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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확실한 프랑스 정당고희일KBS 파리총국 PD특파원
  • 승인 1999.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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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파리 특파원으로 프랑스에 온지 이제 막 1년이 되었다. 맡은 일이 주로 <세계는 지금>을 제작하는 것이어서 프랑스 정당을 많이 취재하게 된다. 그때마다 부러운 것은 프랑스 정당들의 확실한 자기 색깔이다. 현재 프랑스 대통령은 rpr(공화국연합)의 자크 시락이고, 수상은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으로 좌우동거 정부다. 흔히 프랑스를 강력한 대통령제 국가니, 이원집정부제 국가라고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프랑스는 의회다수당이 지배하는 국가다. 물론 프랑스 헌법에는 대통령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러한 권한은 국가 위기시를 염두에 둔 권한일 뿐 평상시의 모든 권한은 의회에 있다. 때문에 대통령이 속한 당과 의회 다수당이 다를 경우, 힘은 다수당 당수 즉 수상에게 있게 된다. 이러한 배경을 깔고 프랑스 정당의 색깔을 들여다보자.그동안 파리에 있으면서 보수와 진보, 국수주의와 자유주의, 경영자와 노동자의 첨예한 대립을 낳는 주제를 많이 취재했는데 그중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인 예가 ‘동성연애자부부법’과 ‘노동시간단축법’이다. 사회당 정부가 동성연애자들도 부부로 인정하자는 팍스법을 국회에 제출하자 온 프랑스가 찬반으로 갈라졌다. 혹자는 이 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프랑스대혁명 이후 최초의 보혁대결이라고 평했을 정도다. 어느 한 쪽을 찬성하면 나머지 반쪽에선 표를 잃는 것이 분명함에도 정당들은 확실한 입장을 밝힌다. 사회당과 녹색당, 시민운동당 등 진보적 정당은 찬성이다. 그들의 논리는 “동성연애자가 부부처럼 함께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이들을 양지로 끌어내 일반 부부처럼 세금과 사회부장 등의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보수정당인 rpr과 udf(민주동맹당)는 펄펄뛰며 반대한다. 보수정당들은 "부부란 남녀간에 성립하는 것이며, 사회당이 이런 법안을 내놓은 것은 동성연애자들이 몰려사는 파리의 몇 구역에서 표를 얻어 의석을 늘리자는 발상일 뿐”이라고 극렬하게 반대한다. 이 법안은 사회당을 중심으로 한 좌파연합의 찬성으로 1차 하원을 통과했으며, 현재 상원에 계류중이다. 또 하나 정당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난 예는 조스팽 정부가 실업자를 줄이기 위해 현재 주당 39시간인 법정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줄이는 ‘노동시간단축법’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다. 사회당 정부의 계산은 경영자는 단축한 노동시간만큼 신규노동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어 실업자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 대신 노동자도 임금을 동결하는 방법 등으로 전체 인건비가 상승하지 않도록 협조하면 기업도 추가부담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파인 rpr과 udf는 인원을 줄여 생산성을 높여도 시원찮을 판에 고용을 늘리면 프랑스 기업 전체가 경쟁력을 잃게 되고 이것은 오히려 대량실업을 유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렇듯 프랑스 정당은 양쪽 모두 만족시키려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지 않고 분명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설령 자신들의 노선이 표를 잃는 한이 있더라도 색깔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프랑스 정당의 태도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자신의 노선에 맞는 정당을 선택해 정권교체를 이룬다. 프랑스에선 정책이나 이념, 색깔에 관계없이 우리 지역당이므로 표를 주는 풍토란 없다. 이것이 프랑스 정치다.|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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