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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타임워너나 월트디즈니와 같은 대형 미디어 복합기업의 경영이 가능해졌다.
올 4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로운 개정 방송법의 인정방송지주회사 제도의 도입으로 일본에서도 대형 미디어 복합기업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의 방송업계에서는 매스미디어집중배제원칙(복수의 방송사업자를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의 적용으로 인해서 복수의 방송사업자를 자회사로 하는 지주회사 형태의 경영은 금지되어 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인한 방송과 통신의 연계적인 융합 현상과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중계국 정비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규제의 완화가 요구되어 왔으며, 이러한 요구가 법개정을 통해 현실화됐다.

인정방송지주회사 제도는 도쿄에 위치한 본사 혹은 키스테이션(keystation)을 중심으로 지방 계열국이나 BS(방송위성)방송국, CS(통신위성)방송국, 라디오 방송국, 영화회사 등의 다양한 미디어 회사를 자회사나 관련회사의 형태로 그룹화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러한 인정방송지주회사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방송국은 후지테레비다.

후지테레비는 일본의 재경 민간방송국 중에서 가장 먼저 제도의 도입을 추진해 왔으며, 일본 전파감리심의회(총무상의 자문기관)는 지난 9월 3일 후지테레비가 신청한 인정방송지주회사로의 이행을 인정한다고 발표, 4일 인증서를 교부했다. 이로 인해 후지테레비는 10월 1일자로 순수지주회사 ‘후지 미디어 홀딩스’로 이행하게 되며,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업은 회사의 분할로 인해서 새롭게 신설되는 자회사 ‘후지텔레비전’으로 이관하게 된다.

또한 일본 재경 민간방송국 TBS도 지난 9월 11일, 임시이사회에서 내년 4월 1일에 인정방송지주회사로 이행한다는 방침을 결정하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이로 인해 TBS도 내년부터 대형 미디어 복합기업의 형태로 새로운 경영을 시작하게 되며, 기존의 방송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방송면허나 설비를 신설되는 자회사에 승계하게 된다.

그러나 TBS의 경우에는 미묘한 문제를 안고 있다. 2005년 9월에 TBS의 경영 참여(그러나 TBS측은 경영 참여를 거부, 현재 업무제휴 교섭 상태)를 목적으로 TBS의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한 인터넷 쇼핑몰 비즈니스 대기업인 라쿠텐이 인정방송지주회사로의 이행을 반대하고 나섰다.

현재 라쿠텐은 TBS 주식의 약 17%를 보유하고 있는 필두 주주로서 TBS에 보유주식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라쿠텐이 청구권을 행사할 것인가가 당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니혼케이자이> 신문에 의하면 TBS측은 라쿠텐의 주식취득가격을 크게 밑돌고 있는 현재의 주가수준에서는 수백억 엔 규모의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라쿠텐이 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 도쿄 = 백승혁 통신원 / 일본 조치대학교 신문학 전공 박사과정

또한 인정방송지주회사 제도에는 특정의 주주가 의결권의 33%를 넘어설 수 없는 출자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자본을 배경으로 한 라쿠텐의 TBS 매수도 불가능한 상태이다. 앞으로 라쿠텐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현재의 TBS 대주주의 위치를 유지하면서 방송계의 변화를 기다리거나 앞으로의 주식의 동향을 보고 매각하는 방법, 또는 출자의 비율을 낮춰서 TBS와 우호적인 업무제휴를 하는 방법 등이 있다.
앞으로 인정방송지주회사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시작된 일본 방송계의 재편이 어떠한 구도로 이루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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