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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공영성’ 실종 진통

|contsmark0|최진용mbc 파리주재 pd특파원jinyong@worldnet.fr해가 바뀌면서 프랑스도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기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파리의 유명한 식당이나 공연장은 1999년 12월 31일 좌석 예약을 받고 있고, 프랑스 정부는 정부대로 다음 세기를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방송개혁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프랑스 방송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면 처음엔 공영체제(ortf)로 출범해 1974년에 ortf가 tf1, antenne2, fr3으로 나뉘어 독립된 공영방송사로 존재하다 1987년에 tf1이 민영화되고 antenne2와 fr3이 채널은 다르되 france television이라는 거대한 공영 방송사로 합해지고 그외에 민방으로 m6와 canal+, 공영으로 tv5, arte, rfo 등이 생기면서 갈수록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민영인 tf1과 공영인 fr2, fr3간의 싸움이 가장 치열합니다. 물론 결과는 tf1이 41.9%의 평균 점유율로 압도적인 우세를 지키고 있습니다. 공영인 fr2와 fr3의 만성적인 엄청난 적자, 빈약한 시청률, 빈발하는 노사간의 대립,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 이런 것들이 결국은 공영방송의 개혁을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배경입니다.해결책으로 집권당인 사회당이 내놓은 방안은 공영방송의 광고시간을 시간당 현행 12분에서 5분으로 줄이고 광고 수입감소분은 정부 보조로 충당하면서 광고의존도를 줄여 시청률 경쟁에서 공영방송을 해방시켜줌으로써 공영방송으로서의 본분인 퍼블릭 서비스(public service)를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이해 집단간에 이견이 분분해 지난해 말까지 종결짓겠다고 큰소리쳤던 프랑스 정부도 해를 넘기면서까지 묘책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형편입니다.이 와중에 공영방송을 다룬 책이 출판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데 유력 주간지인 ‘렉스프레스’의 방송전문기자인 르노 르벨이 쓴 ‘공영 텔레비전 : 엄청난 낭비’라는 책입니다.책의 내용인즉슨 프랑스 공영방송 시스템이 공영성은 지키지 못하면서 엄청난 낭비만 일삼아 그 액수만도 줄잡아 천억 프랑(요즘 환율로는 약 20조원)에 이른다는 겁니다. 그 근거로 저자는 급작스런 민방 체제 도입으로 인한 시청률경쟁 가열, 전문가들의 잘못된 예측과 정책적 허영에서 출발해 빈사상태로 빠지고만 케이블tv, 1988년 일찌감치 쏘아 올렸지만 연구·개발·발사·유지비용도 뽑지 못한 채 방치해버린 위성방송, 아울러 1974년 ortf 해체시 출범시킨 독립제작전담 프로덕션인 sfp의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 등의 사례들을 지적하고, 그 원인으로는 정치 지도자들의 방송에 대한 편견, 정책 담당자들의 잘못된 예측과 졸속적인 정책,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 등의 오류들을 숫자적 근거와 함께 제시하고 있습니다.르노 르벨이 그간 낭비했다고 주장한 천억 프랑의 돈은 200량의 tgv나 2,000킬로미터의 고속도로를 만들 수 있는 액수이고, 1998년 한해동안 프랑스 정부가 실업자 문제 해결을 위해 쏟아 부은 예산과 맞먹는 금액입니다.신년벽두부터 방송의 공영성이 새삼스런 화두로 등장하고 방송개혁을 당면과제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도 새겨봄직한 지적이라 생각되어 소개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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