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따져보기] 일하는 여성 분노케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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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27일에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밥 안하는 엄마 & 외식으로 크는 아이들’ 편은 정말 분명하게 딱 한 가지를 시사해준다. 충분히 문제제기 할 수 있는 소재라 하더라도, 얼마나 ‘못 만드는가’에 따라서 문제의식 자체가 흐려질 수 있고 심지어는 왜곡될 수까지도 있다는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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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안하는 엄마 외식으로 크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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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부터가 ‘밥 안 하는 엄마’다. 그렇다면, 정말 밥 ‘안’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도 분명히 했어야 마땅하다. (물론 아빠냐 엄마냐 하는 성별을 떠나 살림을 맡고 있는 책임자를 지칭했어야 함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밥 ‘안’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밥 ‘못’ 하는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포함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논점을 진행시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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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부분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 프로그램은 ‘외식’을 주요 포커스로 삼아, 집에서 해주는 밥을 먹는 아이들이 아닌, 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문제 삼는다. ‘외식’이라는 결과 자체를 대상으로 하게 되면 당연히, 밥 ‘안’ 하는 게 아니라 밥 ‘못’하는 엄마들도 도마에 오르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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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게시판에는, 생활고 때문에 힘든 일을 하시느라 밥을 안 한 게 아니라 ‘못’ 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가 이 프로그램을 보고 혼자 울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다며 분노하는 시청자 의견 등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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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것을 남녀평등이니 페미니즘 문제로 끌고 가는 시청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데, 그것은 관습적이고 소모적인 다툼일 뿐 실제 이 프로그램은 그럴만한 문제 제기조차도 제대로 안된 수준이라고 봐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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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의 폐해에 논점을 맞추었더라면, 당연히 상황상 외식을 피하기 어려운 맞벌이 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의 실태에 대한 조사와 그 대안이 제시되는 것이 마땅한 것이고 특히 그것이 자녀의 양육, 교육 차원으로 이어지는 문제라고 지적한 것을 볼 때 사회적 차원에서의 고민과 대안을 반영하는 것은 프로그램 구성의 기본 중 기본이다. 그게 아니라, 이것을 밥 ‘안’ 하는 사람들의 문제로 보았다 치자. 그렇다면 외식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나 광고, 잡지 등의 기사들, 외식이 아이들에게나 주부들에게 이상적인 것으로 트렌디화 되어 있는 실태, 오염된 입맛 등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것 역시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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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연구하지 않은 구성과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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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어느 쪽으로도 충분히 ‘연구’하지 않았고, 그 안일한 구성과 결말은 결국, 집에서 만든 자신의 밥을 자랑하는 주부들의 마땅한 자부심을, 날선 비수로 만들어 벌이가 어려워 맞벌이를 나가야만 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내리꽂는 결과를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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