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방송이 나서면 학교급식도 뜯어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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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5.31 지방선거는 집권세력에게 경고 이상의 의미를 전달했다. 한·미 fta는 장차 한국경제의 미국종속화를 의미한다. 그런데 방송이 북치고 나팔불며 연출한 월드컵 광풍에 그 의미의 중대성이 용해되고 말았다. 사상 최대의 집단식중독 사건이 일어났지만 눈길을 주다만다. 수십개의 학교에서 수천명이 앓아 누울 만치 큰 사건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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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학교급식을 먹고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다. 걸핏하면 일어나니 단발기사로 처리하는지도 모른다. 시민운동가들이 급식제도를 개선해보려고 목이 터져라 애쓰나 허사이다. 정부도 국회도 들은 척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언론 또한 닮은꼴이다. 후진적인 집단식중독 사건이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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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1만 509곳 가운데 98.4%가 집단급식을 실시한다. 거의 모든 학생이 하루 한끼를 학교에서 때우는 셈이다. 학교가 학생생활 12년간의 점심식사를 책임진다는 이야기다. 학생들이 무엇을 먹기에 해마다 수천명씩 배앓이를 할까? 그렇다면 방송이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얼마나 식재료가 조악하고 비위생적으로 조리하는지 집중적으로 고발하라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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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음식이지 음식이 아니란다. 오죽했으면 식품시장에서 최고급품은 백화점으로 가고 최하급품은 학교로 간다는 말이 나올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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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가 국적불명의 수입식품이란다. 재배과정에 농약과 비료를, 수송-판매과정에 방부제를 얼마나 뿌리는지 알 수 없다. 가공식품은 각종 식품첨가물을 마구 쓴다. 이렇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데도 방송에서 체계적인 접근을 찾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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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사건은 직영급식보다는 위탁급식에서 많이 발생한다. 재료비와 인건비는 물론이고 계약기간 안에 시설투자비도 건져야 한다. 더러 계약을 따려고 돈도 뿌린단다. 재벌기업이 위탁을 도맡아 납품업자를 후려친다. 품질이니 위생이니 하는 따위를 따질 처지가 아니다. 돈을 남기려면 싸구려만 쓸 테니 배탈이 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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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학교급식 재료로 우리 농산물을 쓰자는 운동을 펴왔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는 그것을 외면하고 있다. 수입농산물에 대한 차별대우는 wto(세계무역기구)협정에 위배되기 때문에 통상마찰을 부른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프랑스, 스위스, 영국, 독일 등 22개국이 자국산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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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요리사로 스타덤에 오른 서른 한 살의 제이미 올리버가 건강한 학교급식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2004년 런던 교외의 한 학교식당을 인수했다. 그리고서는 “잘 먹여 주세요”(feed me better)란 구호를 내걸고 학교급식을 뜯어고치는데 나섰다. 그가 만든 다큐멘터리 ‘제이미의 학교급식’이 방영되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국정부가 급식개선에 5억달러를 선뜻 내놓을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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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린이들이 야채와 생선을 좋아하게끔 요리법을 개발했다. 또 학교식당을 돌며 잘못된 식단을 지적하기도 한다. ‘정크 푸드’ 대신에 신선하고 영양가가 풍부한 식단을 짠다. 학교급식이 바뀌자 학습능력이 높아지고 공격성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교사들이 입을 모은다. 그의 뒤에는 30만명의 지지자들이 있다. 그는 한국에도 음식채널과 여성채널을 통해 꽤나 알려진 인물이다. 누가 그를 키웠나? 바로 tv이다. 방송의 막강한 영향력이라면 학교급식제도를 바꾸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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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contsmark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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