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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몸짱 제일주의에 대한 반격
아줌마로 귀환한 순애씨, 여성 욕망 부정하는 사회 반영

실패로 끝난 몸짱 제일주의에 대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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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로 귀환한 순애씨, 여성 욕망 부정하는 사회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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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돌아온 순애씨> vs 매장당한 ‘된장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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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연출 한정환)와 ‘된장녀’ 논쟁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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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요 순애씨>는 몸으로 말하는 드라마다. 마흔 살 아내 순애는 남편의 애인과 함께 삼자대면하러 가던 중 사고로 몸과 영혼이 뒤바뀐다. ‘된장녀’는 여성들의 소비행태에서 시작됐다. ‘3000원짜리 밥을 먹더라도 5000원짜리 스타벅스를 마시고, ‘섹스 앤 더 시티’를 즐겨보는, 그리고 남성의 경제력을 제일로 치는 20대 여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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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와 된장녀의 욕망은 같다. 둘 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순애는 이미 20년은 더 산 ‘아줌마 주제에’ 쭉쭉빵빵 s라인 20대 몸매를 탐낸다. 아들을 훔쳐보며 눈물을 짓지만, 정작 빙의를 돌리기 위한 굿판에선 도망쳐 나온다. 따져보니 밑질 것 없다는 걸 안다. 된장녀는 -남자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글에 따르면- 부모 덕, 남자 덕으로 힘든 세상 편히 살아보려는 욕망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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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젊어지고 싶은 순애의 욕망은 이해되는데, 된장녀의 허영은 지탄받고 부정된다. 순애가 굿판에서 도망가고 더 젊은 부자애인을 유혹하는 걸 보면서 순애에게 욕망을 동시 투영한 아줌마들은 환호했다. ‘된장녀 사냥’ 중인 남성들의 시선은 치밀하고 의도적이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일부 남성들의 불안과 울분이 섞여있다. 자기들이 이해할 수 없는 욕망을 드러내며 새로운 감수성으로 움직이는 여자들은 그들에게 낯설고 위협적이다. 그 위협감은, 경제력이 곧 계급이자 자존심일 수밖에 없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럴듯한 소비주체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남성들의 원초적 두려움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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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서운 사실. 순애는 결국 복수를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왔고, 된장녀는 매장됐다. 순애가 남편의 재산을 빼앗고 이혼한다던 시나리오는 결국 꿈속에서나 가능했다. ‘할인카드’ 발언 한번으로 된장녀가 된 연예인은 인터뷰를 통해 해명하기 바빴고, 재벌과 결혼한 아나운서는 ‘된장녀들의 우상’으로 낙인찍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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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들이 있음에도 20대 젊은 몸을 선택했던 순애는 몸짱 제일주의, 바람 피는 남편이 80%가 되는 사회를 만들고도 보상하지 않는, 오히려 이를 당연하게 여기는 뻔뻔한 사회에 대한 일격이었다. 그런 순애의 ‘귀환’은 여성의 욕망을 부정하는 사회를 반영한다. 적당히 즐겼다면 이젠 남성중심의 제도 안에서 적당히 봉합돼야 ‘해피엔딩’이라는. 그래서 젊음과 외적 아름다움만을 최우선시하는 우리사회는 진정한 주범임에도 책임을 피해갔다. 된장녀는 남성이 여성에게 소통의 노력 없이 자신들이 바라는 대로 살기를 강요하는 수단이다. 어떤 여성이 된장녀로 낙인찍히는 순간, 남성은 그 여성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없어진다. 여성이 소비의 주체로 등장하고, 결혼이라는 제도가 신분상승 방법으로 아직도 존재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여성 개인의 허영으로 몰아붙일 때 여성들에게 신데렐라를 꿈꾸게 만든 남성중심 사회의 문제들은 은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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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순애가 아줌마로 돌아오고 김옥빈이 “왜 된장녀면 안돼?”라고 말하지 못한 건 안타깝다. 남성들이 한국여자들에게 보내는 당근과 채찍 때문에 여성들은 살아가는 법을 체득한다. ‘아줌마는 감히 헛된 생각을 품지 말 것이며, 젊은 여자는 과소비로 남자들 주눅 들게 하지 말고 순애처럼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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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객원기자|contsmar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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