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방송 모니터-KBS <취재파일 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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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권선거는 유권자의 책임(?)

|contsmark0|이번 4·13총선에서도 "돈 선거"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유세장과 지구당 대회장에 동원된 유권자들의 빵과 돈 봉투를 받는 모습을 사진과 방송화면에 담고 있다.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행태는 근절되어야 하지만 정치권의 구조적 문제와 제공하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의 초점은 흐리고 "받은 유권자"를 집중 조명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다수에게 책임을 지움으로써 금권선거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가 소홀해진다면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요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4일 kbs <취재파일 4321>의 마지막 코너인 "돈선거, 지금부터가 문제다" 역시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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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이 프로그램은 최근 지구당 대회 행사가 사치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들어 금권선거의 불법성을 지적하였다. 지구당 대회를 한 번 열기 위해서는 최하 2천만원에서 그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과 "잔치를 만들기 위해" 화려한 조명과 음향 아래에서 유명 연예인들의 노래, 그리고 참석한 사람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누어주는 모습을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로 붐비는 가운데 자기 몫의 빵과 우유를 찾아가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손벌리는 유권자"인양 매우 우스꽝스럽게 묘사되었다. 또한 사람이 적으면 초라해 보이기 때문에 동네 통장을 시켜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을 동원하는 부분을 다루면서 30당20락이 나올 정도라는 말을 강조하는 등 전반적으로 금권선거의 행태를 지적하며 유권자들의 "받아 가는" 행태를 집중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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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반면 이어지는 내용은 민주당의 한 의원과 재야 출신 의원의 "돈 안 쓰는" 선거운동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마치 정치인들은 돈을 안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묘사했다. "돈 안 쓰는" 선거를 위한 정치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도 현장에서는 향응 등의 행태가 여전하다는 것. 그러나 이러한 행태가 사라지지 않는 정치 구조적 문제와 돈으로라도 표를 사겠다는 정치인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금권선거의 원인은 자연스럽게 유권자에게로 넘어갔다. 정치인은 이렇게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걸핏하면 손을 벌리는 유권자들이 문제라는 식으로 말이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후보자의 손을 거부하는 것이 유권자의 책임이다"라는 내용 역시 그렇다. 그 문구 자체로는 당위적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전반적 내용 구성의 흐름의 연장선에서 볼 때 금권선거의 책임이 온통 유권자에게 돌아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물론 돈이나 향응을 받는 유권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또한 돈 안 쓰는 선거를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금권선거에 대한 접근자체가 보다 우선적 책임을 갖고 있는 "제공자로서의 정치인"과 정치구조의 문제는 외면한 채 손벌리는 유권자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 금권선거의 근본적 책임을 유권자에게 돌리고 있음을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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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결국 이 프로그램은 금권선거에 대한 고발프로그램도, 심층분석이 가미된 보도프로그램도 아닌 "함량 미달의 프로그램"이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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