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문화주권…지상파 다양성-공공성 유지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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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은 정순균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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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 단행-미래팀 2010팀 가동-고객만족팀 신설
‘낙하산’ 인사 척결 단호한 의지…중간광고 도입은 신중히

한국방송광고공사 (kobaco, 코바코)가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단초는 지난 5월 25일 취임한 정순균(55) 사장이 제공했다. 정 사장은 가장 먼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10개에 달하던 지사가 5개로 줄었고 팀제 도입으로 결재 라인이 간소화하는 등 조직이 슬림화됐다. 내부 반발이 있었지만 정 사장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을 설득했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7월말 사내에 ‘2010팀’을 출범시켜 코바코의 향후 비전 연구 과제도 맡겼다. ‘고압적’이라는 그간의 비판을 의식한 듯 고객만족팀을 신설, 고객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
5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은 정순균 사장을 4일 만났다. 그는 인터뷰중 “코바코는 방송의 다양성, 공공성 유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임기중 낙하산이 통하지 않는 조직으로 확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은?
“그동안 코바코는 변화와 혁신과는 담쌓고 현실에 안주하는 지극히 보수적인 조직으로 이미지가 굳어 있었다. 하드웨어는 물론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고 조직원들의 대고객 마인드와 행태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점을 둔 사업은 무엇인가?
“공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공성과 개혁성, 그리고 효율성이다.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고객최우선 경영, 경영효율 극대화, 성과중심 인사, 중장기 성장기반 구축이라는 4가지 경영방침을 세웠다.
지사 축소, 팀제 도입, 2010팀과 고객만족팀 신설은 경영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장기 성장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며, 또한 고객최우선 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고객만족팀은 무슨 일을 하나?
“공사의 주 고객인 방송사, 광고주, 광고회사 등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포괄적인 의미로 보면 공사의 고객은 국민 모두다. 다양한 고객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고객만족팀의 신설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고객만족을 먼저 생각하고 고객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대한 입장은?
“현재 두 개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방송산업구조는 메이저 방송 3사와 지역방송, 민영방송, 종교방송, 특수방송 등 각 매체별로 저마다의 역할과 책임 속에 다양성을 유지하며 존재하고 있다. 코바코 체제는 이러한 구조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다.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섣부른 경쟁체제의 도입은 많은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다. 과도한 시청률 경쟁은 공영성의 훼손으로 치달을 것이고 언론의 독립성과 여론의 다양성은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다. 미디어랩 체제 논의는 방송산업의 발전과 방송 공익성 유지란 대의명분 속에서 사회적 합의와 검증과정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

-한미fta 협상이 방송광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
“방송광고 판매를 비롯한 국내 광고서비스 분야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결과에 따른 wto 출범(‘95년)과 함께 대외적으로 완전히 개방됐다. 그러나 국내 지상파 방송광고의 경우 여전히 코바코에 의해 전담 판매되고 있다. 미국 기준에 따르면 코바코는 fta 체결 이전에 설립된 민간독점기업으로 분류돼 있어, 경쟁분과의 협상의제에서 배제된다. 문제는 서비스분과인데, 현재까지 상황은 방송과 방송광고에 대한 이슈가 언급되지 않았다. 미디어랩 시장규모는 600~700억원에 불과하다. 경쟁체제 도입으로 나누어 가졌을 땐 더욱 초라한 규모다. 미국은 별 실익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해당분야가 의제로 부각되고, 그에 따라 코바코가 해체된다면 방송광고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방송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종교방송, 지역방송, 라디오 등 취약매체는 엄청난 경영난에 직면할 것이고, 메이저 방송 3사의 과점체제가 더욱 공고히 될 것이다. 방송 3사의 과점체제는 지나친 매출경쟁으로 비약되어 방송광고비의 상승을 부추기고 거대자본과 언론과의 유착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지나친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저질 방송프로그램이 양산되는 등 극단적인 상업화가 예견된다. 이러한 상황이 빚는 결과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여론의 다양성의 훼손과 언론의 건전한 비판기능의 상실을 의미한다.”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방송분야는 문화주권의 개념이다. 방송광고 분야는 방송의 하부구조이며 이런 개념의 토대 위에서 전체 방송 산업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필요하다. 관련업계와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국내대표 협상주체들과의 접촉을 통해 협상논리를 제공하고 공사의 순기능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 사내에 통상대책반을 운영해 협상과정에 대한 정보수집과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방송광고 판매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타개책이 있다면?
“2002년 2조 7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이후 최근 3년간 매년 3~5%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이유는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케이블tv, 온라인매체와 같은 뉴미디어의 급속한 성장 때문이다.
새로운 매체의 다양한 출현은 광고주들의 선택의 폭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환경변화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능동적인 대처능력이 절실하다.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 근무자들은 최근 몇 년 새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지상파 방송은 타 매체에 비해 아직도 월등하다. 효과적인 판매제도를 다양하게 개발해 시행해야 할 것이다. 탄력요금제 시행이나 판매초수의 다변화 등을 통해 방송광고 효과를 높이고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판매제도의 개발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새 영업제도를 전체 산업과 방송산업이 조화롭게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대화로 해결책을 찾겠다.”

-앞으로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내부조직을 경쟁력 있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코바코의 미션과 관련해 방통융합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탄력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 상반기중 코바코의 2010년 비전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상파에서도 중간 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간광고 시행은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이니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내부적인 시뮬레이션도 치밀하게 진행해야 하고 관련업계의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지상파tv를 보는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 감정까지도 감안해야하는 사안이므로 시행을 한다해도 일정한 룰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돼야 할 것이다.”
글 임현선 기자
사진 정대웅 자유기고가|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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