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겹쳐보기] ‘솔루션’이거나 ‘쇼’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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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겹쳐보기] ‘솔루션’이거나 ‘쇼’이거나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vs KBS <품행제로>
  • 관리자
  • 승인 2006.06.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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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리얼리티가 넘쳐난다.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솔루션 프로그램도 한 두 개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니다. sbs <실제상황! 토요일>(연출 공희철 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kbs <해피선데이>(연출 이훈희 외) ‘품행제로’는 ‘리얼리티 솔루션’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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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나쁜 버릇을 가진 어린이의 가정을 찾아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먹을 것에 무섭게 집착하는 아이, 무조건 울며 떼쓰고 보는 아이, 주먹질을 하며 욕까지 하는 아이…. 카메라는 일단 아이들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준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도대체 부모가 어떤 사람이야?’라며 비난하고픈 마음이 들 때쯤 이 프로그램은 집요하게 묻기 시작한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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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느냐가 아니라 ‘왜’ 문제가 생겼느냐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은 3~4주간 아이와 가정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문제 있는 행동의 원인을 찾아낸다. 대개의 경우 문제의 원인은 가정, 특히 부모에게서 나타난다. 자문위원단은 ‘몰라서 어쩔 수 없었던’ 부모에게 올바른 육아 방법을 제시한다. 부모가 변하자 아이가 변한다. 아이가 변하니 가정의 분위기가 한결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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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제로’에는 ‘불량학생’ 6인방이 등장한다. “120대 20으로” 싸우고 “합의금만 2000만 원이었다”는 경험을 자랑처럼 늘어놓는, 소위 ‘논다는’ 10대들이다. ‘품행제로’인 학생들을 ‘품행백’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사부’ 최민수가 투입됐다.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제압한다. 큰 소리로 학생들을 꾸짖고 호령하기도 하는 모습이 꼭 ‘전통적인 아버지’상이다. 반면 때로 무시당하면서도 기죽은 아이들을 감싸 안는 mc 김제동은 ‘전통적인 어머니’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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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학생들은 cctv가 설치된 합숙소에서 생활한다. 그들은 담배를 피우고 무단 외출해 술을 마시기도 한다. 욕설을 내뱉는 모습도 여과 없이 보여준다. 하지만 최민수와 김제동은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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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와 ‘품행제로’는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우리 아이가…’가 솔루션에 중점을 둬 나름대로 ‘공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품행제로’는 관음증을 자극하는 리얼리티의 ‘재미’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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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의 지향점은 아이의 행동 수정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가정의 변화다. 문제의 원인도, 변화가 필요한 주체도 결국은 가정, 특히 부모다. 아이의 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하지만 가정이 함께 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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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행제로’는 학생들의 변화보다는 문제도 있고 갈등도 있는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변화 혹은 성장이라는 결과 자체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왜 학생들 태도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도 없고 이렇다 할 솔루션도 없다. 얼음물에 들어가고 도미노를 쌓는 등 솔루션 대신 ‘이벤트’가 채워진다. 철학도, 일관성도 없는 ‘사부’ 최민수의 교육 방식에 학생들이 어떻게 성장할지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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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프로그램의 공통점도 있다. 권위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아이가…’는 솔루션을 처방하는 자문위원단의 권위에, ‘품행제로’는 남성성과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최민수의 권위에 기댄다. 또 이들 프로그램은 공통적으로 ‘솔루션’을 위해 아이들을 해병대에 보냈다는 점도 같다. ‘우리 아이가…’는 지난해 10월 쌍둥이 형제의 나쁜 버릇을 고치기 위해 아이들을 해병대 훈련캠프에 보냈고 ‘품행제로’의 6인방도 지난달 7일 해병대에 보내졌다. 군대식 서열주의와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의식 없이 솔루션, 혹은 교육이란 이름으로 행해진 폭력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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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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