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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특집 ‘자라의 생존법칙’



북녘 땅에 살고 있는 자라 생태보고서

남한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 자라가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자라의 주 서식지는 강원도 통천군 시중호로 남한에서는 갈 수 없는 북녘 땅이다. 시중호에 살고 있는 자라를 생생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4일 방송된 남북공동제작 자연다큐멘터리 - ‘자라의 생존법칙’ (연출 최삼규, 오후 11시 40분)을 통해서다. ‘자라의…’는 2005년에 방송된 첫 번째 남북공동제작 자연다큐멘터리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을 가다’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된 남북공동 다큐멘터리다. 북한의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이하 촬영소) 자연다큐멘터리 팀이 촬영했고 MBC가 구성, 편집했다.

최삼규 MBC 다큐멘터리 전문 PD는 “북한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와 개마고원 촬영이후 천연기념물 위주로 다큐멘터리를 공동제작하자고 뜻을 모았다”며 “북한은 현재 자라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어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촬영소는 지난해 4~10월 6개월 동안 자라의 생태보고지로 지정된 강원도 통천군 시중호, 금야강, 광포호수, 통천앞바다 등을 60분짜리 테이프 40개에 담았다. ‘자라의 …’는 자연에서 살아가는 자라의 삶을 고스란히 전한다. 별주부전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자라는 우리에겐 친숙하지만 생물로서의 자라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2억3000년 전 지구에 출현한 자라는 50년을 넘게 사는 거북목 자라과 파충류다. 시간당 0.27㎞로 거북목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걸을 수 있다. 물속에서는 물갈퀴가 있는 네 발로 재빠르게 헤엄쳐 물고기를 순식간에 낚아챈다.

자라는 생존번식의 원칙도 충실히 따른다. 수온이 20도 이상 올라가면 산란기가 찾아온 것을 의미한다. 이 때가 되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 자라들이 서로 공격을 하며 뒤집기를 반복한다. 먼저 뒤집어 진 자라는 물 속으로 도망을 친다. 싸움에서 이긴 수컷은 암컷과 함께 수중에서 짝짓기를 한다. 수컷 자라는 이런 과정을 거쳐 산란기 때마다 암컷 자라 5마리와 관계를 가진다. 암컷 자라는 어둠이 짙은 밤 모래를 파고 40~50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을 끝낸 자라는 자신이 낳은 알을 모래 속에 숨기고 산란터를 빠져나간다. 모래 속에 숨어있던 알들은 30여일이 지나면 전체 중 60% 정도가 알을 깨고 새끼자라가 태어난다. ‘자라의…’의 방영은 시청자들에게 보기 힘든 자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만 여러 가지 아쉬움을 남겼다. 역시 방영 시간이 문제였다. 일요일 밤 11시 40분은 많은 시청자들을 만나기에는 늦은 시간이었다.

또 남북공동제작 다큐멘터리라고 내세우기엔 제작과정의 한계를 보여줬다. 촬영은 북한에서, 구성과 편집만 남한에서 진행된 점이다. 최 PD는 “진정한 남북공동제작 다큐멘터리는 촬영과 연출이 분리가 된 것이 아니”라며 “남한의 제작진이 직접 북한에 방문해 촬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이 함께 진행하는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은 남북 교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MBC는 4월 북한 촬영소에서 촬영한 ‘불개미’를 다큐멘터리로 연출, 시청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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