12|
그런 면에서 <아이 엠 샘> 부녀의 슬픈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나오기 힘든 스토리다. 사회복지시스템의 명암을 담은 작품이지만 일단은 부럽다. 모든 법정싸움이 사회가 아이를 함께 키워야 한다는 전제에서 전개되고 있다.
|contsmark13|
|contsmark14|
완벽한 부모는 없다. 누구나 아이를 키우며 좌절의 순간을 맞고 극복하는 과정을 겪는다. ‘장애’는 아이를 키울 때 ‘불편’할 뿐이다.
|contsmark15|
|contsmark16|
황지희 기자|contsmark17|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