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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노조위원장 오기현 PD
PD가 뽑은 ‘올해 최고’ 한겨레 권정숙 기자
  • 승인 1998.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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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정비·공정방송 실현이 최우선 과제SBS 새 노조위원장 오기현 PD지난 11월 26일 분사에 최종합의한 후 초대 집행부가 전원 사퇴함에 따라 공백상태를 빚었던 SBS노조는 일단 본사조합만으로 재출범했고, 새 위원장으로 오기현 PD가 당선됐다. 단독출마해 총회 참석자 만장일치로 당선된 오기현 PD를 만났다.- 분사 이후 사실상의 노조 재창건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당선 소감을 말해달라.“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일을 맡게 돼 부담이 된다. 그렇지만 8년 무노조의 장벽을 깨고 노조가 생겼고, 지난 두달간 상당한 일을 해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다. 노조원들이 조합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잘 되리라 본다.”- 2대 노조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분사를 겪으면서 진통을 겪은 노조의 조직 정비가 급선무다. 회사가 탄현과 여의도로 양분되어 있어 물리적인 거리만큼 정서적인 차이도 존재한다. 직종간의 이질감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 무엇보다 공정방송에 역점을 두고자 한다. 지난 8년간 공정방송을 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많은 만큼 공정방송추진위원회를 신속히 구성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스테이션 이미지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다.”- 분사된 뉴스텍과 아트텍과의 단일노조 건설 문제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각 조합원 사이에 아직 이견이 많이 있다. 전체 조합원의 뜻에 따르되, 뉴스텍·아트텍 조합원과도 대화를 많이 나누어 어느 방법이 바람직한지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다.”- 통합방송법이 연기되고 방송개혁위원회가 출범하는 등 최근 방송법 정국은 매우 혼미하다. 방노련 등은 현재의 방송법 국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방송법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방송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므로 사안에 따라 연대할 것이다. 그러나 공익성·공영성의 잣대를 공·민영방송에 일률적으로 들이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업방송의 특성 또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경이 없어지는 글로벌 시대에 프로그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업적인 특성을 가진 방송도 있어야 한다.”오기현 새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 <이문세의 라이브> <생방송 모닝와이드> 등을 연출했다.<이서영>“방송이 먼저 언론 개혁에 나서야” PD가 뽑은 ‘올해 최고’ 한겨레 권정숙 기자 PD들이 뽑은 올해의 베스트 방송담당기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그는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그리고는 인터뷰를 극구 사양한다. 무지 영광이지만 열심히 하는 다른 기자들에게 미안하고 그가 뽑힌 것은 단지 한겨레라는 프리미엄 덕분이라나.한겨레 매체부 방송팀장 권정숙 기자(37)는 지난해 4월부터 방송담당기자로 활동해왔다. 자그마한 체구의 그녀가 잰걸음으로 나타났을 때 참 바지런한 사람이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한 PD는 그녀에 대해 “중요하지만 다른 기자들이 관심 갖지 않는 부분에 대해 섬세히 취재하는 성실성이 좋다”고 평했다.“언론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그동안 신문을 비판·견제하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방송이 가장먼저 언론개혁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방송이 매체비평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죠. 올해 KBS <개혁리포트>나 MBC의 등이 시도한 바 있지만 미흡했습니다. 또 KBS가 정규프로그램을 통해 매체비평을 시도하겠다고 한 바 있고 MBC도 신문사 출입기자를 두겠다고 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이구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올해 이슈가 됐던 방송의 신문비평 시도에 대한 그녀의 견해는 적극적이다. 방송사들이 왜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그는 방송기사의 중심은 프로그램에 대한 기사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쓰기가 주저되고 어렵다는 고백을 서슴지 않았다. 나름대로 프로그램을 제대로 볼 줄 아는 시각이 있어야 하는데 기자로서 그러한 안목을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다. “모니터가 부족한데다 편성을 따라가는 주기성 기사에 익숙해져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의 방송관련 기사에 대해 PD들이 불만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라며 그가 웃는다.“지상파 방송의 입지가 점점 축소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프로덕션이나 케이블 TV에서 상황은 어렵지만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지상파 방송은 아직도 안주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구조가 무너지는데 대한 두려움보다는 문제있는 구조라면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것이 요즈음의 PD들이 살아가야 할 방송환경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리고 PD와 기자는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돼요. 창조적인 기획이 중요한 사람들 아닌가요.”다같이 어려고 힘든 시기에 통크게도 던지는 그 얘기를 듣고 있자니 그녀가 훌쩍 커다란 사람으로 보였다. <강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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