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24시 - KBS 국제방송·사회교육방송 PD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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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사절’ PD와 ‘통일 가교’ PD

|contsmark0|한 지붕 두 가족. kbs 라디오3국 pd들은 ‘라디오3국’을 이렇게 표현한다. imf 이후 구조조정의 유탄을 맞아 국제방송국과 사회교육방송국이 ‘라디오3국’으로 합쳐졌기 때문.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이 해외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과 라디오국 내에서도 ‘한직’으로 인식되는 것 이외의 공통점을 찾기란 쉽지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합쳐졌다.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일했던 그들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냈다. 방송개혁위원회의 ‘국책방송 신설안’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정연한 논리를 편 것이다. 이번 기회에‘pd 24시’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제방송과 사회교육방송 pd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편집자>
|contsmark1|1. 민간외교사절로 자부하는 국제방송 pd들 국제방송 사무실에 들어서면 한국말보다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먼저 귀에 들어온다. 걸려오는 전화, 섭외차 거는 전화에서도 한국말보다는 해당 언어가 먼저 쓰인다. 국제방송 pd들. 해외 청취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전문 언어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들이다.우리말을 비롯해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아랍어까지 10개 반으로 운영되는 국제방송. 단파로 방송되지만 인터넷을 함께 운영해 ‘보고 듣는 라디오’를 실현하고 있으며, 국제방송의 인터넷 사이트는 하루 1천 히트 이상 접속하는 등 인기 사이트로 자리잡고 있다.국제방송 pd들은 각 반마다 많게는 4명, 적게는 2명이 하루 한 시간 분량(우리말 방송의 경우 2시간)의 종합편성 프로그램을 만든다. 뉴스는 물론이고, 정보 프로그램, 가요 프로그램, 시사·교양 프로그램 등이 그 한 시간안에 촘촘히 짜여 있다. 국제방송 pd들은 전문 언어에 능숙하고 직접 진행까지 한다. 뉴스를 그 나라 언어로 번역하고, 취재하는 것, 인터넷 사이트에 내용을 올리는 것까지 모두 pd의 몫이다.“해당 언어권 문화의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언어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힘든 일이예요.”(영어반 홍승주 pd)“전문 언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어요. 따라서 ‘업무부담지수’가 높습니다.”(아랍어반 박영석 차장)국제방송 pd들은 적어도 그 언어에 있어서 ‘전문가’이자 민간외교 사절이다. 분단 상황으로 인해 단파 라디오가 생소한 우리들과는 달리, 세계에는 아직도 단파 라디오를 듣는 청취층이 많고, 특히 오지의 경우 단파 라디오가 주요한 정보습득 수단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멀리 가는’ 단파로 우리나라를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하는 국제방송 pd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한국 방송 청취자인 독일인 13인이 1차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올해에만 150여명의 독일 청취자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방송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보람입니다.”(영어반 한희주 부주간)“중국과 수교하기까지 국제방송의 역할이 컸다고 들었어요. 중국에 방송되는 국제방송으로 한국의 실상을 바로 안 경우가 많았다는군요. 이것이 바로 민간외교 아닙니까?”(중국어반 백승엽 pd)“멀리 있는 청취자들이 정성스런 편지를 보내올 때가 제일 보람되죠. 무엇보다 이러한 편지는 국내 청취자들의 편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게 오는 것이거든요.(인니어반 김미노 pd)그러나 자부심만으로 ‘질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는 것. 대부분의 pd들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어반의 사유진 pd는 “kbs가 공영방송을 한다는 것을 내세울 때만 ‘국제방송’을 들먹일 뿐 지원은 부족하다”고 말했으며, 박영석 차장은 “외국어 방송임을 고려하는 제작비 편성이 필요하다. 사람을 섭외할 때도 외국어 전문가는 돈이 더 든다”고 지적했다. 또 백승엽 pd는 “그 문화권을 이해하고 정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외연수의 기회가 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각자의 전문 언어에 따라 시간을 ‘칼’같이 지키고 논리적인 합리주의자(독일어반)이거나 다른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람(영어반)이거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없는 사람(아랍어반)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국제방송 pd들. 그래서 그들 스스로 국제방송을 ‘un’이라고 한다지만 청취자의 피드백을 소중히 하고, 청취자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쉼없이 한다는 점에서 ‘pd의 바람직한 속성’을 고스란히 지키고 있다.
|contsmark2|2. ‘가랑비에 옷 젖듯이’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교육방송 pd들
|contsmark3|사회교육방송 pd들은 조선(북한) 동포들과 중국·일본 동포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흔히 대북방송으로 인식되는 사회교육방송의 경우 ‘반공 이데올로기’를 전파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옛날의 얘기일 뿐,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사회교육방송 pd들의 설명이다. 사회교육방송에서 방송생활을 시작한 한 젊은 pd는 “사회교육방송이 반공이데올로기에 집착한다는 것은 선입견일 뿐 일간신문과 비교했을 때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 88년 이후 북을 ‘적’으로 간주하기 보다 ‘동포’로서 인식하는 분위기가 높아졌다”고 전한다. 그러나 엄연히 타겟 오디언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당 간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과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오락프로그램의 경우 내용의 차이가 있다. 사회교육방송하면 떠오르는 것 또 하나는 ‘정권의 일방적인 홍보’. 그러나 윤동원 부장은 “과거 군사정권 시절 엄격한 통제를 받았던 적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전한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경제청문회 등 국내에서 중요한 뉴스들은 사회교육방송의 뉴스에서도 대부분 톱으로 다뤄진다는 것. 그러나 완전히 ‘자유롭지만은’ 모양이다. 한 pd는 “일반 저널리즘에 비해 홍보성이 강하고 비판적인 부분이 약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사회교육방송 pd들은 자신이 만드는 프로그램이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정보가 부족한 북 동포들에게 정보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박휘서 차장)으로 제작되어 “가랑비에 옷 젖듯이 통일을 준비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김태성 pd)는 고민의 끈을 놓지 않았다.모든 pd들의 보람이 그렇듯 이들의 보람 역시 ‘피드백’이다. 북 동포들의 직접적인 피드백은 들을 수 없으나 탈북자들을 통해 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살아있음을 확인했을 때 가장 기쁘고, 피드백이 부족하므로 지금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안타까움 때문에 가장 힘들다고 한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섭섭함’은 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안중원 차장의 말이다.70년대 시작된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을 20년 넘게 방송하면서 그 누구보다 ‘분단’의 아픔을 실감하고 있는 사회교육방송 pd들. 그들은 ‘사명감’이 없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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