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따져보기] 일상화된 무관심으로부터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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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현실은 시청자 혹은 대중들로 하여금 마치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게이트키퍼의 역할과 의견이 얼마나 스며들었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미디어가 대중들의 사회화(socialization)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교육뿐만 아니라 여가생활까지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미디어의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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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양한 유형의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수많은 오락프로그램들이 양산된 것만큼 다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계속 생산됐다.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요리, 여행, 건강 등을 다룬 프로그램, 서바이벌 프로그램 등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한 프로그램들이 생산되고 있지만, 대부분 오락적 의미와 시각에서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뉴스프로그램 이외에도 시사적 의제를 다룬 프로그램이나 현장 고발 프로그램들도 꾸준히 생산되고 있지만, 현실고발 프로그램들은 시청률이 낮은 편이다. 시청자들은 정보수집이나 여가활용을 위한 목적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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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청자들의 경향을 따르지 않은 프로그램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일 방송됐던 sbs <긴급출동 sos 24>프로그램인데, 빠른 it기술의 성장과 높은 경제수준을 홍보하던 로고를 무시하듯, 현대사회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난 50년 동안 노예처럼 삶을 살아온 한 노인의 삶을 다룬 내용을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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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생활하는 환경의 열악함과 학대하는 주인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심리적 불안감과 고통은 충격적이었고, 국내의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다시 한번 보여준 방송이었다. 할아버지의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던 같은 지역주민들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국내의 인권문제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일상화된 문제에 대해서는 묵인하는 것이 너무나 일반화돼있었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내를 방문한 앨리슨 래퍼를 통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지적됐듯이, 정부의 부족한 지원정책 마련과 함께 대중들의 인식 변환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언급됐다. 길거리에서 장애인을 볼 수 없다는 것은 국내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이지만, 장애인들이 차별적이고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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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여러 가지 이슈들로 방송에 노출됐던 일반인들이 겪었던 문제들은 보여주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그 이후 겪게 될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긴급출동 sos 24>에서는 현장고발 뿐만 아니라 심리적, 법률적, 제도적 측면에 해당되는 다양한 전문가들과 제작진이 같이 해결책을 찾기 위한 과정까지 함께 보여준다는 것이 어느 정도 진보된 방송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실제인물을 다룬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진의 의도와 가치관일 것이다. 실제 동시대의 일반인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소재를 선택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나 사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공간에서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할아버지를 학대한 사람을 응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지만, 제작진이나 네티즌들 혹은 시청자들 모두 성급한 행동보다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고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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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님/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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