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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불감증인가 제작환경 탓인가

지난 5일 MBC <백지연의 백야> 방송 도중 화면이 흐려지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의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MBC는 이미 지난 5월에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의 주조난입에 따른 방송중단사태를 겪은 데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뉴스데스크>의 화면송출이 중단되는 방송사고를 낸 바 있어 이를 두고 MBC 내부의 사고불감증을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에 대해 MBC의 상당수 PD들은 “이미 발생한 사고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도 “열악한 제작환경에 대한 고려없이 무조건 ‘사고불감증’이나 ‘무사안일주의’의 결과로 매도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번 방송사고의 원인은 무엇보다 담당 PD가 원본 테잎을 방송 3분전에 주조에 넘긴 데 있다. 원본에 이상이 있을 경우에 대비, 원본과 함께 돌아가는 복사본 테잎이 원본의 촉박한 제출로 준비되지 못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원본에 발생한 이상은 바로 방송사고로 이어졌던 것이다. 실제로 모 MD는 “방송시간 몇 분전에 테잎을 제출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방송사고의 위험은 항상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MBC의 내규에 따르면 담당 연출자는 방송 24시간 이전에 녹화 테잎을 주조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일선 PD들은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제작일정 속에서 하루전에 녹화테잎을 주조에 제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제작진 전원이 꼬박 며칠밤을 세워도 시간은 항상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또한 MBC 예능국의 조희진 PD 역시 “갈수록 아기자기한 편집이 선호되고 각종 이펙트가 대거 동원되는 상황에서 제작시간은 점점 늘어나지만 제작인력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드라마국의 한 PD는 “녹화테잎의 주조제출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이를 어겼을 때 이에 대한 제재조치는 전무하다”면서 “모든 것을 결과로만 판단하는 현실 속에서, 결국 테잎제출 시간을 어겨 방송사고 직전의 상황을 만들어도 결과만 좋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실정”이라고 말한다.잇따르는 방송사고에도 불구하고 MBC는 아직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위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방송사고에 대한 본질적 수습을 위해서는 제작여건에 대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와 함께 현업 PD들 역시 사고예방을 위해 정해진 원칙을 지키려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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