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6개월째 실업상태 사회 복귀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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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월 연수 마치고 돌아온 한학수 PD

철옹성같이 견고했던 ‘황우석 신화’를 깨뜨린 주인공 한학수 PD가 돌아왔다. 그는 최근까지 가족과 독일에 머무르며 시간을 보냈다. “이번 일로 가족들이 너무 힘들었다. 일흔이 넘은 어머니는 몇 달 사이에 갑자기 늙으셨다. 6살 난 아들은 어린이집을 두 달 넘게 가지도 못했고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 집도 이사했다. 그래서 독일에 있는 동안은 가족들과 함께 하는 데 충실했다.” 그의 대답에서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 느껴진다.
‘W’ 팀으로 새 시작… “‘황빠’도 피해자”연수를 다녀온 후 ‘W’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를 9일 MBC 시사교양국에서 만났다. 그가 한국에 없는 사이 검찰조사가 마무리됐다. 한 PD는 독일에 있는 동안에도 검찰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봤다고 한다. 한 PD는 “검찰조사 결과를 보면서 검찰이 얼마나 고심했는지 알 수 있었다”며 “서울대 조사위에서 밝히지 못한 내용이나 에서 밝히지 못한 부분은 명확하게 조사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조사 결과에 아쉬운 점은 분명히 지적했다. 한 PD는 “황우석 연구비 횡령부분은 정확하게 밝히지 못했다”며 “언론사 기자나 언론과 관계한 사람들에게 신용카드를 준 부분,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구체적인 항목이 없는 점은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검찰조사 결과가 너무 늦은 데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황우석 사건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질적으로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외형적인 성장에 감춰져 있는 내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사법처리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커다란 화산의 출입구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황우석 사건을 정리하는 한 PD의 차분한 대답이다. 일명 ‘황빠’로 불리는 황우석 지지자들이 아직까지 시위를 벌이는 것에도 일관된 얘기를 했다. “어떻게 보면 그분들도 피해자다. 우리는 과도한 애국주의나 공격적 민족주의를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황우석 사건에서 그런 면이 극렬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뿐이다. ‘우리 안의 황빠’가 아닌가.”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속내도 조심스레 털어놨다. 제보자에 대한 부분이었다. “제보자 A, B, C 중 A, B는 다른 언론사에 의해 신상 정보가 드러나 6개월이 넘도록 실업자 상태다. 누구보다도 용기 있게 진실을 알렸는데도 사회는 왕따를 시키고 있다. 이 제보자들이 제대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 또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숙했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한 PD는 인터뷰 중 가장 강조하고 싶은 얘기였다는 점도 덧붙였다. 황우석 관련 취재기 발간 준비그는 현재 황우석 관련 취재기 발간을 준비중이다. 한 PD는 “힘들지만 사건의 당사자로서 내가 할 몫이라고 느낀다”며 “1차 사료로서 남을 수 있도록 솔직하게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절반 정도 쓴 취재기는 7월께 출판될 예정이다.“‘W’에서는 해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시청자가 보면서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 보여주고 싶다.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주제만 달라졌을 뿐 일관된 시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2001년 연출하고 있던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커밍아웃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홍석천을 기용했던 그를 생각해 본다면 그가 말하는 진정성이 ‘W’에서 어떻게 발현될 지 가늠해 봄직하다.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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