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6개 직능단체 대표, 방송위·한나라당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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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강동순 추천 책임져라”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의 술자리 녹취록 파문 논란이 더욱 확대되는 가운데 11일 KBS의 6개 직능단체 대표자들이 방송위원회와 한나라당을 항의 방문하고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KBS PD협회(회장 양승동), KBS 기자협회(회장 박상범), KBS 기술인협회(회장 이창형), KBS 카메라감독협회(회장 노영국), KBS 아나운서협회(회장 정용실), KBS 경영협회(회장 김종모) 등은 이날 오후 4시 방송위원회와 국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실을 차례에 방문해 “정략적으로 공영방송 KBS를 쥐고 흔들려는 한나라당의 음모를 엄중 경고한다!”는 내용의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강동순 위원을 사퇴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 KBS 6개 직능단체 대표들이 방송위원회와 한나라당에 전달한 항의서한

 

 

정용실 아나운서협회장은 녹화 일정 때문에 항의방문단에서 빠졌지만 나머지 5개 단체 대표자들은 서울 목동 방송회관과 여의도 국회까지 계속 동행하며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실 항의방문 뒤에는 국회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에게 직접 항의서한을 나눠주며 이번 파문에 많은 관심을 쏟아줄 것을 일일이 부탁하기도 했다.

 

이들은 항의서한에서 “KBS의 전 종사자들은 국회 문광위원회에서 공개된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과 강동순 방송위원 등의 대화 녹취록을 들으며 경악하고 분노했다”며 “공영방송 KBS의 근간을 흔들고 공영방송 종사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짓밟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 몫’으로 방송위원의 지위에 오른 강동순씨 개인의 비뚤어진 권력욕과 언론관을 ‘통신비밀보호법’ 운운하며 감싸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한나라당 문광위원들의 당파적 발언에도 참담함을 지울 수 없었다”며 “KBS의 전 종사원은 이런 일련의 기막힌 사건들이 한나라당의 공영방송의 원리와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일신의 영달을 위해 공영방송을 이용하고자 해온 한나라당 내 정치지향 언론인들에서 비롯되었다고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KBS 전 종사자를 대신해 KBS 6개 직능단체 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러한 불순한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며 “특정한 목적을 위해 방송위원회 등에 소위 한나라당 몫으로 배정한 인사들의 철저한 인사검증을 실시하고 부적절한 인사를 당장 사퇴시킬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협회장들은 애초 조창현 방송위원장을 비롯한 방송위 상임위원들과 강재섭 대표최고위원을 면담하고 강동순 파문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었지만, 방송위원들과 강 대표 모두 일정 때문에 자리에 없어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방문을 받은 방송위원회의 경우 박정관 비서실 선임조사관이 조 위원장에게 항의서한과 항의방문 내용을 ‘잘 전달하겠다’고 약속했고, 강 대표최고위원실에서도 김외철 대표최고위원 보좌역이 “무슨 말씀인지 잘 알았다”며 “대표께 잘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 양승동(왼쪽) KBS PD협회장이 방송위원회를 항의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실을 항의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KBS 6개 직능단체 대표들

 

 

항의방문 자리에서 박상범 기자협회장은 “한나라당에서 추천한 인사니만큼 한나라당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고, 양승동 PD협회장 또한 “강 위원이 보인 행위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해당행위”라며 “강 위원 사퇴에 힘을 써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KBS 6개 직능단체 대표들의 항의방문은 다소 급작스럽게 이뤄진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 이유는 각 대표들이 “우리 항의방문이라도 해야 되지 않는냐?”는 취지에 모두 공감하면서 곧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KBS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직능단체 대표들이 지금 상황에서 뭐라도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요구가 제기됐고 이에 KBS 구성원들 다수가 찬성입장을 밝혀 이날 이들의 항의방문에 힘을 실어줬다.

 

박진형 기자 hangil@pdjournal.com

 

 

다음은 KBS 6개 직능단체가 방송위원회와 한나라당에 전달한 항의서한의 전문이다.

 

정략적으로 공영방송 KBS를 쥐고 흔들려는 한나라당의 음모를 엄중 경고한다!

 

지난 주 금요일 한국방송 KBS의 전 종사자들은 국회 문광위원회에서 공개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과 강동순 방송위원 등의 대화 녹취록을 들으며 경악하고 분노했다.

 

특정 대선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는 ‘박정희 전 대통령 다큐드라마 편성’, ‘KBS 방송과 관련 우익 모니터팀의 필요성’, ‘KBS 노조선거 개입’, ‘KBS 공정방송 노동조합 구성을 위한 법조계의 역할’ 등 공영방송 KBS의 근간을 흔들고 공영방송 종사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짓밟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이날 국회 문광위에서 소위 ‘한나라당 몫’으로 방송위원의 지위에 오른 강동순씨 개인의 비뚤어진 권력욕과 언론관을 ‘통신비밀보호법’ 운운하며 감싸기에만 여념이 없었던 한나라당 문광위원들의 당파적 발언에도 참담함을 지울 수 없었다.

 

이미 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적용을 인정하더라도 특정한 공익을 위해 언론보도 등의 예외가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으며, 강 위원이 이날 ‘사적인 자리에서의 발언이며 업무처리는 공과 사를 구분해서 엄중히 처리 해왔다’는 주장과 달리 녹취록에는 우익시민단체들을 동원해 방송위원회 앞에서 시위를 유도하는 등의 발언이 담겨 있어 그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KBS의 전 종사원은 이런 일련의 기막힌 사건들이 한나라당의 공영방송의 원리와 역사에 대한 몰이해와 일신의 영달을 위해 공영방송을 이용하고자 해온 한나라당 내 정치지향 언론인들에서 비롯되었다고 인식한다.

 

지난 1970년대 이후 군사개발독재 치하에서 부도덕한 국가권력을 선전하고 홍보하던 시기의 해바라기 언론인들이 그들이며 이들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전체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기 보다는 권세가와 가진 자들을 위해 봉사해온 자들이다.

 

공영방송 KBS 전 종사자들은 지난 1988년 이후 이들 기회주의적인 언론인들과 국가권력에 의한 끊임없는 통제시도로부터 KBS를 독립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으며 마침내 여야를 망라한 모든 정치권력과 이해세력으로부터 끊임없는 감시의 견제의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역설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전체 언론사 중 영향력과 신뢰도 모두 1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통해 과거 기회주의적인 언론인들을 동원해 군사독재시절에나 가능할 법한 언론통제의 음모를 여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에 공영방송 KBS 전 종사자를 대신해 KBS 6개 직능단체 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러한 불순한 공영방송 장악음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한다.


또한 특정한 목적을 위해 방송위원회 등에 소위 한나라당 몫으로 배정한 인사들의 철저한 인사검증을 실시하고 부적절한 인사를 당장 사퇴시킬 것을 요구한다.

 

공영방송은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주인인 방송이다.

 

공당으로서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음모적인 방송장악 기도가 아니라 한미FTA 등을 통한 방송시장 개방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유료방송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공영방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있음을 진심으로 충고한다.

 

2007. 4.11

KBS 경영협회, 기자협회, 기술인협회, 아나운서협회,
카메라감독협회, 프로듀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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